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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
뉴욕 브로드웨이에 있었던 린디즈 (Lindy's)는 치즈케이크가 유명한 델리로 브로드웨이에 출연하는 코미디언들이 자주 들렀는데 1964년 앨버트 골드만이 뉴리퍼블릭이라는 잡지에 '린디 효과'라는 기고문에서 린디즈에서 브로드웨이 공연의 지속기간에 대하여 종종 100일 동안 공연된 작품이 100일간 더 공연되며 200일간 공연된 작품은 200일 더 공연될 확률이 더 높다는데 착안하여 이를 린디효과라 이름 지었다.

오래 된 기술일수록 더 오래 가는 법
코로나 위기 불구 회복 탄력성으로
재탄생 한다면 되레 기대수명 연장


린디 효과(또는 린디의 법칙 Lindy's law)는 기술이나 아이디어, 지식과 같이 부패하지 않는 것들(nonpershables)은 오래된 것일수록 잔존수명 또는 기대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에는 노화가 되면 될수록 기대수명은 줄어들게 되는데 반하여, 부패하지 않는 것들은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아 있는 것들은 강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어떤 기술이나 아이디어든지 나름대로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양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면 오히려 혼란이나 위기가 왔을 때 더 강해지는 반취약성(antifragile)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계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양한 위기 속에서도 더 긴 기대수명을 갖는 것들을 판별하는 가장 합당한 기준은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파레토의 법칙과도 합치하는 부분이 있는데 20%의 사람이 80%의 부를 소유하는 사회경제학적인 현상을 잘 설명하는 파레토분포와 같이 기술, 지식, 아이디어의 기대수명 분포는 파레토분포를 따르며 수학적 모형을 통하여 린디의 법칙이 잘 설명됨을 보였다. 

 

즉 오래된 기술이나 아이디어일수록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를 지혜라고도 하고, 고전이라고 하기도 한다. 결국 베토벤의 음악이 비틀즈 보다는 미래에 더 오랫동안 들려질 것이라는 것을 린디의 법칙을 통하여 유추해 볼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것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데 중요한 단서를 린디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즉 24시간 내에 사라지는 뉴스피드 보다는 성경,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 조직도 지속가능 운용 하려면
비전 등 달성위한 원칙 다시 살펴야


요사이 모두가 대학이 위기라고 하고 있다. 우선 학령인구의 감소로 많은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대학의 역사는 천년이 넘으니 린디의 법칙을 적용해 보자면 앞으로도 천년 이상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와 위기 가운데서 반취약성을 갖는 조직으로 변화된 대학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그러지 못하여 사라지는 대학들도 분명히 나오게 될 것이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 경제적으로 엄청난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회복탄력성으로 다시 살아난다면 오히려 앞으로의 기대수명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외부적인 혼란, 스트레스, 시련, 고난 등이 결코 해롭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살아남는 것들은 더 수명이 길어지게 될 것이다.

올해로 서울예술대학교가 개교 60주년을 맞게 되었다. 그간 수많은 역경을 뚫고 오늘의 대학이 되기까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반취약성을 갖게 되었다고 본다. 린디의 법칙에 따르면 앞으로 60년을 더 지속할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하게 하는 대학의 설립이념과 사명 '민족의 예술혼을 오늘에 재현하고 세계화한다'는 이념이 반취약성을 만들었다고 본다. 오래 가고자 하는 조직은 다시 한 번 조직의 사명 '존재이유', 비전 '미래의 이상', 그리고 핵심가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한 조직운용의 원칙들을 다시 살펴볼 때이다.

/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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