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치료'… 길병원, 의료영상진단장비 개발 속도

입력 2023-01-12 14:54 수정 2023-01-1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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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이 개발 중인 11.74T MRI 통합시스템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브레인밸리 내에 설치된 모습. /길병원 제공

인천의 한 의료기관이 인류의 과제인 파킨슨, 알츠하이머 등 신경퇴행성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한 획을 그을 의료영상진단장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김우경)이 세계 최고의 해상도를 갖출 11.74T MRI(자기공명영상) 통합시스템 설치를 완료하고, 오는 3월 세계 최초로 전 임상시험(동물실험)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시험에서 가천대 길병원이 극초고해상도 이미지 획득에 성공한다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11.74T MRI를 통해 살아있는 동물의 뇌 이미지를 얻는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다. 현존하는 가장 높은 해상도의 7.0T MRI는 뇌의 가장 깊은 영역까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극초고 해상도 '11.74T MRI' 설치
3월 세계 최초로 전 임상시험 추진
성공땐 생존 동물 뇌 이미지 획득




11.74T MRI 개발은 보건복지부가 2014년 '노인성 뇌 질환 조기진단 기술 개발'을 목표로 추진한 '연구중심병원육성 R&D(연구개발)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가천대 길병원은 180억원을 투입해 11.74T MRI를 개발해 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180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현존하는 가장 높은 자장인 11.7T급 마그넷을 이용해 극초고해상도 뇌 이미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미국국립보건원(NIH) 주도로 11.7T MRI 시스템을 먼저 설치했으나 이미지를 얻지 못했고, 프랑스 국립 연구소인 뉴로스핀에서는 11.72T MRI 시스템에서 동물이 아닌 식물(호박)을 대상으로 이미지를 획득했을 뿐이다.

전 세계 의과학계에서는 기존의 MRI 장비들이 '허블망원경'이라면 11.74T는 '제임스웹' 이상으로 뇌 깊은 곳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얻는 성과를 기대하며 치열한 연구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해 3월 MRI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마그넷(Magnet)의 현장 성능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같은 해 11월까지 경사자장코일, RF코일, 전자기기, 전원공급장치 등을 결합해 11.74T MRI 통합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다.

가천대 길병원이 개발 중인 11.74T MRI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 최초의 '동시 다채널-다핵종 11.74T MRI'이어서다. 이 시스템은 코일을 통해 인체의 신호를 획득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각각 촬영하지 않고, 동시에 다채널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해당 기술은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 일본 등에도 특허 등록됐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11.74T MRI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이는 한국이 세계 의과학사를 새로 쓰는 커다란 성과임과 동시에 인류가 풀지 못한 뇌의 비밀을 푸는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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