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경기 안성 서운산(瑞雲山,547.4m)

고요한 산사에 초록 퍼지는 소리 귀 간질이다

송수복 기자

발행일 2012-07-06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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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지: 경기 안성 서운산(瑞雲山,547.4m)

■ 산행일시: 2012년 6월 26일 (화)

○ 산행 안내

■ 등산로

석남사~서운산 정상~서운산성~은적암~청룡사 (3시간)

중앙CC~서운산 정상~서운산성~은적암~청룡사 (3시간30분)

청룡사~좌성사~서운산 정상~은적암~청룡사 (2시간30분)

청룡사~은적암~헬기장~서운산 정상~좌성사 (2시간)

■ 교통

자가용:1. 경부고속도로 안성IC~안성 57번 지방도~서운면 산평교 삼거리~34번 국도~청룡저수지~청룡사

2. 서해안 고속도로~서평택 IC~안성시외버스터미널 안성시청 앞 원형로터리~진천방면~옥천교~원오교~개산초등학교~마둔저수지~석남사

3. 중부고속도로 진천IC~진천·성환 방면 34번 국도~청룡사

4. 중부고속도로 진천IC~진천·성환 방면 34번 국도~백곡초등교 직전 313번 지방도~배티고개~석남사

대중교통: ▲안성~청룡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25, 07:35, 08:55, 11:05, 12:25, 13:45, 15:55, 17:15, 18:35, 20:35, 21:55 출발하는 백성운수 시내버스 이용. 소요시간 30분, 1천300원. 백성운수(031-673-3456) ▲석남사 입구~안성: 장죽리에서 1일 14회 운행(06:30~21:50) 100번 시내버스 이용. 소요시간 30분, 요금 1천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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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 낮의 날씨다. 너무나도 메마른 대지는 양동이로 들이붓는 물이라도 벌컥대며 마실 기세다. 저수지 물도 바닥을 드러내어 애달픈 농부 마음이 타들어간다. 필자가 찾은 당일에도 안성의 저수지들은 바짝 말라 쩍쩍 갈라져 있거나 바닥에 한껏 초지를 형성하고 있다.

전주와 대구 그리고 안성을 일컬어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곳이라 하였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장터가 열리던 곳이었다. 올망졸망 야트막한 산들이 구릉지대를 형성하고 많은 물을 가두어 농사 짓기에도 안성맞춤이었던 이 곳도 가뭄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 산세에 비해 유난히도 많은 절터와 보물

청룡사(靑龍寺) 앞마당에 들어서니 6월의 초록빛이 그대로 내려와 법당에 머물고 있다. 맑은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 반짝이듯 영롱한 기운의 청룡사는 고려 원종 6년(서기 1265년) '대장암'이란 이름으로 창건됐다. 공민왕 13년(서기 1364년) 나옹화상이 중창하며 청룡이 상서로운 기운(瑞氣)어린 구름(雲)을 타고 내려오는 광경을 보고는 이름을 '청룡사'로 바꾸고 산 이름 또한 '서운산(瑞雲山)'이라 지었다고 전해진다. 생각보다 한적한 절집 한구석 나무그늘에 앉아 한가로이 법당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무껍질을 벗긴채 그대로 세워둔 배불뚝이 원목 기둥들이 살아 움직이듯 꿈틀대고 있는 것 같았다.

똑같은 모양이 없는 열 네 개의 기둥과 추녀를 들어올린 끝에 새겨 넣은 사천왕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무렵 꼬마 아이가 무심결에 범종을 두들기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보물 11-4호로 지정된 범종이 내는 소리다. 서기 1674년에 조성된 것으로 아직까지도 예불시간이면 이를 사용한다고 한다. 여운을 길게 남기는 소리를 마음에 두고 석가가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영상회상괘불탱화(보물 1257호)와 조상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그려진 감로왕탱화(보물 1302호) 등의 귀중한 문화재를 둘러본다.

■ 남사당패 바우덕이와 청룡사

청룡사는 예인패 남사당의 본거지이기도 하였다. 그 남사당패를 이끌던 사람이 여장부 바우덕이이다. 청룡사 사적비 오른쪽 길로 따르면 부도탑을 지나 바우덕이 사당이 있고, 그 안쪽에 바우덕이가 살던 불당골이 있다. 청룡사로 하산해 간단한 걸음으로 다녀갈 수 있기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하산하며 뒤돌아 보니 개망초가 군락을 이루어 서운산 자락을 감싸며 바람에 하늘거린다. 산 위로 어느덧 흰구름 하나가 크게 일어나더니 잿빛 구름으로 변해 하늘 가득 들썩이는 형세다. 하늘을 향해 비를 청하고 섰기를 십수분, 허망하게도 어느새 맑게 개었다.

■ 빼곡한 나무그늘은 한여름의 축복

비교적 근대 건물인 좌성사로 가는 길은 한적하다. 절의 규모도 작고 오가는 이도 별로 없는 산길이어서 걷기엔 그만이다. 더군다나 나무그늘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서 햇빛에 씩씩거릴 이유도 없으니 더할 나위없이 좋다.

여유롭게 올라도 한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의 좌성사는 침묵하듯 고요한 사찰이다. 그 흔한 독경 소리도 없다. 아쉬운 점은 이곳도 가물어 샘이 모두 말랐다는 점이다. 좌성사 대웅전 옆 길을 따라 3분만 오르면 미륵불상과 '서운정'이라는 팔각정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도 원시림처럼 우거진 나무들 덕을 톡톡히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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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불과 팔각정을 지나 능선으로 오르면 평택과 안성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가장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하는 탕흉대를 만나게 된다. 탕흉대야말로 서운산 전구간 중에서 가장 훌륭한 조망처로, 멀리는 천안까지 내려다 보이기에 꼭 거쳐가야할 구간이다.

북산리 성지로 불리는 서운산성은 신라시대에 조성된 테뫼식 토축산성이다. 해발 535m에서 460m 지점에 6~8m 높이로 만들어진 서운산성은 길이가 1천70m에 달하며 탕흉대 일대에 걸쳐 있다. 여기서 7분 남짓이면 큰 바위가 있는 서운산 정상에 닿는다.

도중에 여러 갈랫길이 나타나지만 안내 표지판만 잘보고 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안해도 된다. 이후 정상에서 석남사(石南寺)로 내려가는 방법은 주릉(동쪽)을 따르거나, 북쪽 지릉으로 내려가는 두 가지다. 주릉을 따라가다 왼편 골짜기로 내려서서 맑은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마애불을 거쳐 석남사에 이르게 된다. 이 길이 가장 대표적인 코스이긴 하나 자가용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이라면 능선에서 은적암으로 내려선 후 청룡사로 회귀하는 산행을 하도록 한다.

석남사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되어 임진왜란을 겪으며 소실된 뒤 조선 후기에 다시 세워진 사찰이다.

/송수복 객원기자

절집 거닐다 듣는 범종의 울림 운치 더해/산자락 가득 피어난 개망초 하늘거림 장관/천안까지 내다보이는 탕흉대 최고 조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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