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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Pick] 자치구 정체성 못 드러내… 교체 팔 걷은 인천시

입력 2024-04-24 20:15 수정 2024-04-28 11:14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25 2면

의미 잃은 '방위식 지명'


행정체제 개편과 함께 계획 밝혀
중구 내륙·동구 합쳐 '제물포구'
서구는 주민 공감대 형성이 관건

인천의 중구와 동구, 서구는 동서남북 등 '방위'의 개념을 담는 지명이다. 이들 자치구는 과거 인천시청이 위치했던 중구를 중심으로 지명이 정해졌다. 그러나 도심이 팽창하고 인천의 중심이 신도시로 옮겨가면서 이들 지역의 명칭은 방위의 뜻을 잃게 됐다.

서구는 중구와 동구 북쪽에 있고, 중구의 인천국제공항은 서구보다 더 서쪽에 있다. 방위 개념의 이름이지만 방위와 맞지 않는 모순을 안게 된 것이다.

각 자치구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방위식 지명을 인천시가 모두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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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오는 2026년 7월 행정체제 개편과 함께 인천 서구의 방위식 명칭을 바꾸겠다는 구상을 24일 밝혔다. 이는 서구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으로, 인천시는 서구측과 함께 실무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기초자치단체가 행정구역의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선 명칭변경 추진계획 수립, 주민 의견 수렴, 구의회 의견 청취, 인천시 건의, 시의회 의견청취, 행정안전부 건의, 법률안(인천시 서구 명칭 변경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인천의 중구와 동구는 오는 2026년 인천의 행정체제 개편이 이뤄지면 중구 내륙과 동구가 합쳐지며 '제물포구'로 명칭을 사용할 예정이다. 인천 남동구의 경우 동녘 동(東)이 아닌 고을 동(洞)을 사용하고 있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방위식 명칭으로 남을 '서구'도 명칭을 변경해 방위식 행정지명이 없는 최초의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게 인천시 구상이다.

현재 전국 7개 특별·광역시에서는 25개의 자치구가 방위식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지어진 '동명'의 행정명칭은 지역의 역사나 문화적 특성을 담지 못하고 지역 정체성을 나타내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2018년 인천 '남구'를 '미추홀구'로 바꾼 경험이 있다. 시·군에서 자치구가 분리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명칭이 바뀐 사례는 있었지만, 하나의 자치구가 수십년간 사용한 명칭을 바꾼 건 미추홀구가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인천시는 당시 인천 서구의 명칭 변경도 함께 추진했지만, 주민 의견이 나뉘며 명칭 변경이 흐지부지된 바 있다. 이번에 서구 명칭 변경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선 주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방위식 명칭을 변경하면 지역의 지리적·사회문화적 특성을 나타내고, 지역 주민들의 소속감·일체감·자긍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정구역 명칭은 도시발전 전략으로 활용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지면 방위식 명칭은 서구만 남게 된다는 점을 반영해 명칭변경 타당성을 높이고,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예정"이라며 "오는 하반기 정기 인사 시즌에 서구에 생길 행정체제개편 추진단에 명칭변경 담당 부서가 함께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6년 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서구의 명칭을 변경하는 걸 목표로 서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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