사람은 거울이 몸에 없기 때문에 고전에서는 귀감을 삼을만한 것을 외부의 자연현상에서 자주 취했다. 그 가운데 새들의 행동을 거론하여 깨우침을 주는 일화가 등장한다. 그런 일화를 통해 '새들도 저러한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공자 제자인 자로가 꿩을 잡을 것 같은 안색을 보이면 꿩들은 그 표정을 느끼고는 바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잠시 공중에서 빙빙 돈 뒤에 내려와 앉았다. 이처럼 새들도 사람의 표정이 수상하게 변하기만도 금방 날아가 버린다. 사람의 근처에 내려와 앉을 때도 빙빙 돌면서 살핀 후에 내려와 앉는다.
사람의 세계도 매한가지이다. '서경'이란 고대 정치역사 교과서에 보면 뛰어난 리더는 사람을 하찮게 여기고 업신여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하면 그 상대가 관직에 있거나 덕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그는 자기의 진심을 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 상대가 관직이 없거나 육체적인 힘이나 기술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는 그의 능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도 누구든 어떤 이를 대하든지 자기의 마음과 안색을 표현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상대의 반응은 새들처럼 대동소이할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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