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미래인의 시각으로 본 도요타 사태

일본 닮은꼴 한국 경제와도 연관성… 나무만 보지말고 숲을 보아야 할때
   
▲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경인일보=]이번 도요타 리콜 사태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도요타 자동차의 품질관리와 위기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사업 확장을 계속하는 가운데 품질관리가 소홀해졌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 일어난 위기관리 실패에서도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늑장 대응, 사실 부인, 뒤늦은 사과 등 위기 발생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도요타의 내부경영 잘못이 오늘의 도요타 사태를 불러왔다고 보는 관점이다. 과연 이러한 진단이 옳을까? 이 엄청난 도요타 사태가 회사 내부의 품질관리와 위기관리에 문제가 없었다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이었을까? 문제를 너무 좁게 보고 단순화시킨 단견적인 시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매사가 그렇듯 어떤 문제든 과거적인 시각보다는 미래적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과거적인 시각으로 오늘의 문제를 본다면 그 해법도 과거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 가지고서는 올바른 답이 나올 수 없다. 미래적인 시각으로 최근에 일어난 도요타 사태를 보면 그 요체는 이러하다.



첫째, 도요타는 자동차 회사이며 제조업이다. 따라서 자동차와 제조업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40%가 IT제품이다. 이제 자동차는 밤낮없이 일하는 사람들의 사무실이요, 휴식공간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도 종래와 같이 자동차는 제조업이요, 제조업은 품질관리 위주로 경영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어렵거든 차라리 제조업에서 손을 떼라고 하고 싶다.

둘째, 최근의 일본 경제를 살펴보라. 1990년대 초반 이후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년, 20년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 전체가 가라앉고 있다.

그 와중에 과거에 잘 나가던 소니가 그 위상이 많이 떨어졌고 일본항공은 법정관리로 들어가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소니와 일본항공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좀 더 크게 생각해보면 지금 일본 경제사회가 총체적으로 숱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기획기사로 '일본의 악몽: 재정파탄 시나리오'를 실은 바 있다. 이 기사는 20××년 7월 19일 밤 9시 나카조에 유타카(가명) 일본 총리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은 일본 경제의 몰락 가능성이 90%이상 된다고까지 경고했다.

셋째, 도요타 문제나 일본의 문제를 남의 문제로만 생각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도요타와 경쟁하는 우리 자동차 회사는 과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하고 있는가. 우리 대기업이 매년 요구하는 거래 중소기업의 가격조건은 너무도 문제가 많다고 한다. 약자일 수밖에 없는 하청기업을 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소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또 최근 일본경제의 부진이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며칠 전 노무라 증권에서는 지금 한국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되기 전 1980년대 후반의 일본경제와 너무도 닮았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금 일본이 겪고 있는 일이 앞으로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또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을 어떤 확실한 준비라도 하고 있는가.

결론적으로 도요타 문제는 도요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의 문제요, 일본 전체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동시에 도요타 문제는 곧 우리 자동차업계의 문제,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곧 최근에 일어난 도요타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를 미래적인 시각에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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