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칼럼

[이재우 칼럼] 대한민국, 병자호란 이후 최대의 위기이다!

입력 2022-08-22 19:45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8-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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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미래학회 회장·인하대학교 교수
국제질서와 경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힘의 공백을 이용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벌써 6개월째다. 인류의 탐욕으로 촉발된 기후 변화는 전 세계에 이상 기후를 촉발하고 있다. 유럽은 전례 없는 불볕더위를 겪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른 가을장마로 국지성 폭우가 발생하여 안타까운 인명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폭우로 인한 반지하 가옥의 침수는 어려운 서민을 더욱 옥죄고 있다. 일대일로를 기반으로 패권 국가로 나아가려는 중국은 일강 체제를 위협하여 미·중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중국을 자극하여 대만의 전 해역에서 중국의 군사훈련을 촉발하였고 미·중 갈등은 동북아시아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중국 초강대국 틈바구니서
살아남기 지피지기 제대로 해야
우리자신 역량 정확한 파악 중요


위기를 직시하자!

대한민국은 현재 정치, 경제, 환경, 기후, 무역, 군사, 산업 등 전 분야에 걸쳐서 동시다발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직전에 국제정세 변화를 읽지 못해서 우리나라는 청나라의 침략을 받았다. 청의 홍타이지는 침략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었지만 조선은 국제정세를 읽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군사적인 면에서 청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결국 인조는 삼전도에서 굴욕을 당했으며 조선 백성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직전에 동북아시아는 쇠망의 길로 들어선 명과 패권을 꿈꾸던 청의 발호로 신구 세력이 첨예하게 충돌했다. 그 와중에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했던 조선의 패배는 예견된 일이었다. 작금의 세계질서는 어떠한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발흥하고 있는 중국은 패권 국가를 꿈꾸며 중국몽을 부르짖고 있다. 반대로 1차 세계대전 이후 100년의 황금기를 구가하면서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은 모든 면에서 쇠퇴의 길로 들어선 듯하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은 지는 해이고 중국은 뜨는 해일까? 초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지피지기를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판단과 대응은 나라의 운명을 갈라놓을 것이다. 정세를 제대로 판단하고 그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합리적으로 세우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국제정세 일부 요소로 판단 말고
전체적인 관점으로 판세 읽어야


복잡계 사고로 난국을 돌파하자!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복잡계 사고와 시스템 사고가 절실하다. 복잡계 사고는 대상을 전체적으로 바라다보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볼 때 대한민국 내부의 다양한 요소와 외부환경의 복잡한 요소를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외부 환경적 요소는 국제정세, 무역과 가치 사슬, 국제적 금융변동, 상대 국가의 경제력과 군사력, 외교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있을 것이다. 내부적 요소는 국내 정치지형, 국내 경제환경, 국가 경쟁력, 군사력, 비전, 갈등 등 많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다. 시스템 사고는 문제를 단선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피드백 효과를 고려한다. 또한 시스템 요소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시스템의 시간적 변화를 예측한다. 작년에 반도체 가격이 좋았으므로 올해도 반도체 가격이 계속 좋으리라 예측하는 것은 단선적 사고이다. 반도체 가격은 전반적 경기 상황, 자동차 산업, 금리, 지진의 발생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따라서 반도체 경기에 다시 피드백하여 영향을 준다. 이렇듯 국제정세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그 요소들 사이의 시간적 지연과 되먹임 효과를 고려하여 포괄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은 병자호란 직전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우리나라의 국력이 크게 성장했으며, 미국은 여전히 최강국이고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은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5%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우리 자신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국제적 힘의 균형을 정확히 파악할 때이다. 국제정세를 한 가지 요소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전체적인 관점으로 판세를 읽는 혜안을 발휘할 때이다. 미래를 읽는 좋은 방법인 복잡계 사고와 시스템 사고로 국제정세를 바르게 읽어 위기를 극복하고 난국을 타개하자!

/이재우 미래학회 회장·인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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