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수요광장] 투표가 미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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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이제 3주 후면 새 대통령이 탄생한다. 앞으로 선거 판세의 변화가 있을까? 마지막 TV토론이 있고 단일화 변수와 돌출행동의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과정은 그 어느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다. 끝까지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유권자의 마음은 결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가 원하는 선거결과를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 이유를 심리학에서는 '확증편향'으로 설명한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향을 말한다. 그것이 심리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판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믿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더 강화된다. '정보의 선택적 수용이론'도 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 흡연자는 금연광고를 외면한다. 자신의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심리적 갈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는다. 자신의 생각이 다수의 의견과 다르면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고, 공개적으로 자기 의견을 밝히기를 주저한다. 부동층(浮動層)은 여기에 가깝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조상들의 유전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수렵채취시대의 사람들은 집단생활을 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면 안전과 생존에 도움되지 않는다. 의사결정도 집단의 선택에 따르면 무난하다. 이러한 속성은 대세 추종심리, 군중심리의 형태로 남아있다.

이번 대선 모두가 대한민국 미래와
자신들의 역할 심각하게 고민해야


교육수준이 낮고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 사회적 의사결정은 신뢰와 경험을 갖춘 주변 연장자(年長者)에 의존했다. 가장(家長), 교사, 종교지도자 등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가 그들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신문과 방송이 여론을 선도했다. 현재는 소셜 미디어 시대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중요하다. 누구나 SNS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고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동지'를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은 긍정적 영향력이 있다. 

 

그러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받기도 어렵다. '유튜브'가 특정 후보만 지지하는 이유다. 다른 의견은 외면하고 공격한다. 강성이 될수록 구독자 수는 증가하고 상업적 이득도 얻는다. 이른바 음향실 효과(chamber effect)에 빠진다. 방음(防音)된 음향실에서는 자신의 소리만 들린다. 여기에 공영방송이 가세하면 대단히 위험해진다.



'김건희 녹취록 보도'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유튜브' 기자가 몰래 녹음한 녹취록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방송국의 담당자는 방송의 역할이라 '확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2편을 예고한 방송국이 스스로 편성을 취소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 없이 정치적 편향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정 후보 지지자에 영합하여 청취율을 제고한다. 좌파상업주의의 전형이다. 객관성과 중립성이 강조되는 방송의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 이들은 짠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방송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음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방송은 건전 여론형성 본연 임무를
유권자는 후보 자질·능력 심사숙고
후손들 앞날위해 반드시 명심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과신한다. 그렇지만 심리학의 연구결과는 인간의 의사결정이 불합리 투성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미디어의 시대를 열었다. 불완전한 인간들에게 '유튜브'가 강요하는 일방적인 진영논리로 인하여 의견의 양극화와 사회의 분열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여기에 기본을 망각한 일부 방송이 가세하여 사람들의 성숙한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번 대선은 중요하다. 모두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방송은 건전한 여론형성과 사회통합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 역시 열린 마음으로 자신이 선택한 후보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 후손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어려워도 반드시 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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