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기로에 선 아버지에게 간 이식해준 고교생 아들

입력 2023-11-29 16:32 수정 2023-11-29 18:59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선정…내달 5일 시상식

몸이 편치 않은 부모님을 돌보면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학생들의 기특한 사연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29일 ‘제25회 가천효행대상’ 부문별 수상자 17명을 발표했다.


가천효행상 대상은 최은별(15·신흥여중3)양과 양희찬(18·금오공고3)군이 받는다.


최은별양의 아버지는 홀로 타지에서 일하며 두 딸을 키우다 제때 치료받지 못한 당뇨가 악화돼 결국 두 다리를 잃었다. 최양의 언니는 생활비를 벌고자 취업 후 따로 살게 됐고, 어린 최양은 혼자 아버지를 돌보며 집안일을 챙기고 있다. 최양은 틈틈이 동네 어르신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모아 때때로 아버지에게 맛있는 저녁도 대접한다. 인사성도 밝아서 동네에서 인기가 많은 최양은 세무 분야에 관심이 많아 내년에 상업고등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다.


양희찬군은 지난해 간성혼수로 쓰러져 생사 기로에 놓인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이식했다. 아버지는 몇 해 전 신장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양군은 평소 주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는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보단 건강한 자신이 아버지를 돕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간 이식 수술 후 1년이 지난 지금 다행히도 양군의 아버지는 잘 회복되고 있다고 한다. 양군은 수술 후 통증으로 아프긴 했지만, 가슴에 생긴 흉터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양군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지역 공장에서 열심히 현장 실습에 참여하고 있다.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양군의 꿈이다.


다문화효부상 대상은 필리핀 출생 파자르도겜마(56·경기 하남)가 선정됐다. 그는 2000년 결혼 이후 심장을 수술한 고령의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지적장애가 있는 남편과 아들을 건사해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하는 효부다. 다문화도우미상 대상은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극단으로,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인형극과 문화 체험 활동을 하는 ‘색동나무 인형극단’(전남 광양)에 돌아갔다. 효행교육상 대상은 1971년 개교부터 매달 25일을 효도의 날로 지정해 학생들에게 효의 가치를 일깨워 온 서울 강동고등학교가 받는다.


가천문화재단은 전국에서 응모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현지 실사를 거쳤으며, 각계 전문가 9명으로 구성한 최종심의위원회를 통해 4개 부문 총 17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부문별 대상 수상자는 장학금(상금) 1천만원, 본상은 장학금(상금) 500만원, 특별상은 장학금(상금) 300만원을 각각 받는다. 가천문화재단은 가천효행상과 다문화효부상 수상자들에게 100만원 상당 무료 종합건강검진권과 가천대 길병원 입원·진료비 평생 감액 혜택도 준다.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에는 교육 기자재와 홍보비를 별도로 지원한다.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오후 6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가수 송가인 등이 출연하는 ‘인천시민과 함께하는 콘서트’와 함께 열린다.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명단

가천효행상 여학생 부문

△대상 최은별(15·신흥여중3) △본상 김소연(19·강릉영동대1), 김주희(17·신명여고2) △특별상 김보경(16·광주여상1), 이슬기(18·고명외식고3)

가천효행상 남학생 부문

△대상 양희찬(18·금오공고3) △본상 이정호(16·성포고2), 장현우(11·인천구월서초5) △특별상 김차온주(12·대전교촌초6), 한건우(15·관교중3)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 파자르도겜마(56·경기 하남·필리핀 출생) △본상 시아위엔훼이(42·부산·중국 출생), 이윤하(33·충북 진천·베트남 출생)

다문화도우미상 부문

△대상 색동나무 인형극단(전남 광양) △특별상 H.O.M.E.2(경기 안양)

효행교육상 부문

△대상 강동고등학교(서울) △본상 소순중 교사(전주대사대부고)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들. /가천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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