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수 칼럼

[윤인수 칼럼] 윤석열 정부 '진짜 민심'과 동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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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논설실장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이 오늘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나라 전체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해야 할 날이다. 윤석열 정부를 축복하고 새 정권이 이끌어 갈 대한민국에 신의 가호가 깃들기를 기원하는 국민의 한 마음이 빚어낸 에너지로 가슴 뿌듯한 그런 날 말이다. 내가 반대한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원해야, 다음 대통령을 지지한 나의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다.

아쉽게도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날의 나라 분위기는 한껏 당긴 활시위처럼 끊어질 듯 말 듯한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취임식 단 하루마저도 화합의 이완 대신 대립의 긴장으로 숨조차 쉬기 힘들다. 윤석열은 최악의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시작한다.

정적은 강력하고 무자비하다. 슈퍼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172석의 완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검수완박으로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 정권은 자신의 정권과 비교될 것이라며 마법의 거울을 세워 놓았다. 'ㄸㄸㅇ'를 '짤짤이'라 해도 철석같이 믿는 진영의 결속은 철옹성 같다. 대선 경쟁자 이재명은 분당구 수내동 현관을 나와 인천 계양산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이라 다시 외친다. 완전히 대선 2라운드다. 계양을 출마 기자회견은 지난 대선 결과만큼 정권의 절반을 갖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거대 슈퍼야당·강력한 팬덤 주군 이재명
前 정권 한 귀퉁이에서 정권 창업할 처지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초반에 자신의 권력으로 채울 정치적 여백을 누렸다. 대선 패배 후보와 전임 대통령은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어 권력의 마당을 비워주었다. 야당은 새 정부가 제대로 꼴을 갖출 수 있도록 패자의 호의를 베풀었고, 언론은 짧게나마 새정부와 대중의 허니문을 허용했다. 윤석열에겐 정권을 세울 한 치의 여백도 없다. 거대 야당과 강력한 팬덤에게 진정한 주군은 이재명이다. 새 대통령이지만 가설 천막을 세우고 전 정권 권력의 한 귀퉁이에서 정권을 창업해야 할 처지이다. 윤석열은 청와대 권력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청와대 시절의 권력은 그에게 일말의 호의도 없다.



주적의 동태도 심각하다. 북한은 물러나는 문재인을 위로하는 친서를 보내고 남북정상회담 화보집을 발간했다. 새로 등장한 윤석열 앞에서는 연일 핵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다양한 발사체를 쏘아 올린다. 자의적 판단으로 핵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발언은 명백히 윤석열 정부를 향한 경고이다. 윤석열은 휴전선 남쪽에선 정적이 핍박하고 북쪽에선 주적이 위협하는 형국에 갇혔다.

침묵의 암살자는 또 있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중국은 자국 봉쇄로 상호 보완적이고 협력적인 글로벌 경제 생태계를 초토화 시켰다. 생태계의 순환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한국 경제는 지금 위험하다.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는 서민의 주머니를 털고 국고를 축내며 민심의 분노를 키울 것이다. 정적과 주적에 갇힌 윤석열 정부의 배후에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北, 연일 핵 무력시위… 글로벌 경제위기
합리적인 정치력으로 다중위기 극복하길


오늘 윤석열은 헌법에 따라 국가 원수(元首)가 되어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된다. 검찰총장 윤석열의 위기는 검찰의 위기였다. 대통령 윤석열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다. 윤석열은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대통령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진영의 언어와 원칙에 집착한 전임 대통령의 대한민국은 행복하지 않았다. 윤석열도 자기 언어와 원칙에 구속되어선 진영의 대표로 전락한다.

윤석열이 국가원수의 언행과 정치력으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공론의 지지를 획득해 다중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란다. 절대적인 지지와 극단적인 반대의 중립지대에 나라와 국민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국민들이 있다. 민주주의 원칙과 상식에 순종하는 성스러운 배심원들이다. 지혜로운 배심 여론과 친구가 되면 성공하고 적이 되면 악몽이 펼쳐진다. 윤석열 정부에 한반도 만신(萬神)들의 가호가 깃들기를 기원한다. 오직 대한민국과 대한국인을 위해.

/윤인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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