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앞바다 대규모 재연 '대성공'… 국제행사 격상 '의지'

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
입력 2023-09-17 20:35 수정 2023-09-17 21:36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9-18 3면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지난 15일 인천 팔미도 인근 해상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에서 미 해군의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의 승조원들이 도열해 좌승함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 2023.9.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역대 처음으로 대통령이 참석한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계기로 '세계 평화 도시'를 선언하며 국제행사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인천시가 선포한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국제화'의 첫해 행사는 앞으로 지향할 방향성에 대해 많은 고민거리를 남겼다.

尹대통령 역대 첫 기념식 참석
참전국 정상 찾는 명분 확보도
반면 희생자 추모식 소홀 지적
학술대회선 향후 방향성 고민


■ 흥행에는 성공… 희생자 추모 행사는 미비


지난 15일부터 주말 사이 인천 앞바다와 지역 곳곳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흥행엔 성공했다는 평가다.

인천시는 2억원 내외였던 인천상륙작전 행사 예산을 올해 국비·시비 27억3천만원까지 늘렸다. 미 해군 강습상륙함이 참가한 대대적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는 물론 호국보훈 거리 행진, KBS 음악 프로그램 '가요 무대' 공개 녹화 등 각종 문화 공연, '인천국제안보회의' 등 국제 학술회의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치렀다.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15일 인천 팔미도 인근 해상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에서 해병대 KAAV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가 적을 교란하기 위한 연막을 터뜨리며 상륙작전을 펼치고 있다. 2023.09.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15일 인천 앞바다를 항해하는 해군 함정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전승 기념식과 재연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다. 1960년부터 해마다 개최된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한국전쟁 참전국 정상이 찾는 국제행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앞으로 인천시가 주관하는 '국제행사'로 격상될 명분을 확보했다. 각국 정상이 참석하는 행사로 확대할 가능성이 생겼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전 세계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상징하는 행사로 발전하길 기대했다. 유 시장은 기념행사에서 인천을 '세계평화도시'로 선언하며 "전 세계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유와 평화를 위해 진격했던 그날(인천상륙작전)의 역사가 이미 인천이 세계 평화의 도시가 됐음을 증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행사가 대대적 전승 기념에 치중한 나머지 인천상륙작전 이면의 희생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와 해군은 인천상륙작전 직전 인천 해안 일대에서 첩보전을 펼친 해군 첩보부대 전사자 추모식, 유엔군 폭격으로 100명 이상 희생된 월미도 주민 희생자 위령비 헌화 행사를 별도 마련했지만, 전승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에 비하면 미미했다.

상륙작전으로 고향을 잃은 월미도 주민과 희생자 유족은 여전히 "고향을 되찾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해군 첩보부대 동지회 관계자는 "올해 오히려 추모 행사가 축소된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인천상륙작전 기념식 윤석열3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 기념식'에 참석했다. 2023.9.15 /대통령실 제공

■ "인천상륙작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전승 기념식에서 "공산 세력과 그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들은 허위 조작과 선전 선동으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고,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전쟁의 그림자가 아닌 자유와 평화의 빛을 찾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천시가 추구할 세계 평화의 도시가 윤 대통령 기조처럼 '한·미·일'과 '북·중·러' 대치 구도에 갇힐 것인지, 동북아 긴장을 완화하는 것인지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당일에는 인천 노동단체와 시민단체가 주관한 '인천과 한국사회-인천상륙작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학술 심포지엄이 열리기도 했다.

동아시아 국제 관계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 발표에서 "인천은 역사 지우기를 통한 소멸과 대체보다는 극복과 승화를 통한 발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개항과 근대 시기, 냉전시대의 인천은 특히 관문 역할을 했다"며 "여전히 세계, 동아시아와 한국을 잇고 문물과 사고를 교환하는 관문으로서 인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의종·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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