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인터뷰…공감] '36년 농협맨 출신'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

"친환경 급식·로컬푸드 확산 '발품'… 농어촌 먹거리 활력 키울 것"
입력 2023-06-06 19:50 수정 2023-06-07 14:09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6-07 14면

인터뷰...공감 농수산진흥원장 (1)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이 광주시 경기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내 유기농산물 판매점에 진열된 친환경 채소를 점검하고 있다. 최 원장은 임명과정에서 친환경 급식 유통 과정을 생산 단계부터 함께 했다며 "앞으로 더 자주 현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가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현장을 간 것이고 앞으로 더 자주 현장을 찾을 예정입니다."

지난 1일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을 광주시 소재 진흥원에서 만났다.

지난달 이틀에 걸쳐 농가부터 학생 식탁까지 친환경 급식이 공급되는 현장을 동행 기자(5월 25일자 1·3면 보도)와 지켜본 그는 이날도 '현장'을 강조했다.



최 원장은 "진흥원에 오기 전엔 사실 몰랐는데 친환경 학교 급식을 경기도가 주도하고 있고 학생 수나 학교 수에서 큰 규모 공공급식을 하고 있더군요. 경기도에 서울 인구를 합치면 한국 전체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사는 셈인데 이런 거대한 시장을 두고 농어촌 먹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게 진흥원입니다. 제가 원장으로 오는 과정에서 내부 업무보고가 끝나면 현장을 찾겠다고 했어요. 현장을 더 가볼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36년 '농협맨'으로 살아온 최 원장이 바라본 경기도 농어촌의 현실과 앞으로 진흥원이 해나갈 역할에 대해 묻고 답을 들어봤다.

평생 입맛, 7세 이전 결정… 아이 식습관 경험·인식 중요
'수산업 발전' 양식·내수면 어업 검토 등 어촌 소득증대
'유통플랫폼 강화' 농협과 제휴·인터넷 쇼핑몰 활성화

인터뷰...공감 농수산진흥원장 (20)


-친환경급식 현장 방문이 인상 깊었다. 취임 2달이 지나고 있는데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으로 일해본 소감도 궁금하다.


"임명 과정에서 친환경 농가를 찾았을 때 생산 현장부터 학교까지 따라가 보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지난달)농가에 가 본 것이다. 농산물 수확기에 맞춰 방문했고 직접 대파를 뽑았다. 포장해서 트럭에 실어 출하하고 배송업체가 순회 수집해 진흥원으로 농산물이 들어오는 걸 확인했다.

학교별로 중량에 맞춰 소분하고 또 전처리를 하고, 학교별로 다 분배해서 다시 이동하고. 영양사가 다시 친환경 농산물을 검수하고 조리해서 먹는 것까지 봤다. 양주 고암중 학생들과 앉아 같이 급식을 먹는데 아이들 만족도가 높더라. 여러 가지 골고루 주니 오히려 좋아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며 느낀 건 어느 하나 과정도 중요하지 않은 과정이 없다는 거였다. 농민이 땀 흘려 생산한 결과물이 전달되는데 유통구조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플랫폼 역할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처리 업체에 갔더니 원장이 이곳에 온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 현장의 고충도 직접 듣게 되니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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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급식을 유독 강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유가 있다면.


"사람 평생 입맛이 만 7세 이전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엄마 음식 맛을 그리워하는 게 그런 이유다. 사실 친환경 농산물은 모양이 예쁘지 않다. 균일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고 소위 못생긴 상품이 많다. 사람 심리가 마트에 농산물이 있으면 가장 예쁜 걸 집게 된다. 친환경 농산물은 모양이나 맛에서 다른 농산물에 경쟁력을 가지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급식이 중요하다. 현재 초등학교 90%가 친환경 농산물 급식을 한다. 아이들 머릿속에 친환경 농산물 급식을 먹었다는 인식이 심어져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성인이 돼서도 못생겼더라도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 먹거리란 게 급식을 친환경으로 먹어도 학교 끝난 뒤엔 인스턴트나 가공식품을 또 먹는다. 그런 식습관을 모두 고치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급식만이라도 친환경을 먹음으로써 소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이 성장해 소비를 할 시기가 오면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 경험에 따라 친환경 농산물에 손이 가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실제로 학교에 가보면 친환경 급식을 아이들이 다 좋아한다. 이런 중요한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다."

-'농협맨'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그 경험이 원장으로 일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농협에서 36년을 일했고 조직 기획라인에서 근무했다. 농협 전체를 바라봤다는 얘기다. 농협은 지부장도 하기 때문에 조합도 만나고 농촌을 많이 접한다. 그게 아니라도 저 자체가 농민의 자녀기 때문에 농촌과 가깝다. 농협 특징이 가장 1번으로 머리에 각인하는 게 '농민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슴 속에 농민을 넣고 일을 한다.

농민을 주인으로 두고 있는 조직에서 근무한 경험이 학교 급식이든 다른 사업이든 도움이 된다. 특히 경기도 농업, 농촌 먹거리를 찾는데 경험을 잘 녹여낼 거다. 경기도는 어업도 있다. 어업은 우리 기관이 맡은 지 얼마 되지 않고 아직 사업도 미미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현장을 다녀보려고 한다. 수산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조직 이름만(농어촌으로) 바뀐 수준이면 곤란하다. 어촌 환경도 보전하고 소득도 늘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경기도는 양식이 활성화가 되지 않은 것 같다. 경기 바다는 수도권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내수면 어업이나 이런 부분도 검토하며 수산 소득 증대에 역할을 하겠다. 현장에 가보려고 계획도 세우는 중이다."

인터뷰...공감 농수산진흥원장 (8)

-경기도 농업의 미래가 궁금하다. 다른 지역과 차별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까.


"경기도는 수도권에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경기도 농업은 아예 친환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시화로 경기도 농지 면적이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농촌이 살아 있어야 홍수조절, 산소 배출과 같은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은 학교 급식과 연계하는데 운영 체계를 안정화시켜 기반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원장으로 일하고자 직무계획을 낼 때 유통 플랫폼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썼다. 농협에 근무했기 때문에 농협과 제휴를 맺을 수 있을 것이고 인터넷 쇼핑몰 등도 활성화해 로컬푸드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 내부적으론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과거에 우리 기관이 녹지도 하고 임산도 하고 여러 가지를 했다. 이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고유 목적과 사업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야 다른 곳과 연결을 하면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차근히 파악해 연계해서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글/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은?

▲전남 나주 출생
▲광주 살레시오고·조선대 중문학과
▲농협중앙회 구례군지부장
▲농협중앙회 비서실장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농협은행 부사장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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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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