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럼피스킨병' 추가 확산 방지에 힘모아야

입력 2023-10-25 19:28 수정 2024-02-06 16:32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0-26 19면
소 바이러스병인 '럼피스킨병'이 확산세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의 한우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보고된 이후 확진사례가 매일 늘어나고 있다. 발생지역도 충남에서 경기와 충북을 거쳐 인천과 강원으로까지 확대됐다. 인천 강화군에서는 3개소 축산농가의 소 145마리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강원도 양구군의 한우농가에서도 7개월 된 암송아지가 의심증상을 보이다 최종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소에게 백신을 접종한 뒤 항체가 형성되는 향후 3주 동안 추가적인 발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축전염병은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뒤 주변 국가들로 차츰 퍼져나갔다. 2013년부터 튀르키예를 비롯해 동유럽과 러시아까지 확산되더니 2019년 이후 중국, 대만, 몽골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올해엔 네팔에서 각각 대유행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됐다. 방역당국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 발생 지역의 흡혈 곤충이 바람이나 선박을 타고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나 경로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로서는 처음 상대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라는 사실이다. 폐사율은 10% 정도지만 우리 축산농가를 초토화시켰던 구제역처럼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방역당국이 우선 이달 말까지 추가 발생 농장 10㎞ 안에 있는 소들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을 마무리하고, 백신 170만 마리분을 추가로 도입해 경기, 충남, 강원도 접경지역의 모든 소 120만여 마리에 대해서도 접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축산농가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정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아직 대응해 본 경험도 없는 전염병이어서 축산농민들이 더욱더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한덕수 총리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초동방역에 만전을 기할 것을 긴급지시한 데 이어 24일 국무회의에서도 "더 이상의 확산과 피해를 막기 위해 신속하게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나 인천시 등 지자체들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시키며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축산농민들이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상황에 놓였지만 이럴 때일수록 방역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심증상을 보이면 즉시 신고하고, 농가 차단방역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농가가 합심해야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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