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무인점포의 수난

입력 2022-07-18 19:39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7-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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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고(Amazon Go)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2018년 시애틀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무인 슈퍼마켓이다. 주로 식료품을 판매하는데, 계산대와 계산원이 없다. 소비자는 원하는 물건을 들고 매장을 나오면 된다.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매장이라 이름한 이유다.

아마존 회원은 누구나 스마트폰에 앱을 저장하고 QR코드를 열어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구매상품을 들면 천장에 달린 카메라와 블랙박스 센서들이 자동 감지하고 앱에 연결된 신용카드로 비용을 청구한다. 물건을 다시 진열대에 놓으면 계산 목록에서 제외되고 반품이나 환불도 가능하다. 이 매장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 등 첨단기술이 활용됐다. 현대 문명의 총합체인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구인난, 코로나 19 여파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에도 무인판매시스템이 급증하고 있다. 키오스크와 포스단말기 셀프 결제를 이용한 무인점포, 샵인샵(Shop in Shop) 개념의 무인판매기가 대표적이다. 눈에 띄는 게 무인 편의점이고 아이스크림, 과자류, 육류, 밀키트 등 무인점포 품목도 확장하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 슈퍼 육성사업'을 통해 소상공인들에 무인 판매시스템 도입을 권한다.



지난달 초 김포의 인형 뽑기방에서 엽기적 사건이 발생했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매장으로 들어와 대변을 보고 사라진 것이다. 이 여성이 볼일을 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동영상에 담겼다. 50만원을 들여 청소했다는 업주는 한동안 영업하지 못했다며 해당 여성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무인점포 절도범죄가 기승이다. 계산하지 않거나 수량을 속이는 게 대부분이다. 무단 점유한 노숙자들은 자리를 펴고 누워 손님들 발길을 돌리게 한다. 10대 학생들이 무인점포에 몰려와 자기 집처럼 뒹굴면서 과자를 먹는 영상이 공개됐다.

첨단기술을 장착한 무인점포 곳곳이 수난이다. 경찰도 혀를 차는 뻔뻔함에 속수무책이다. 철면피 범죄와 막무가내식 '배 째라'에 업주들은 못 해먹겠다고 하소연한다. 문화와 문명은 어깨 동무를 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처지면 규범과 질서가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대한민국이 이 모양새다.

/홍정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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