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뿐인 광역장애인콜택시 '7시 오픈콜' 오늘도 실패

입력 2024-04-14 19:38 수정 2024-04-14 20:0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15 6면
10분 일찍 예약전화 "정시부터" 퇴짜
"모든 상담원 통화중" 3분후 만차
인천행 서울·경기 따로 불러 불편
市, 법정 대수 추진·시스템 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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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개선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광역콜택시가 도입되었지만 운행 차량이 적어 장애인들이 예약을 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른바 오픈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경기장 차고지에 주차돼 있는 장애인 콜택시. 2024.4.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죄송합니다. 예약이 모두 찼네요…." (광역장애인콜택시 상담원)

서울 혜화역 근처로 가야 할 일이 있다는 뇌병변장애인 신경수(41·인천 계양구)씨가 지난 12일 이른 아침부터 휴대전화기를 들었다. '광역장애인콜택시'를 예약하기 위해서다. 이 콜택시를 이용하려면 인천교통공사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에 전날 미리 신청해야 한다.



센터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예약을 받지만 신씨는 급한 마음에 10분 일찍 전화를 걸었다. "내일 혜화역을 가려고 한다"는 신씨의 말에 "광역 이동은 7시에 예약해달라"는 상담원의 답이 돌아왔다.

"제가 왜 이렇게 조급한지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전화를 끊은 신씨가 10분 뒤 정각 7시에 다시 전화를 걸자,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이라는 안내가 3분 동안 지속됐다. 초조하게 상담원 연결을 기다리던 신씨의 표정이 이내 어두워졌다. 그가 출발해야 하는 다음 날 오전 9시 콜택시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는 것이었다.

그는 "9시30분이나 10시에는 콜택시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상담원은 "죄송하다. 그 시각에도 모두 예약이 찼다"고 말했다.

신씨는 "일정을 미루거나 지하철을 이용할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7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중증 보행장애인이 콜택시로 오갈 수 있는 범위가 인접 특별·광역시·도까지 확대됐다. 인천의 경우 서울과 경기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총 10대의 광역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콜택시를 예약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장애인들은 토로한다. 광역콜택시를 이용하려는 이가 많은데, 차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운전원의 교대 근무 등에 따라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왕복 예약이 되지 않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인천으로 돌아올 때는 서울이나 경기센터에서 따로 콜택시를 예약해야 한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운행 차량이 적다 보니 이른바 '오픈런'을 해도 예약이 어렵다. 운행 차량과 운전원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인천·서울·경기 간 합의를 통해 왕복 운행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택시운수과 관계자는 "올해 장애인콜택시를 법정 기준 대수(255대)에 맞춰 늘릴 예정인데, 광역콜택시 운행도 이에 맞춰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토교통부가 광역콜택시 왕복 지원이나 환승 등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내년 이후 시스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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