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인구감소의 경제학

'저출산·고령화'탓 수요·공급 위축…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교훈 삼아야
   
▲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경인일보=]인구 문제는 미래예측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 실제로 인구의 미래는 미래를 이해하는데 있어 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인구에 관한한 통계를 바탕으로 비교적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인구 규모 자체가 그 나라의 경제활동에 갈수록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인구와 질 높은 인적 자원을 가진 인도가 미래에는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중국경제가 얼마 후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월등하게 많은 인구에 근거하는 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가? 한국 인구는 2018년을 정점으로 하여 그 이후부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경제활동인구, 즉 노동력은 그보다 앞서 2016년을 고비로 하여 감소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미래는 '저출산-고령화-인구감소'로 요약할 수 있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노인인구가 많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워낙 출산율이 낮아 전체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것은 곧 앞으로 젊은 인구는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는 얘기가 된다. 이러한 현상이 가져 올 결과는? 다시 말해 인구가 줄어들면 그 나라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한마디로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인구가 줄면 노동공급도 줄고 시장에서의 구매력도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인구감소는 경제의 양면 즉 수요와 공급, 모두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경제활동 자체가 둔화될 소지가 크다.

이런 말이 있다. '지진이 일어나기 1년 전부터 개미가 달아나고, 인구가 줄어들기 10년 전부터 기업이 달아난다'. 인구 감소가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이웃 일본의 예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일본은 일찍이 1990년대 초부터 노동력이 줄어들기 시작,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된 것이다. 현시점에서 일본의 문제는 잃어버린 10년이 벌써 잃어버린 2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바짝 긴장을 하고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와 일본은 다르다고 한다. 그랬으면 오죽 좋겠는가마는 그러한 이유가 우리를 안심해도 좋다고까지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의 개발 초기단계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고, 지금 단계에서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곧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다. 1955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지금 만 55세이다. 이제 곧 은퇴를 시작하게 되어 있다. 본격적인 은퇴는 이들이 만 60세가 되는 2015년경에 나타날 것이다. 이때가 되면 경제 전반의 소비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래 사람은 일생을 통틀어 볼때 50세 전후에 가장 경제활동이 왕성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기를 지나고 나면 가계의 수입도 줄어들고 동시에 소비도 감소한다. 자녀들이 학교를 마치고 결혼을 하면서 독립하게 되고, 가구주도 일생의 절정기를 지난다. 그 이후 가구주의 연령이 60대로 넘어가 은퇴를 하고 나면 소비규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 실제로 60대 가구의 소비규모는 40대 가구의 62%, 그리고 50대 가구의 67%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에도 양면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했을 때는 모두가 부러워했고 우리도 어깨가 으쓱했다. 그러나 지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달성하고 나서는 고민이 많다. 심지어 한국이 세계에서 인구 소멸 1호국이 된다고까지 얘기되고 있다. 다이내믹하고 별난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 문제라고 해서 풀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더구나 이웃 일본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일본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한국인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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