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 ⑧

천부당 만부당이다. 그녀는 손바닥까지 휘저어 마지않는다.

“아녜요!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 그리고 은경이 엄마 그 일로 만난 적도 없다구요.”

그녀가 호흡을 한 번 가다듬은 다음, 편안하게 입을 연다.



“정기 검진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얘기를 들었을 뿐이에요.”

병원이란 다름 아닌 동서울 영림병원이다. 이름하여 영림그룹 계열 종합병원이다. 다행스럽게 홍주리가 그쪽을 이용한 모양이다. 하긴 ‘로열 패밀리’는 무조건 우대하는 것이 병원의 기본 방침이다. 아니, 복잡하게 영림그룹 계열 종합 병원 의료재단을 왜 세웠던가. 김상도 자신은 물론이고 직계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게 하고, 더불어 보다 안락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만든 것이 영림종합병원 아니던가. 김상도가 묻는다.

“병원 누구한테 그 얘기 들었어?”

“산부인과에 김 간호사라고 있어요. 그 아이가….”

김상도가 아무 소리 없이 휭, 방을 나간다. 서재 쪽이다. 수화기를 거칠게 집어든다.

“누구 없어?”

대기중이던 성북동 파견 비서다.

“이것 봐. 병원에 전화 걸어서 산부인과 책임자 바꿔. 지금 바로 급해!”

얼마나 설쳐 댔는지 벼락같이 찌르릉 수화기가 울린다.























 
 

“회장님, 저 산부인과 과장입니다.”

“당신 이름이 뭐야?”

“강요한입니다.”

“강요한? 그래, 우리 병원에 온 지 얼마 됐어?”

“일 년 조금 넘었습니다.”

“일 년 조금 넘었다구?”

“네.”

“그럼 대강 우리 회사 분위기 알겠구만.”

“… 네, 회장님.”

“내가 묻는 말에 숨김없이 대답해!”

“알겠습니다.”

“당신, 최근에 진찰한 환자 중에 홍주리라고 기억하나?”

“기억하구 말굽쇼.”

“좋아, 그럼 당장 이리루 와!”

“네!”

“우리 집 잘 모르면 병원장한테 물어봐!”

“알겠습니다.”

“몸만 덜렁 오지 말고 환자 진료카드 싹 쓸어 가지구 와! 아냐, 앰뷸런스 타구 와. 아주 날아오란 말이야. 알겠어!”

정말, 앰뷸런스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왔는지 득달같이 대령한다.

강요한이라는 의사가 의자에 미처 앉을 겨를도 없다.

“임신이 확실해!”

“확실합니다.”

“날짜는 어떻게 되는 거야?”

“날짜라뇨. 회장님?”

“정확한 날짜가 어떻게 되냔 말이야!”

“아, 네… 3개월입니다.”

“3개월인지 누가 몰라! 출산날이 언제냐 그말이야!”

그동안 갈팡질팡하던 산부인과 과장이 그제야 감을 잡았다는 듯이 진료카드를 꺼내 든다.

“출산 예정일은… 내년 2월 중순쯤입니다.”

“2월 중순?”

“네, 회장님.”

“정확한 날짜는 안 나오는 거야?”

“체질에 따라 삼사 일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 환자의 경우는 대략 2월16일쯤이면 출산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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