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글밭

농촌 미래위해 역량 모을때

   
▲ 최병재 (이천농협 이사)
二人同心其利斷金(이인동심기이단금). '두 사람이 합심(合心)하면 그 날카로움이 단단한 쇠라도 끊을 수 있다'는 말이다.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그윽하게 담긴 말씀이다. 이 말에는 풍요로움이 듬뿍 묻어 있다. 올해는 추석이 이른 편이다. 이유는 내년에 윤달이 끼어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르지 않은 일기로 인해 농부들의 마음은 촌부 이마의 주름과 같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 등 어디를 둘러봐도 개운한데가 별로 없다.

필자는 지역농협의 비상근 임원으로 2년째 활동하고 있다. 지역 농협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부족함의 소치도 많이 실감한다. 하지만 우리의 뿌리인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들의 공동이익을 대변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최근 필자가 속해 있는 이천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는 농민단체 회원들의 항의 집회가 열렸다. 농민단체 회원들의 집회가 열리게 된 이유는 농협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인 바나나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농협하나로마트의 바나나 판매를 놓고 농협과 농민단체에서는 첨예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농민단체의 주장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무차별한 수입 농산물 판매는 농협의 주인인 농민 조합원을 우선으로 생각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정체성을 망각하는 처사라고 성토한다. 또한 농협이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무분별하고 파렴치하다고 몰아가고 있다.

반대로 농협의 주장은 이렇다. 다변화하는 유통 상황에서 고객의 욕구 충족에 부응하고 원스톱 쇼핑 환경 조성으로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한 국내 생산농산물로 대체하지 못하는 품목의 수급 조절이 목적이며 여기서 얻어지는 이익금은 조합원에게 배당으로 돌아가며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과는 다르다는 나름대로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농촌의 미래에 대해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곧 다가올 여러 나라와의 FTA 체결과 같은 외적인 큰 사안부터 내적으로 산재해 있지만 다수가 외면하며 우리 모두의 직무유기가 된 여러 가지 농촌문제도 양측이 다른 시각으로 대립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농촌의 고령화로 인한 노인복지 문제, 여성 및 다문화가정 문제, 도농 교류를 통한 농산물 판매와 농촌관광 문제, 열악한 교육문화 환경 조성, 생태환경 및 유기농업을 통한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 등 선진 농촌으로 가는데 산재해있는 무수한 난제들이 모두 농협이나 농민단체가 하나로 역량을 모아 해결해 나갈 일들이다.

희망차고 역동적인 농촌의 미래를 위해 양측이 한 곳으로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농협과 농민단체는 동질성을 공유한 것은 맞지만 향기와 색깔은 언제부턴지 모르게 변색변취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러한 사소함으로 인해 대의명분을 저버리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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