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청중을 압도하는 샛별들의 하모니… 우리가 바로 '음악 영재'

입력 2024-02-20 21:1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2-21 14면

[인터뷰…공감] '유망주들의 당찬 연주' 인천시향 '영 아티스트' 3인


김나연 "지루하지 않게 연습… 강아지와 산책하며 스트레스 해소"
임하나 "추억과 애증의 곡 멘델스존… 오케스트라와 첫호흡 기대감"
이지언 "5살때 우연히 접한 첼로 매력적… 해외 협연무대도 서고파"


공감 인터뷰 인천시립교향악단 영아티스트 3인 인터뷰
지난 14일 오후 아트센터인천에서 만난 인천시립교향악단 영 아티스트 콘서트 협연자 임하나(왼쪽부터), 이지언, 김나연.

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16일 오후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개최한 '2024 인천 영 아티스트 콘서트'의 협연자로 나선 클라리네티스트 김나연(19), 바이올리니스트 임하나(15), 첼리스트 이지언(15)은 청중을 압도했다.

김나연은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2번, 임하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이지언은 엘가의 첼로 협주곡 마단조를 각각 인천시향 이병욱 예술감독의 지휘로 시향과 협연했다.



이토록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공연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연주곡의 분위기를 떠나서, 애초 '영 아티스트'(Young Artist)란 타이틀이 주는 선입견은 풋풋하다거나 발랄한 느낌을 주는 연주를 예상하게 했다. 그 예상을 모조리 깬 건 '영'(Young)이 아닌 '아티스트'(Artist)에 방점을 찍은 이들의 수려한 퍼포먼스와 풍부한 감정, 당찬 태도다.

인천시향은 인천에 연고를 둔 재능 있는 젊은 음악인을 만나고자 지난해 11월 협연자를 공개 모집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호른, 트럼펫, 하프 등 부문에서 경연을 펼쳐 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연주자들이 이번 영 아티스트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인천시향이 얼마나 까다롭게 협연자를 선정하는지 지난해에는 적격자가 없어 공연을 열지 못했다.

공연 이틀을 앞둔 지난 14일 오후 아트센터인천에서 리허설을 막 끝낸 김나연·임하나·이지언을 만났다. 음악 영재로 불리지만, 일상에선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소녀 감성이 물씬 풍길 것이란 '클리셰'가 보기 좋게 무너졌다. 이들 모두 "아이돌 가수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뭇 진지하고 열정적인 음악가들이었다.

인천의 클래식 샛별들과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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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공연처럼 큰 무대에 오른 적이 있나요.


나연 "협연 경험은 있지만, 인천시향 선생님들과 협연은 처음이라 굉장히 영광이고 설레네요."

하나 "콩쿠르나 경연도 많이 나간 편이 아니고,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건 처음이라 기대가 커요."

지언 "인천시향과 협연한 적이 있어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시 호흡을 맞춰 좋습니다."

Q.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나연 "어머니가 음악학원 원장님이어서 자연스럽게 접했어요. 많은 악기를 다뤄보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클라리넷을 만났어요. 클라리넷은 달콤하기도 하고, 통통 튀기도 하는 다양한 음색을 내죠."

하나 "7살 때 교회에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바이올린 음색이 매력적이고 독특해서 선택했습니다. 다채로운 음색이 매력적이에요."

지언 "5살 때였나 지인 집에 놀러 갔을 때 첼로가 있었는데, 장난감인 줄 알고 어머니한테 사달라고 하다가 시작하게 됐어요. 날카롭고 큰 고음을 낼 수 있는 반면 우아하고 웅장한 저음도 낼 수 있는 악기죠."

Q. 이번 공연을 어떻게 준비했나요.


나연 "베버는 중학생 때 많이 연주했던 곡이라 익숙해요. 공부도 많이 했고요. 똑같거나 지루하지 않게 연주하기 위해 음색의 변화를 중요하게 여겼어요. 까다로운 테크닉 때문에 흘러가는 음악을 놓치지 않도록 연습했습니다. 협주곡 전 악장 연주는 처음이라 집중력을 키우려 노력했어요."

하나 "사실 멘델스존은 악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을 만큼 제게 애증의 곡이에요. 그만큼 추억이 많은 곡이기도 합니다. 특히 빠른 템포의 3악장을 준비하면서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2악장을 가장 좋아해요. 3개 악장이 멈춤 없이 이어져 있어 긴 호흡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어요."

지언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연주에 반해 엘가를 골랐습니다. 보통 협주곡은 3악장 형식인데, 엘가 첼로 협주곡은 4악장으로 구성돼 조금은 부담이었어요. 전쟁이 끝난 후 만들어진 곡이라 그런지 비극적인 색채를 보여주고요. 첼로와 오케스트라가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에 주목했어요."

공감 인터뷰 인천시립교향악단 영아티스트 3인 인터뷰

Q. 연주자로서 롤모델이 있나요.


나연 "프랑스 클라리네티스트 니콜라스 발데이루를 좋아합니다. 연주자와는 별개로 좋아하는 곡은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 중 요정의 정원이에요."

하나 "좋아하는 음악가도 그때그때 다르고, 롤모델로 한 사람을 정하진 않았어요.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은 영상을 본 연주자는 제닌 얀센입니다."

지언 "첼리스트 세쿠 카네 메이슨과 솔 가베타를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연주자들은 악보를 충실히 지키면서도 작곡가의 분위기를 잘 살리는 연주를 하는 것 같습니다."

Q. 어떤 곡을 가장 자신 있게 연주할 수 있나요.


나연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를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클라리네티스트 도나토 로브렐리오가 편곡한 곡이 있는데, 그 곡을 연주할 때 굉장히 즐겁고 잘 표현할 수 있어요. 저랑 맞는 곡인 것 같아요."

하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의 느린 악장을 가장 자신 있게 연주할 수 있어요. 꾸며내지 않고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연주했을 때 좋은 소리가 나더라고요."

지언 "이번 공연 곡인 엘가 첼로 협주곡, 또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입니다. 첼로 악보에 표기돼 있지 않은 부분의 음색을 하나하나 찾고 만드는 게 자신 있어요. 해외에서 마스터클래스도 받았던 곡이기도 하고요."

공감 인터뷰 인천시립교향악단 영아티스트 3인 인터뷰

Q.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세요.


나연 "친구들이랑 놀기도 하고, 음악 들으면서 강아지랑 산책하는 걸 즐겨요. 산책할 땐 클래식보다 팝송을 많이 들어요."

하나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해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면 집 방음방(연습실)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요.(웃음)"

지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요. 어떤 요리든 다 만들 수 있어요."

Q. MBTI는.


나연 "ESTJ."

하나 "처음 했을 땐 ISTP, 두 번째 했을 땐 INTP."

지언 "INFJ."

Q. 이번 공연 후 목표가 궁금해요.


나연 "3월에 프랑스와 스위스에 가서 유학관련 시험을 치러요. 더 깊은 음악을 배우고 좋은 경험으로 더욱 성장하고 싶어요."

하나 "저의 소리를 들으면서 제가 원하는 소리를 추구하고, 그 소리를 만드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지언 "해외에서도 협연 무대에 서고 싶어요. 하고 싶은 연주를 다 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글/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김나연(19) 양은?

▲예원학교 졸업
▲서울예고 수석 입학
▲유학준비 홈스쿨링
▲이화경향 콩쿠르 1위·음악춘추 콩쿠르 1위·한국 부페 크랑폼 콩쿠르 1위
▲신한 라이브클래식 독주회·젊은이의 음악제 등 연주 경력

■임하나(15) 양은?

▲부일중학교 2학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 수학 중
▲예원챔버오케스트라 콩쿠르 2위·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 2위·음악저널 콩쿠르 3위 등 입상

■이지언(15) 양은?

▲예원학교 2학년 재학중
▲포퍼 첼로 콩쿠르 2위·구스타프 말러 프라이즈 첼로 콩쿠르 1위 및 심사위원장 특별상·안토니오 야니그로 첼로 콩쿠르 1위 및 장학금
▲금호영재콘서트·파리뮤직포럼 영 아티스트 등 연주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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