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강제 구역 조정"… 위탁배달원 '업무 가중' 호소

화성 봉담우체국 갈등 재점화
입력 2022-09-29 20:14 수정 2022-09-29 20:35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9-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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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우정사업본부와 소포 위탁판매원 간의 갈등이 현재 '구역 조정' 이슈로 번지며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했다. 사진은 당시 경인지방우정청 앞에서 열렸던 기자회견 모습. 2022.6.2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신규 계약서의 독소조항 문제로 파업 직전까지 이어졌던 우정사업본부와 소포 위탁배달원 간의 갈등(6월17일자 5면 보도=화물연대 여파 가시기 전에… 택배노조 총파업 선언)이 3개월여가 지난 현재 '구역 조정' 이슈로 번지며 갈등의 불씨가 재점화한 모양새다. 위탁배달원은 사측의 일방적인 배송구역 조정으로, 과로로 인한 사고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성 봉담우체국의 소포 위탁배달원 A씨는 지난 6월30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소포 배송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 구역 조정을 전제로 한 신규 계약서를 거부하다 계약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A씨는 그러나 기존 배송구역을 마을(리) 단위까지 확대한 사측의 제안이 강제라고 주장하며 '부당해고'를 피력하고 있다.

이경자 택배노조 경기지부 사무국장은 "봉담지역 특성상 배송구역을 마을 단위로까지 확대하면 배송거리가 크게 늘어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측은 협의를 통해 구역 조정을 한다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계약갱신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포 배송지역 마을 단위로 확대
사측 제안 '울며 겨자 먹기' 수용


봉담우체국에는 A씨를 포함해 위탁배달원 7명이 일했다. A씨를 제외한 6명은 사측의 구역 조정 제안을 받아들이고, 신규 계약을 체결한 뒤 현재까지 소포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4명은 퇴사를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통상 오전 7시에 일을 시작하는 위탁배달원은 하루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오후 6시쯤 퇴근한다. 구역 조정 이후에는 배송거리가 늘어 오후 8시를 넘겨 퇴근하는 빈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특히 추석 전후로는 소포 물량도 대폭 늘어 오후 10시30분까지 퇴근을 하지 못하고 배송 업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구역 조정과 관련한 갈등은 봉담우체국뿐 아니라 타 시·도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의 한 우체국에서도 사측이 위탁배달원의 배송구역에 일부 지역을 추가로 포함시킨 일로 생긴 노사 간 갈등 양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거리 늘어 하루 12시간 넘게 근무
계약자 절반 이상은 퇴사 고려도


이 사무국장은 "신규 계약서상 문제가 된 부분을 상당 부분 제거해 파업은 철회했지만, 계약서의 내용이 현장에서 잘못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기자회견과 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우체국물류지원단 관계자는 "계약갱신에 앞서 협의를 통해 구역 조정을 제안했으나 당사자가 거절해 계약이 종료된 사안이지 부당해고는 아니"라며 "화성과 제주지역 모두 구역 조정과 관련한 갈등을 풀기 위해 대화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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