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군사정찰위성 시대 연 북한

입력 2023-11-22 19:49 수정 2024-02-07 14:51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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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 군사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10시 42분에 발사한 천리마-1형 로켓이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궤도에 안착시켰다는 것이다. 한미 당국은 궤도 진입까지는 인정하지만, 정찰위성 발사 성공 여부는 지상교신과 영상 발신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두 번의 정찰위성 발사 실험을 실패해 망신을 당했다. 첫 실패 땐 잔해가 어청도 앞바다에 떨어져 우리 군이 잔해를 수거했다. 두번 째 발사한 로켓도 필리핀 수역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보란 듯이 성공했다 자랑이다. 성공의 배경에 포탄 100만 발과 바꾼 러시아 기술이 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에 대한 집착은 집요했다. 1998년부터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쏘아올렸다. 2012, 2016년 우주관측용이라는 인공위성 광명성3, 4호를 궤도에 올렸다. 북한에게 이번에 궤도에 올린 만리경-1호는 25년 만의 쾌거다. 성공하자 대놓고 군사정찰위성이라고 강조한다.



북한군은 이제 대한민국과 미·일 등 서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군사용 눈을 보유하게 됐다. 정찰 자산이 없는 북한 군은 장님 군대나 마찬가지였다. 북한 방사포들은 이제 대한민국의 타격지점을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다.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위성항법시스템(GPS)을 가동하면 북한 미사일들의 정밀타격 능력은 배가된다. 핵미사일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를 효력정지로 대응했다. 휴전선 비행금지 효력을 중지해 북한에 대한 최전방 감시정찰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남북합의 이행 중단을 선언한 첫 사례라고 한다. 남북합의와 UN결의를 수시로 파기해 온 북한에 대한 엄중 경고란다.

미국이 1991년 주한미군의 전술핵을 철수시키자 남북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남한에 핵무기가 사라지자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국운을 걸었고 2003년 1차 핵실험에 성공한 뒤 20년 만인 올해 대남타격용 핵탄두를 공개했다. 9·19 군사합의로 남한이 휴전선 정찰을 포기한 사이 김정은은 기어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30년 동안 북한은 핵무장을 완성하고 핵미사일에 눈을 달았고, 대한민국은 이제서야 휴전선 정찰을 위해 처음으로 남북합의 효력정지에 나섰다. 눈 뜨고 당했다는 낭패감을 지우기 힘들다.

/윤인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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