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시, 아동학대 '빨간불'… 특별·광역시중 증가율 최고

4년간 65.4%… 사망자수도 최다"신고 홍보강화 영향… 엄정 대응"인천지역 아동학대 112 신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데, 학대로 인해 어린이가 숨진 경우도 인천이 타 지역에 비해 많았다.28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인천지역 아동학대 112 신고 증가율은 65.4%로 파악됐다.연도별로 2016년 954건, 2017년 1천179건, 2018년 1천265년, 2019년 1천578건으로 늘어난 것이다.이 같은 증가율은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대구가 63.4%(354→580건)의 증가율로 두 번째로 높았고, 대전(61.2%·390→629건), 부산(39.6%·575→803건) 등이 뒤를 이었다. 7대 특별·광역시 평균 증가율은 29.5% 정도 수준이다.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아동학대를 접했을 경우 신고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 등을 강화했고, 아동학대와 관련해 이슈가 된 사건들이 인천에서 종종 있어 증가율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동학대 관련 사건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토록 하고 있다"고 했다.인천의 경우 같은 기간(2016~2019년) 아동학대로 숨진 아이가 5명으로, 역시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았다.소병훈 의원은 "아동학대는 아이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는 인류 최악의 범죄"라며 "아동학대 범죄자들에 대한 더욱 강력한 처벌과 학대 예방, 피해아동 치료·보호 대책 마련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2020-09-28 이현준

[코로나속 아동보호 사각지대·(4)]지역별 편차 큰 아동돌봄시설

인원 비슷한 부평·서구 '절반 수준'아동수 적은 계양구보다도 부족해센터수도 감소세 영향 '공백' 우려市 "추가 계획… 사각지대 막을 것"코로나19 여파로 공공 아동돌봄시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여전히 시설의 지역별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 '공부방' 때부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재정난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어 돌봄 공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인천 서구에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홀로 키우는 40대 여성 A씨는 최근 경제 활동을 하기 위해 아이를 지역아동센터에 보내려 했다. 하지만 집과 가장 가까운 지역아동센터에 문의한 결과, '정원이 가득 차 입소가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가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거부해 차선책을 택한 것이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A씨는 "아이가 초등돌봄교실에 답답함을 느껴 활동 프로그램이 많은 지역아동센터를 알아봤지만, 1년 넘게 기다려도 못 들어간다는 얘길 듣고 당분간 돈 벌기를 포기했다"며 "아이의 건강이 좋지 않아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바로 갈 수 있어야 해 집과 먼 시설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정부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구축한 '온종일돌봄체계'는 크게 학교돌봄시설인 '초등돌봄교실'과 마을돌봄시설인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이중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를 제외하면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맡길 수 있는 곳은 나머지 3개 시설이다. 과거 공부방이었던 지역아동센터는 학생들에게 수업과 함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치단체 운영의 다함께돌봄센터는 학교 밖에서 초등돌봄교실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 표 참조그런데 인천은 군·구별로 보면 아동돌봄시설의 편차가 큰 편이다. 이번 '초등생 형제 화재 참사' 사건이 발생한 미추홀구의 경우 사회보장정보시스템상 취약계층아동이 2천904명으로 부평구(2천928명), 서구(2천856명)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역아동센터 수는 부평구(33곳), 서구(30곳)의 절반 수준인 14곳이다. 미추홀구보다 취약계층아동수가 적은 계양구(1천696명)에는 오히려 미추홀구보다 많은 22곳의 지역아동센터가 있다.게다가 지역아동센터는 재정난 속에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추세다. 2018년 178곳이었던 지역아동센터는 현재 175곳으로 줄었다. 지역아동센터는 약 2년 전 '라면 화상 형제' 가정의 어려움을 인지한 자치단체가 양육자에게 가장 먼저 입소를 권했던 시설일 정도로 돌봄의 역할이 적지 않다. 센터마다 수용 인원이 다르다고 해도 부모들이 주거지 인근의 시설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별 편차는 돌봄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또 미추홀구에는 아직 다함께돌봄센터도 없다. 2018년 부평구에 처음 생겨 점차 늘어나고 있는 다함께돌봄센터는 현재 인천 내 부평구와 연수구, 남동구, 계양구, 서구 등 5개 자치단체에만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도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추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미추홀구는 타 지역에 비해 지역아동센터가 부족해 이용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라며 "센터에서 '긴급한 아동'을 위해 보통 정원에서 1~2자리를 남겨두지만, 일단은 입소를 원하는 아동들을 최대한 받다 보니 남는 자리가 없을 때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인천시 관계자는 "지역아동센터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비영리 법인화, 사회적협동조합화 등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고, 급식비와 인건비 지원 금액도 인상했다"며 "다함께돌봄센터는 조만간 미추홀구를 포함해 5개 구에 8~9곳을 추가 설치해 돌봄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승배·박현주기자 ksb@kyeongin.com인천 내 아동돌봄시설이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어 돌봄 공백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8일 오후에 찾은 인천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게임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9-28 공승배·박현주

경기도 발주공사 또 체불… '보증서' 확인도 안했다

장비업체 21곳, 8억8천만원 밀려명절 앞두고 노동자들 고통 호소道 간담회 개최… '5억 해결' 협의보증서 필수화 등 '法 개선' 필요경기도가 발주한 관급공사(파주 월롱-광탄(2) 도로 확·포장 공사에서 임금체불이 발생(9월 24일자 7면 보도=추석이 코앞인데… 경기도 발주공사 아직도 '체불')한 가운데 도가 발주한 또 다른 공사 현장에서도 임금체불이 발생했다.이천 백족천 수해방지사업 현장이 그곳인데, 추석 명절을 앞두고 노동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특히 이번 공사현장의 경우 '건설산업법'에 따라 '건설기계대여대금지급보증서(지급보증서)' 제출·교부를 경기도가 확인해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28일 도와 백족천 공사 채권단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17년 이천 장호원읍 백족천 수해 상습지 개선사업을 발주하면서 원도급사 2곳과 102억9천500만원의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4차분 공사에 대해 준공검사 후 5차분 공사를 진행, 오는 11월 말 준공예정이다.장비업체 관련 하도급사는 김해시 소재 (주)대승토건인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4차분 공사 현장에 건설기계를 투입한 장비업체 21곳에 8억8천만원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장비업체들은 최대 반년 넘게 임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지난해 9월부터 건설기계를 투입했다가 6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A(41)씨는 "표준임대차계약서도 몇 개월 말한 끝에 써주고 지급보증서도 계속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이 같은 상황에 도는 올해 6월 체불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17일과 25일 연달아 체불 관련 간담회를 열어 원도급사가 약 5억원을 갚기로 협의했다.관련 행정조치도 하도급사의 소재지인 김해시에 시정명령 등을 의뢰한 상황이다.도 관계자는 "하도급사 선정에 관여하는 것은 법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오히려 직권 남용 등으로 여겨져 법적 개선이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건설기계대여대금지급보증서 발급을 확인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5차분 공사 때는 지급보증서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반복적으로 건설현장에서 임금 체불이 발생하고, 유일한 안전장치인 지급보증서마저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관급공사의 경우 하도급사 선정에 발주처가 개입할 수 있거나 보증서가 발급되지 않으면 착공허가를 미루는 등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장비대금을 받지 못한 B(46)씨는 "법규상 지급보증서도 법에는 규정돼 있지만, 현실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으려면 공사현장에서 기계를 빼야 한다는 말까지 들어 보증서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2020-09-28 신현정

학대 의심땐 지자체장이 즉시분리 '라면형제법' 발의

허종식의원 '아동복지법' 개정안신고 접수 심의과정서 긴급 보호'미추홀구 참변' 제도적 허점 보완단둘이 라면을 끓이려다 불이 나 중상을 입은 인천 미추홀구 초등생 형제 참변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일명 '라면형제법'이 발의됐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은 보호자에 의한 아동 학대가 의심되고 재학대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자치단체장이 보호자로부터 아동을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복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일명 라면형제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27일 밝혔다.미추홀구 화재 피해 형제의 경우 아동학대 신고가 3차례나 접수됐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부모와 아동을 분리·보호하기 위한 '피해아동보호명령'을 법원에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등 여러 제도적 허점 탓에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이번 개정안에는 자치단체장이 아동학대 신고 접수를 받거나 피해 아동을 발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모에 의한 학대가 의심되고 재학대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아동을 즉시 부모와 분리해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률안 발의는 지난 14일 부모가 없는 집에서 일어난 불로 A(10)군과 B(8)군 형제가 중상을 입은 사고가 계기가 됐다. 형제의 어머니인 C(30)씨는 2018년과 지난해에도 A군 형제를 자주 방치해 3차례나 경찰에 신고되기도 했다.허종식 의원은 "위급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아동을 가해 의심 보호자 등과 즉시 분리할 수 없어 학대가 또 이어지는 등 그간 아동 학대와 관련된 법률, 정책 등에 한계가 있었다"며 "학대 관련 심의위원회의 보호 조치 결론이 나기 전에 긴급히 아동과 행위자를 분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이번 기회에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허종식 의원 /인천시 제공

2020-09-27 김명호

선생님 멀어지니 '아동학대 파악' 힘들다

코로나 장기화… 비대면수업 확산신고 의무자 가정상태 파악 어려움올 상반기 접수건 전년比 10% 감소올해 상반기 인천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지난해 대비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휴원·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가정에서의 아동학대 실상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원격 수업 등으로 인해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 어린이집·유치원·학교 교사가 아동의 상태를 시시각각 파악하지 못하면서 아동학대에 노출되고도 보호받지 못한 아동이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사례는 1천257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 1천395건에 비해 138건(9.9%)이 줄어든 수치다.인천의 아동학대 신고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강화하면서 2014년 1천7건에서 2018년 2천81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2019년에는 3천1건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아동학대 행위자의 85%가 '부모'이며 전체 아동학대 신고의 16~17%는 '교사'가 신고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휴원·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다 보니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 교사가 아동의 가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신고된 아동학대 1천257건 중 실제 학대 판정으로 이어진 사례는 908건(72.2%)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9건(63.7%)에 비해 높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학대 사례가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학대로 판정된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신체적 학대는 103건, 정서적 학대는 277건, 방임 학대가 65건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정서적 학대가 80건 늘었다. 가족이 집에 함께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 앞에서 잦은 부부싸움을 한다거나 아이에게 욕이나 위협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위로 주민 신고 등이 증가하면서다.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학교 등 교육 기관의 교사들이 신고 의무자인데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을 하거나 아이를 보육기관에 보내지 않으면서 신고 의무자들이 아이 상태를 일일이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며 "특히 신체적 학대는 눈으로 봐야만 발견이 되는데 영상 통화, 전화 등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이웃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인천시는 주민 신고가 아동학대 발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시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112신고를 당부하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아파트 관리사무소, 학원 등과 협조해 지역사회 신고체계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등교할 교실을 소독하고 있다. 2020.5.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2년 전 입양한 6살 딸을 학대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한 혐의를 받는 A(47·왼쪽부터)씨, A씨 아내 B(30)씨, 동거인 C(19)양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자 지난해 4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16.10.4 /연합뉴스

2020-09-27 윤설아

[뉴스분석]'형제 참변' 재발방지… '친권 제재' 강화 시급

형제 어머니 '학교 긴급돌봄' 거부 기관들, 조치 거부하면 강제력 없어아동보호 명령 720건중 퇴거 '0건'"적극적 개입 가능한 法 만들어야"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화재로 중화상을 입은 인천 미추홀구 초등학생 형제(9월 25일자 4면 보도='초등생 형제 화재' 사회적 책임 목소리)는 돌봄지원 등을 받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친권자인 어머니의 거부로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머니가 아이들을 방치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방임을 포함한 학대 피해 아동을 친권자와 즉시 분리해 보호하는 등의 '친권 제재' 강화의 입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지난 14일 점심쯤 집에서 난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형제는 사고 이전에도 지자체로부터 지역아동센터에 다닐 것을 권유받았으나 어머니는 거부했다. 형제의 어머니는 비대면 수업이 진행될 때도 '아이들을 돌보겠다'며 학교의 긴급돌봄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친권자인 어머니가 여러 조치를 거부해도 관련 기관은 강제력을 동원할 수 없었다. 법원은 열악한 환경에 있는 이들 형제를 집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청구를 받아들이지도 않았다.'원가정 우선 보호 원칙'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친권자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하고,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친권은 민법에서 규정한다. 민법에 의해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다. 다만,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을 때 법원은 친권의 상실이나 일시 정지를 선고할 수 있다. 아동복지법에도 친권 상실 청구 관련 조항이 있다. 하지만 민법과 아동복지법 등이 규정한 친권 제재 근거는 너무 모호하다는 게 법조계 지적이다. 이와 관련, 2014년 제정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검사는 '중상해'와 '상습범'의 경우 법원에 친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법률 개정으로 다음 달부터는 지자체장도 친권 상실 청구를 검사에게 요청할 수 있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77%가 부모인 현실을 반영한 제도다.그러나 실제로 법원 등을 통해 친권을 제재한 경우는 드물다. 인천 형제들처럼 외부기관이 부모의 방임 등 학대 정황을 인지했어도, 부모가 친권을 행사하면서 개입하지 못하는 사례가 지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게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8년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 2만4천604건인데, 친권 제재·회복 선고는 103건에 불과했다. 2019년 사법연감을 보면, 2018년 법원의 피해 아동 보호 명령 720건 가운데 친권자와 아동을 분리하는 '1호 격리(퇴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법률상 모호한 친권 제재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강화해야 인천 형제 참변 같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주장이다. 이미 국회에는 친권 제한 청구권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법률 개정안, 친권 일시 정지 2년 제한을 폐지하는 법률 개정안, 피해 아동 상담·치료 결과에 따라 원 가정 복귀를 결정하는 법률 개정안 등이 발의된 상태다. 최근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은 인천 초등생 형제 참변을 계기로 학대 위험 때 아동을 보호자로부터 즉시 분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라면형제법'(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다.한 법조계 인사는 "학대가 발생했거나 의심될 때 친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법률체계가 만들어져야 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올 수 있다"며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은 물론 라면형제법 등 추가적인 법안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초등학생 형제 단둘이 집에서 라면을 끓이던 중 불이 나 크게 다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16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화재현장에 불에 타다만 집기류와 학용품이 놓여져 있다. 이들 형제는 이날 오후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2020.9.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9-27 박경호

한국지엠 불법파견 첫 재판 '생산공정 참여' 관건

카젬 사장등 관련 혐의 '전면 부인'변호인 "과거 한국법 모르는 상태"협력업체 운영자들 "파견 아니다"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1천700여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지엠 임원과 협력업체 운영자들(9월 14일자 6면 보도=한국지엠, 불법파견 첫 재판 '기소 두달만에 열린다')이 첫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 심리로 최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변호인은 "파견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카젬 사장 측 변호인은 최근 법원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카젬 사장 측 변호인은 "카젬 사장은 과거의 한국법을 다 모르는 상태였다"며 "보고는 받았겠지만, 회사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어디까지 알고 있었고,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향후 재판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협력업체 운영자들의 변호인도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협력업체 피고인들의 경우에도 파견이라고 볼 수 없는 입장"이라며 "수차례 시정조치가 이뤄진 상태에서 계속 진행된 형태의 계약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카젬 사장 등 한국지엠 임원 5명은 2017년 9월1일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 한국지엠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 등 공장 3곳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총 1천719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국지엠 임원들과 함께 기소된 협력업체 운영자는 13명이다.검찰은 카젬 사장 등 한국지엠 임원과 협력업체 운영자들을 분리해 재판을 진행해 달라고 법원에 요구했으나,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의 방어권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며 함께 재판해 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한국지엠 공장에서 파견법 상 금지된 자동차 자체 제작, 도장, 조립 등 '직접 생산 공정'에 참여했다고 보고 있다.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가 직접 생산 공정이었는지 등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한국지엠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낸 '정규직 인정' 민사소송에서는 근로자들이 잇따라 승소하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한국지엠 협력업체 불법 파견 혐의 관련 첫 공판 준비기일이 열린 27일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공장이 적막감을 보이고 있다. 2020.9.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9-27 박경호

'입주민 갑질' 법으로 막았지만 주택관리사 '보호방안' 빠졌다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 통과업무외 '부당간섭' 명문화 불구결격자 의결기구 참여 배제못해아파트 관리사무소장에 대한 부당한 업무 간섭의 의미를 구체화한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주택관리사(관리소장)에 대한 부당한 업무 지시를 보다 구체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지만, 입주자대표회의와 주민들의 부당한 갑질(9월 11일자 5면 보도=벗어날 수 없는 입주민대표 '갑질'… 관리소장들 '즉각조치' 조례 호소)을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국회는 지난 24일 본회의에서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안(국토교통위원장 대안)을 통과시켰다.이 개정안은 입주자대표회의 및 그 구성원의 관리사무소장 업무에 대한 부당 간섭의 의미를 공동주택관리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하는 경우,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하는 행위로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이 개정안에는 경비원에게 경비업무 외에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관리법 65조의2(경비원 등 근로자의 업무 등) 조항을 신설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업무는 주차관리, 택배관리 청소, 분리수거 등으로 규정될 전망이다.문제는 폭언과 욕설을 동반한 부당한 업무 지시에서 관리소장 등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입주자대표회장의 폭언과 부당한 지시에 시달리다 못해 경찰에 고소한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갑질에서 벗어나 보호받기는커녕 '동네를 시끄럽게 했다'는 입주자대표와 주민들의 핀잔에 시달리고 있다.팔달구 화서동의 한 아파트에선 최근 입주자대표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타박을 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자 관리사무소 전체 직원 명의로 입주자대표회장 등에 대한 해임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작성해 주민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익명을 요구한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기도회 소속 관리소장은 "입주자대표회의와 문제가 생기면 결국 관리소장이 그만두고 떠나야 한다"며 "입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미달한 사람을 신속하게 의결기구에서 배제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2020-09-27 손성배

봉사자용 전자 지역화폐 '연수e음 사랑카드' 출시

인천 연수구가 전자식 지역화폐와 자원봉사증을 결합한 자원봉사자 전용 '연수e음 사랑카드'를 출시했다.연수구와 연수구자원봉사센터는 최근 지역 자원봉사자 할인가맹점에서 자원봉사자, 할인가맹점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수e음 사랑카드 출시 행사를 가졌다고 27일 밝혔다. 행사에서는 고남석 연수구청장이 연수e음 사랑카드를 자원봉사자에게 직접 전달하고, 할인가맹점에는 카드 홍보 안내판을 지원했다.연수e음 사랑카드는 인천 전역에서 기존 연수e음 카드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연수e음 사랑카드 할인가맹점에서 이 카드를 사용하면 기존 캐시백을 통한 할인혜택과 함께 추가 캐시백이 지급된다.연수구는 지역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 자원봉사자의 자긍심을 높여주자는 차원으로 전용 연수e음 카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수구는 앞으로 지역 내 자원봉사자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등 상가번영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자원봉사 활동을 활성화하기로 했다.연수구 관계자는 "요즘처럼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에 이번 특화 카드 출시가 골목상권을 지키면서 자원봉사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이 연수e음 사랑카드 할인가맹점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카드를, 가맹점에는 홍보 안내판을 각각 전달하고 있다. 2020.9.27 /연수구 제공

2020-09-27 박경호

수원 삼성-아름다운재단, 치매가족 돕기 '이름을 잊어도' 캠페인 성료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이 치매 가족을 돕기 위한 일환으로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추진한 '이름을 잊어도' 캠페인을 성황리에 마무리 했다.수원은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치매 투병 어르신들이 직접 쓴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지난 21일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을 맞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열린 이 캠페인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고비를 맞을 뻔 했으나 어려운 시기일 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희망 메시지를 전해주자는 수원과 아름다운재단의 의지에 힘입어 성공리에 종료될 수 있었다.특히 올해는 유니폼 전면에 꽃말 '나를 잊지 말아요' 의미하는 물망초 패치를 부착해 캠페인의 시각적 인지 효과를 높이고 더 깊은 의미를 담았다.뜻 깊은 캠페인에 대한 팬들의 호응도 뜨거워 지난 18일부터 진행된 손글씨 유니폼에 대한 자선 경매는 시작 1분만에 모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으며, 팬들을 통해 모인 600여만원의 소중한 성금은 전액 아름다운재단에 전달됐다.아름다운재단은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공익재단으로, 건강·교육·노동·문화·안전·주거·환경·사회참여 8개 영역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수원과 아름다운재단은 지속적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의지다./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수원 삼성 선수단은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치매 투병 어르신이 직접 손글씨로 쓴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수원 삼성 제공치매 투병 어르신이 직접 손글씨로 쓴 이름을 마깅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수원 삼성의 김태환. /수원 삼성 제공

2020-09-26 송수은

[주목! 이 조례]"말 배워야 할 어린 자녀 둔 청각장애인 가정 걱정 덜어드려요"

"말을 배워야 하는 어린 자녀를 둔 청각장애인 가정의 걱정을 더는 데 이번 조례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인천 남동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최재현 의원은 26일 "몇 해 전 지하철에서 마주했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이 같은 바람을 나타냈다. 남동구의회 의장을 지낸 최 의원은 최근 '남동구 청각장애인 부모의 영아자녀 돌봄에 관한 지원 조례'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젊은 청각장애 부부를 우연히 마주쳤던 게 이번 조례 제정 추진의 계기가 됐다. 최재현 의원은 "젊은 청각장애인 부부가 수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이 부부가 아이를 낳게 되면 아이가 말을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더니 제 생각과 비슷한 취지의 의견을 주셨다"며 "이를 토대로 조례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조례 제정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이번 지원 조례는 2세 이하의 영아 자녀가 있는 청각장애인 가정에 수어가능자가 찾아가 언어 교육 등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영아의 언어발달 돌봄 사업'을 남동구가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청각장애인 가정에 수어가능자 지원을 명시한 조례는 전국적으로도 드물다.이번 조례를 바탕에 둔 영아 언어발달 돌봄사업은 관련 예산이 확보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최재현 의원은 "일부 청각장애인 가정은 아이를 낳게 되면, 아이가 말을 수월하게 배울 수 있도록 친척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이런 가정에 남동구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한 돌봄과 복지서비스가 증진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인천 남동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최재현 의원. /남동구의회 제공

2020-09-26 이현준

경기도 시·군 생활임금, 내년에도 1130원 격차

최고 1만500원-최저 9370원 확정25개 지자체 여건 달라 조정 난감경기도내 시·군들 간 생활임금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해 최대 1천260원 격차(3월 3일자 3면 보도=경기도 지자체 생활임금 격차 '1천원' 넘어갔다)를 보였는데, 내년 생활임금도 1천130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24일 현재 도내 25개 시·군에서 내년도 생활임금을 결정했다. 이번에 확정된 생활임금은 각 시·군과 시·군 출자·출연기관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성남과 부천이 1만500원으로 내년 생활임금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의 경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도내 시·군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지급한다. 가장 낮은 시·군은 9천370원을 책정한 가평·양평이다. 수원·광명·양주·파주·포천·과천 등 내년도 생활임금을 논의 중인 시·군이 있지만 6곳 모두 올해 생활임금이 9천370원보다 높은 만큼 가평·양평의 생활임금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성남·부천의 생활임금과 가평·양평의 생활임금을 비교하면 1천130원 차이를 보인다. 올해 생활임금은 부천이 1만400원으로 가장 높았고 동두천이 9천140원으로 가장 낮았다.같은 경기도 내에서도 생활임금이 1천원 이상 차이를 보이지만 도와 각 시·군 모두 격차를 줄일 뾰족한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군마다 재정여건이 다른 만큼 다른 시·군을 의식해 한 번에 올리기는 어렵다는 게 기초단체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아 한번에 많은 금액을 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서도 생활임금은 시·군 조례에 근거해 책정하는 만큼, 도에서 금액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도 관계자는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금액에 대해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생활임금은 원칙적으로 시·군 조례로 정하는 만큼 도에서는 (강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

2020-09-24 남국성

[코로나속 아동보호 사각지대·(3)]국가개입과 기관협력

기존관념속 '부모의 소유물' 전락"독일은 직권으로 시설이동 가능"인천시 '칸막이 해소' 협의체 구성"구축된 인프라 활용방안 고민을"전문가들은 '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 참사' 사건과 같은 참변을 막기 위해선 국가가 아동보호에 일정 부분 개입하고 보호기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게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는 아동보호기관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면 이제는 운영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아동복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아동 권리가 '가정내 일'로 국한된 데서 비롯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아동이 보호받을 권리는 부모의 의무인 친권만큼이나 중요해 국가가 이를 일정 부분 보장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친권 제재 청구권자의 범위를 검사에서 아동권리전문기관 등으로 확대하자는 내용의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크게 보면 기관 간 소통 부재와 가정의 일로 한정된 아동 권리가 낳은 문제"라며 "'아이는 부모가 돌봐야 한다'는 사회 관념 속에서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로 전락했는데, 아동을 '객체'로 볼 것이 아니라 '주체'로 보고 친권보다 아동이 보호받을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들에게 위기 징후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부모의 동의가 없으면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독일의 경우 아동이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면 직권으로 아이들을 '그룹 홈'과 같은 보호 시설로 옮긴다. 법 개정 이전 이 같은 아동보호 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아동보호 기관들의 협력 체계를 만드는 것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단둘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형제 역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드림스타트 등의 관리를 받았지만, 두 기관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인천시도 이달 중 10개 군·구에 아동학대 대응 정보연계협의체를 구성해 기관 간 '칸막이'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아이 대부분이 드림스타트, 사회복지관 등 여러 기관에 중복 지원을 받고 있지만, 각 기관이 아동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기관마다 위기 아동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기관에서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위기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훨씬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취약계층 아동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지원하는 드림스타트 사업을 2007년 시범 실시해 확대하는 등 지금까지 아동보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구축한 인프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조승석 경인여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사례관리라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도 관리사 1인당 80가구가 넘는 가정을 돌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현장에서 문제점을 파악해야 할 핵심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학계에선 사례관리사 1명이 맡는 가정 수가 20~30가구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개선해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박정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아동을 양육, 보호하는 의무는 단지 보호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에도 있다"며 "수많은 아동보호기관이 통합적인 업무 공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공승배·박현주기자 ksb@kyeongin.com

2020-09-24 공승배·박현주

'호봉 삭감' 기간제 교사, 정규직보다 큰 '급여반납 압박'

"170만원 받는데 330만원 돌려줘야"계약기간내 등 분할납부 조건 엄격인천시교육청 "힘들지만 보완 논의"영양교사를 비롯한 8개 직종 교사들이 교육부의 경력 인정 기준이 변경돼 호봉이 깎이고 그동안 받은 임금도 반환하게 될 처지(9월 21일자 6면 보도='호봉삭감·급여반환' 영양교사 생계 호소)에 놓인 가운데, 특히 기간제 교사들이 정규직 교사에 비해 더 큰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10월 계약 만료를 앞둔 인천의 한 기간제 영양교사 A(54)씨는 지난 17일 지급되는 이달 급여에서 자신도 모르게 과다 지급된 급여 26개월치 330만원을 '울며 겨자 먹기'로 반납해야 했다. A씨가 손에 쥔 돈은 명절휴가비까지 합쳐야 겨우 170여만원. 명절이 아니었다면 A씨는 이달 20여만원 남짓 급여로 버텨야 하는 처지에 놓일뻔했다. A씨는 "기간제 교사이다 보니,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근무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반납해 달라는 학교 측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나마 명절이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측에서 분할 납부를 해준다고는 했지만, 그것도 올해 안에는 반납을 마무리해달라는 조건이었다"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 싫어서 한꺼번에 반납했다"고 했다.인천시교육청이 생계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반환 시한을 명기하지 않고 분할 납부를 가능하도록 했지만, 기간제 교사에게는 이마저도 그림의 떡이 된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에 따르면 호봉이 깎이고, 기존에 받은 급여를 반환해야 할 처지에 놓인 교사들은 99명이다. 이 가운데 58명이 기간제 교사로 A씨와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특히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 교사와 달리 계약기간 내에 반환하라거나, 회계연도 안에 반납을 요구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시교육청도 딱히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는 분할납부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차원에서 보완책을 마련하기도 힘들다"면서 "어려움을 더 듣고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박해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위원장은 "이런 상황 자체가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교사는 정규직 교사에 비해 더 큰 부담이자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면서 "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2020-09-24 김성호

'초등생 형제 화재' 사회적 책임 목소리

교육공무직노조·한부모가족회기금 전달·정부 대책마련 촉구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이려다 크게 다친 형제와 관련해 인천 지역 곳곳에서 '사회적 책임'을 지적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24일 성명에서 "형제의 참변은 돌봄과 복지 사각지대를 확인한 사회적 참사"라며 "코로나19로 재난의 불평등은 누구를 향하는지 비극적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돌봄 등은 더 확충되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며 "법과 정책을 마련하고 재정을 투입해 인력 충원, 상시 전일제 전환을 이룬 뒤 안전돌봄과 사각지대 해소 등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성명과 함께 미추홀구 형제들의 화상 치료를 위한 기금 500만원을 인천시교육청에 전달했다.사단법인 한부모가족한가지회는 "인천 아동 화재 사고는 사회적 책임"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1인 생계와 돌봄을 한꺼번에 감당해야 하는 한부모의 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한부모가족한가지회는 "우리 사회는 홀로 아이를 키우기에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지적만 하지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한부모 혼자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고 가족이 건강하게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양육자로 인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빌라 화재로 화상을 입은 형제 A(10)군과 B(8)군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2020-09-24 박현주

포스코건설-초록우산재단, 아동센터 환경개선 봉사

노후 화장실 수리·방염 벽지 도배내달까지 16곳서 '지원활동' 계획포스코건설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 이념을 실천하고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인천지역아동센터 환경 개선 지원 활동을 벌인다고 24일 밝혔다.포스코건설은 소외 계층 아동들에게 보다 나은 생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인천지역아동센터 노후 화장실과 부엌 등을 수리하고 화재 예방을 위한 방염 벽지를 도배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8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행복한동산 지역아동센터에서 지원 활동을 벌였으며, 10월까지 총 16개 지역아동센터의 환경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의 생활 환경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번 활동으로 아이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복한동산 지역아동센터 유은주 센터장은 "시설이 낡아 누수 등으로 아이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있었다"며 "아이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포스코건설이 전문 업체를 통해 인천 남동구 행복한동산 지역아동센터 환경 개선 공사를 하고 있다. 2020.9.24 /포스코건설 제공

2020-09-24 목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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