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천안함 침몰의 진실은 무엇인가?

'버블제트폭발' 주장 의문점 투성이… 軍비밀주의·北책임전가 불신 자초
   
▲ 김명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경인일보=]천안함의 연돌에서 화약성분이 검출되고, 해저의 모래와 자갈에서 화약흔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침몰원인이 어뢰의 버블제트 폭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 주장을 받아들이기에는 설명되어야 할 의문점들이 너무도 많다.

먼저 생존 장병 중에 버블제트로 인한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고, 물에 젖은 사람도 없고, 죽은 물고기떼와 같은 폭발 흔적이 없는 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 폭발이 있었다면 화상이나 고막파열이나 장기파열 같은 상처가 있어야 되는데 희생자들의 시신 상태나 생존자들 중 그런 상처가 한 명도 없는 점, 함미 바닥에 배가 긁힐 때 나타나는 스크래치의 흔적이 나타난 점, 스크류의 날이 안쪽으로 크게 휘어있는 점, 인양할 때 함미 밑바닥에 구멍이 뚫려서 물이 샌 점도 설명되어야 한다.

사고 다음날 희생자 가족들 앞에서 공개한 작전상황도에 보면 '최초 좌초 6.4'라고 표기돼 있는데, 해군 관계자는 그 글씨가 유족 가운데 한 명이 작전상황도를 뺏어가 임의로 써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누가 왜 그런 중대한 자료에 멋대로 그런 글씨를 썼는지, 또 군은 왜 그런 글씨가 써진 지도를 공개했는지도 함께 설명되어야 한다.



이 의문들은 군에서 몇 가지 기록만 공개하면 금방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먼저 TOD 영상 기록이 공개되어야 한다. 군에서는 9시 4분 무렵에서 9시 24분 무렵까지의 20분간만 영상 기록이 없다고 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TOD 담당 병사의 근무태만이니 그를 불러서 확인해야 한다. 다음은 교신기록이 공개되어야 한다. 군에서는 사고 당일 9시15분에서 22분까지는 군 통신망을 통해서 교신한 기록이 없다고 하는데,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 또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기록도 공개해서 천안함이 정확히 어느 위치에서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인양된 선체를 공개해야 한다.

이런 증거들이 공개되지 않은 채 조사단의 활동이 마무리되는 듯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 공격설을 기정사실화하는 태도이고, 대다수 언론들도 그런 식의 보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조사에 대한 모든 사항이 철저히 비밀에 싸여 있으니 국민들은 그저 군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꼴이다. 불필요한 혼선을 막기 위해 일부는 보안에 부친다고 하더라도 조사단의 구성이나 조사 과정이나 최소한의 진행 상황은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 온 국민에게 슬픔을 안겨준 비극적인 사건의 진상 조사를 하면서 그토록 철저히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불신을 자초하는 처사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희생 장병들을 위한 영결식에서 '국민에게 고통을 준 세력을 끝까지 찾아내서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접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고통을 준 세력'을 북한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세력은 군과 정부라고 생각한다. 이해할 수 없는 보고 지연과 구조 과정의 난맥상과 비밀에 싸인 조사과정까지 그 무엇 하나 고통을 주지 않는 부분이 없다. 명백하게 군의 위기관리에 커다란 허점이 드러났고, 군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음에도 군은 자신들의 문제를 반성하기보다 북한에 책임전가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일 북한이 버블제트 어뢰를 발사해서 침몰한 것이라면 그 또한 군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잠수정이 한미훈련중인데도 백령도 깊숙이 침투해서, 수중음향탐지기인 소나에도 걸리지 않은 채 빠르게 이동 중인 천안함을 버블제트 어뢰를 쏘아 명중시킨 후 몰래 북으로 귀환했다는 얘긴데 참으로 신출귀몰한 북의 침입에 대해 우리 해군은 왜 그토록 무기력했단 말인가? 막대한 국방비를 써서 최신예 무기들로 무장한 우리 해군이 그토록 무능하고 직무에 태만했다는 얘긴가? 만약 그렇다면 북한에 비해 그토록 전력이 뒤떨어진 군을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믿고 살란 말인가? 이처럼 도저히 믿을 수도 없고 이해도 되지 않는 사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천안함 침몰의 진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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