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농가 '물폭탄 주의'… 농어촌공사 '뜬눈' 비상경계

입력 2023-07-05 20:31 수정 2023-07-05 20:54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7-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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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인노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장이 본부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전날 밤 강수 상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23.7.5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경기도 전역에 평균 77.7㎜의 폭우가 내린 5일 새벽, 모두가 잠든 시각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이하 본부) 3층 재난안전상황실의 불은 켜져 있었다.

경기도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돼 비상 근무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본부와 산하 10개 지사에서 모두 183명이 비상근무를 섰다. 전 직원이 550명인 것을 감안하면 세 명 중 한 명은 비상 근무자였던 셈이다.

이들은 수도권 전역에 내린 호우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밤새 상황실을 뜬눈으로 지켰다. 한순간의 방심이 곧바로 농경지 침수는 물론,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비상 근무자들은 상황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관내 배수장 54개와 저수지 110개 등을 실시간으로 살폈다. 미리 구축해둔 비상 연락망을 통해 관할 구역 곳곳의 상황도 수시로 파악했다. 비상근무 동안 가동된 배수장은 모두 9개, 저수지 홍수 조절을 위해 물을 방류한 시설물은 모두 51개였다.
 

그 결과 5일 오후 4시께까지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로 접수된 농경지 침수 피해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본부 관계자는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후 5일 새벽 3시 30분에 상황이 해제됐다"며 "이 때문에 비상근무자들은 12시간 정도 근무했다. 상황 해제 후에도 현장에선 물이 계속해서 흐르기 때문에 보통 1~2시간 정도 더 일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호우주의보' 10개 지사 183명, 특보 해제될 때까지 밤새 상황실 지켜
경기본부, 연초부터 훈련·자재 점검… '무인 시스템' 첨단화 주력도

기후 변화로 소위 '물폭탄'이라 불리는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가 높아졌다. 하천 등에서 차오른 물이 순식간에 인근 농경지를 침수시키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실제 지난해 8월 나흘 동안 누적 강수량 최대 690㎜의 집중호우가 내렸을 당시 침수된 경기도내 농경지는 무려 145㏊(헥타르)에 달한다.

이에 본부는 연초부터 폭우 대비를 시작한다. 저수지 붕괴 상황에 대비하고자 관련 비상 대처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예상치 못한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농촌 마을 이장 등과의 비상연락체계도 미리 구축하고, 수방자재도 사전 점검한다. 본격적인 우기 시작 전엔 배수장 가동 상태를 면밀하게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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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전날 밤 강수 상황 등을 살펴본 정인노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장. 2023.7.5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유사시에 혹시라도 가동되지 않을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저수지는 관리 수위(80% 미만)를 미리 조절한다.

시설 첨단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본부는 집중호우 시 보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배수장에 대한 무인 자율제어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배수장 무인 자율제어 시스템은 기기가 자동으로 수위를 측정해, 단계별로 펌프가 가동되는 시스템이다. 현재 관내 54개 배수장 중 36개소에 무인 자율제어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발빠른 대응 측면에서도, 배수시설 가동 과정에서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라는 게 본부 설명이다.

본부 측은 "예전엔 관리 직원들이 배수장에 상주하면서 가동시켰는데 갑자기 불어난 물에 사고를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이에 시스템 전환 작업이 5년 전에 시작됐는데, 내년이면 관내 모든 배수장이 무인자율제어 시스템으로 가동될 것이다. 전환이 완료되면 신속하고 안전하게 배수장을 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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