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도심속에서 농작물 재배하면
녹지화로 인해 온난화 방지등
환경과 생태계 보호할 수 있고
웰빙생활로 건강도 다지고
자녀들과 농사 체험을 통해
가족간 유대감도 키울수 있어


최근 도시농업 열풍이 불고 있다. 주말농장이나 베란다, 옥상 텃밭, 실내정원 등을 이용해 신선 농작물을 기르는 것을 일반적으로 '도시농업(urban agriculture)'이라고 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제1차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2013~2017)'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도시텃밭 1천500㏊, 참여자 200만명 달성이라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도시근교농업 육성 등 다양한 도시농업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도시농업이 여러 형태로 활발히 이루어졌다.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영국의 얼랏먼트, 미국의 커뮤니티가든, 일본의 시민농원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이 존재한다. 유럽에서 도시농업이 가장 발달한 독일은 아이들을 위한 실습농장을 시초로 하여 독일 전역에 8천만개 이상의 도시 정원을 조성하였다. 경제적 가치만 연간 4천200만유로(약 622억원)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백악관에 텃밭을 가꾼다는 소식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시농업은 농사를 지어 농작물을 취득하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환경, 건강, 심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며 경제적 효과도 매우 높다. 첫째, 다가오는 식량위기 시대를 대비하여 도심에서도 곡물과 채소, 과일 등 농작물을 재배할 필요가 있다. 빌딩 속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직형 빌딩농장, 즉 식물공장도 도시농업의 한 형태로 대두된다. 이 개념을 도입한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딕슨 데포미어 교수는 30층 규모의 식물공장이 5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 도심 속 녹지가 온난화 방지, 공기정화, 빗물 순환 촉진 등 환경보호 기능을 한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0.74℃ 상승했다. 평균기온이 1℃ 더 상승하면 지구 생명체 중 10%가 멸종위기에 놓인다고 한다. 도시농업을 통해 도심 속 녹지를 늘려 이산화탄소와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 건물 옥상 등에 심은 식물들은 도시열섬효과 방지, 열대야 감소, 건물의 냉난방비 감축 등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다. 집안에 실내정원이나 베란다 텃밭을 만들면 공기청정기 역할도 한다.

셋째,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의 요구와 잘 맞는다. 운동부족, 인스턴트 음식 과다섭취 등으로 인해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많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물, 공기, 햇빛, 토양 등을 적절하게 투입하며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또 자기 손으로 기른 채소를 먹으면서 인스턴트 음식도 멀리 할 수 있다.

넷째, 정서함양과 교육 목적을 위해서도 도시농업이 필요하다. 녹색식물과 가까이 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다는 연구는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되었다. 사람이 식물을 돌보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된다고 한다. 씨를 뿌리고, 식물이 잘 자라도록 가꾸면서 보람과 재활의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도시농업은 삭막한 도시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줄 것이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정서함양에 큰 도움이 된다.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농업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족 간 유대감이 강해지고 책임감, 배려심, 협동심이 길러진다. 매일 먹는 농작물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직접 체험하면서 농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증진된다. 도시농업은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도시농업 기술자, 양봉관리인, 원예치료사 등 관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농업의 영역이 농촌에만 국한되지 않고 도시로 넘어온다. 교육, 문화, 의료, 관광, 환경 등 다양한 영역과 융복합하면서 농업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시대이다. 도시농업은 농업에 대한 도시민의 관심과 수요를 증대시켜 도농 간의 상생발전을 이끌 수 있다. 최근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독일 훔볼트대학과 공동연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도시농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인구도 많고 주말농장, 도시 주변 유휴지도 많은 지역이 경기도다. 경기도가 앞장서서 도시농업에 관심과 지원을 기울이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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