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보고서에도 '국립 고구려박물관 시급'

'고구려 역사 홀대'

김동필 기자

발행일 2021-04-16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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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에 위치한 고구려 문화재 63곳이 예산상 이유로 관리되지 않거나 고구려 특색이 느껴지지 않는 현대식 자재로 복원해 유적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13일 오후 포천시 반월성지에서 성곽이 무너진 채 방치돼 있는 모습. 2021.4.13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당시 문체부 의뢰 연구용역서 주장
사업비 규모 '기초단체 부담' 무리


우리나라 고대국가인 신라·백제·고구려·가야 중 고구려만 유일하게 '국립' 박물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4월14일자 1면 보도='동북공정' 남의 나라 일?…고구려만 '국립 박물관' 없다)된 상황에서 8년 전 보고서에선 국립고구려박물관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고구려박물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사업비와 상세한 전시·교육 콘텐츠를 구상하면서도 결국 실제 건립으로 이어지진 못한 것이다.

15일 경인일보가 '고구려박물관 건립기본계획'과 '고구려박물관 전시·교육콘텐츠 개발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보고서는 국립고구려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고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

두 연구 용역은 모두 문화체육관광부가 의뢰한 것으로 기본계획은 2013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김정화 교수팀이, 콘텐츠는 2014년 고려대학교 고고환경연구소 연구팀이 발표했다. 기본계획연구에선 국립고구려박물관 건립타당성을 말하고, 콘텐츠연구는 419페이지에 걸쳐 고구려콘텐츠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신라·백제·가야·마한의 역사를 다루는 국립박물관이 다수 있음에도 여전히 고구려를 주제로 하는 국립박물관이 없다"며 "고대사에 대한 균형 잡힌 인식을 갖추기 위해 국립고구려박물관 건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1990년대 이후 고구려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했지만, 이를 집약할 기구가 없어 각급 연구기관에 분산된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고구려 유물은 총 7천841점에 달한다. 이 중 전시가 가능한 유물만 1천542점이다. 이 유물들은 대부분 분산돼 일부만 전시돼있다.

연구팀이 예상한 사업비는 920억원 정도다. 시·군에서 부담하긴 무리가 있는 액수인 셈이다. 경기 북부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구려박물관 건립을 추진해봤지만, 기초지자체 입장에서 진행하기엔 금액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용역결과가 발표된 공청회 자리에서도 국립고구려박물관 건립 타당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2013년 2월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공청회 토론 자리에서는 "미래 통일 한국시대를 대비한 체계적 조사 거점기관이 필요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고구려 고분벽화는 한국문화의 원형과 가치를 온존하면서도 국제적 관심이 크지만, 국내엔 관련 기관이 없다", "고구려 연구정보를 축적할 국립박물관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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