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자취방 사기 예방 '손에 손 맞잡은' 대학생들

입력 2024-03-25 19:27 수정 2024-03-25 20:0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3-26 6면

인하대 19학번 김진규씨 '계약서 안전 검토' 커뮤니티 앱 호응


올해 전월세 부탁 학생 250명 달해
등본·건축물대장 확인… 직접 방문
지난달 임대인 이중계약 적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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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자취방 전·월세 사기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인하대학교 학생이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인하대 익명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 자취방 전·월세 계약이 안전한지 검토해 주겠다는 글이 올라와 재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글을 쓴 인하대 행정학과 19학번 김진규(26)씨는 대학 후문 등에 전·월세 자취방을 구하려는 학생들을 돕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계약서 확인 등을 그에게 부탁한 학생이 250여 명에 달한다.

인하대 캠퍼스가 있는 인천 미추홀구 등을 비롯해 전국에서 전세사기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자취방 전·월세 계약을 하는 대학생들도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부동산 계약이 익숙지 않은 학생들이 수소문 끝에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법조인을 꿈꾸는 김씨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학생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안 지난해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전세사기를 당한 지인을 도운 경험을 살려 전세사기를 예방할 방법으로 전·월세 계약서 등을 확인해 주기로 했다.

김씨는 또래 학생들로부터 이메일로 전·월세 계약서를 받은 뒤 해당 주택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 등을 직접 발급받아 계약이 안전한지 판단한다. 등기부등본으로 선순위 권리관계를 파악해 '깡통전세'는 아닌지, 만약 경매로 집이 넘어갈 경우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파악한다. 주택을 불법 개조해 여러 명의 세입자를 받는 '방 쪼개기'가 의심되는 경우 직접 방문해 건축물대장과 비교하기도 한다.

지난달엔 임대인의 '이중계약'을 잡아내기도 했다. 10여 일 간격으로 같은 자취방을 계약한 학생 2명이 김씨에게 메일을 보내온 것이다. 그는 곧바로 두 학생에게 연락해 이런 사실을 알렸다.

김씨는 인하대 후문의 '불량 임대인'과 이들의 매물을 자주 중개하는 '불량 부동산중개업소'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계약에 문제가 생긴 경우엔 해당 학생이 지자체에 공인중개사와 임대인을 신고하도록 도왔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졸업한 학생들에 대해선 임차권등기 설정,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 등을 돕고 있다.

김씨는 "전세사기를 당한 지인이 한순간에 극심한 좌절을 겪고 삶의 의욕까지 잃는 것을 보고 법과 판례를 달달 외우며 홀로 공부해 도운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선후배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이런 피해를 겪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직접 돕게 됐다"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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