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학교용지'분담금'과 '부담금' 사이

김민욱

발행일 2013-04-2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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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욱 / 정치부
분담(分擔)과 부담(負擔).

2음절의 짧은 단어지만 갖고 있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의미론의 범주에서 두 단어의 의미자질(semantic feature)을 들여다보면 분담은 [+나눔] [+맡음]이고 부담은 [+의무] [+책임]이다. 반대로 분담은 [-의무] [-책임], 부담은 [-나눔] [-맡음]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문장 또는 대화 속에서 나타나는 학교용지분담금과 부담금의 의미 역시 확연하다.

정확한 표현은 '학교용지부담금'이다. 현행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를 보면, 시·도지사가 학교를 증축하기 위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자에게 징수하는 경비를 학교용지부담금으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현재 이 둘은 혼용돼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 블로그 글을 보면, 5건 중 1건 정도는 학교용지분담금으로 쓰이고 있다.

행정기관에서는 현재 분담금으로 통용되고 있는 듯하다. 분담금을 내야 할 경기도와 분담금을 받아내야 할 경기도교육청 모두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분담금'으로 통일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경기도의회 중재 아래 도와 도교육청 사이에 이뤄진 학교용지 관련 합의문 역시 '분담금'으로 표기한 바 있다.
이쯤 되면, 부담금은 법률용어로 분담금은 행정용어로 각각 받아들여진다.

두 기관의 보도자료로만 판단하면 다행히 학교용지부담금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담'이 아닌 '분담'으로 인식된다. 어느 한 쪽의 의무와 책임이 강요되는 것이 아닌 나누어 맡는 '분담' 말이다.

하지만 실상황은 그렇지 않다. 도는 지난해 도교육청에 내야 할 721억원이 '부담'이라며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두 기관은 현재까지 서로 으르렁대고 있는 상황이다.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최근 두 기관에 오는 5월 6일까지 해결방안을 도출하라고 으름장을 놨다.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교집합을 찾지 못할 경우 2011년 맺어진 대승의 합의정신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두 기관은 더욱 반목할 것으로 우려된다. '분담'으로 보는 혜안이 필요한 때다.

/김민욱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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