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기업인들이여, 공부하라!

오늘날 리더십은 지식에서 얻는 것… 기업, 자금유입만큼 지식유입 절실
   
▲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MB정부가 들어서면서 신설된 부서들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이름의 부서가 있다. 무엇일까? 바로 지식경제부. 기존의 산업경제부와 과학기술부 및 정보통신부의 일부 업무를 통합하여 신설된 이 부서는 21세기 지식사회의 중요성을 그대로 반영한 명칭이 아닐까 싶다. 그 만큼 지식과 경제가 우리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지식 사회란 돈 기술이 넘치고 나면 나타나는 사회다. 이제 돈은 넘쳐 흐른다. 좋은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투자회사들이 돈을 얼마든지 대 준다. 기술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지 사업에 뛰어들 수 있고 그래서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대에 이기는 자는 새로운 지식을 가진 자다.

지식 사회에서는 사회가 극도로 투명화된다. 지금은 개인이 모두 신문사 하나와 방송국 하나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과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가 바로 개개인의 신문과 방송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비밀이 없다. 최근 이슈가 되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사건은 지식사회가 얼마나 투명한 지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투명한 사회에서는 어느 기업이든 본질적 경쟁력을 가지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들다. 본질적 경쟁력이란 인간관계에 의존하지 않은 경쟁력이다. 즉, 품질과 가격의 경쟁력이다. 품질과 가격의 경쟁력은 근원적으로 '지식'에서부터 나온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지식을 통한 경쟁력으로만 이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도산 위기에 처했던 웅진은 '렌털(rental)'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 하나에 의존해 화려하게 부상했다. 바로 '지식'의 힘이었다.

이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지식은 어디서 오는가?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오지만 그런 보편적인 지식으로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 "가치 있는 지식은 본질적으로 공부하는 데서 온다." 윤석금 웅진 회장은 '렌털'이라는 아이디어를 열심히 쫓아 다녔던 조찬 강의에서 얻었다고 했다. 그것이 강의든, 책이든 열심히 공부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지식 사회'에서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의 기업교육을 통한 임원 및 사원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대 그룹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훈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교육비 비중은 0.78%라고 한다. 미국의 2006년 인적자원개발 투자 우수기업(BEST HRD Award Winners) 42개사의 평균인 0.72%나 포춘(Fortune) 500대 글로벌 기업들의 교육 관련 정보 교환 모임인 벤치마킹포럼(BMF: Benchmarking Forum)의 평균인 0.51%보다 높다. 기업들이 임원과 직원들의 능력을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기업의 대표주자요, 최첨단 경영전선에서 진두지휘할 CEO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한국의 임원들에게는 인간관계를 맺을 장(場), 네트워킹을 할 장은 너무나 많으나 공부할 수 있는 마땅한 장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한국의 CEO들은 지속적으로 부담 없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장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다. 이제 CEO들도 제대로 교육하는 곳을 찾아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 일류기업들의 첨단 경영기법과 사례들을 배우고, 그 사례들을 통해 기업경영의 통찰력을 얻고, 지식을 날마다 새롭게 유입해야 한다. 기업인들에게 유익한 경영지식과 참 가치를 줄 수 있는 곳을 찾아 공부하는 CEO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 리더십은 지식에서 얻는다. 특히 기업을 살리는 인재를 채용하고, 일하게 하고, 관리하고 변화시키는 리더십은 비단 경험에서뿐 아니라 인재경영의 지식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결과다. 21세기 기업들의 필수 생존요건인 변화의 동력 또한 지식에서 비롯된다. 아마추어 바둑 5단이 날밤을 새워 혼자서 연습한들 수일 내에 1급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1급을 이기기 위해서는 책을 들거나 고수에게 배워서 지식을 쌓아 공부해야 한다. 호황기뿐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도 기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자금유입뿐만 아니라 지식유입이 절실하다. 기업인들이여, 공부하라!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