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재단 대표이사, 국제 구호단체 법인 이사장, 학교법인 대표이사….' 간략한 소개말을 듣는 데만 수 분이 걸렸다. 대부분 자선활동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설명을 마친 뒤에야 교인 1만여명에 복음을 전한다는 그의 본업을 들을 수 있었다. 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는 "돈이 되지 않더라도, 누군가 나서야만 하는 어려운 일들을 맡으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쑥스러운 듯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과연 그의 말처럼 2개 복지재단과 15개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는 수원중앙침례교회는 우리 사회의 누군가는 반드시 맡아야 할 일들을 도맡고 있었다. 특히 지역 내 장애인 복지 관련 활동이 두드러진다. 15년 전 출범한 교회 산하 사회복지법인 '수원중앙복지재단'은 장애인과 노인, 외국인을 위한 7개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낮에는 밀착 관리가 필요한 성인기 발달장애인들의 보호 공백을 책임지고, 단기로나마 장애인들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지원하기도 한다. 복지기관 일부는 지자체 수탁시설로 운영되는 등 지역사회로부터 지대한 공헌을 인정받고 있다. '돈 안돼도 누군가 나서야 할 일' 2개 재단·15개 기관 운영 1970년대 선구적 '장애인 사역' 종교 갈망한 이들 발걸음 1990년 구축 건물내 승강기 설치 설득 접근권 개선 '성과' 가정 내 고충 공감… '화려한 봄날' 정기적 부모 행사 마련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유서 깊은 자선활동은 1970년대로 거슬러 간다. 당시로서는 선구적으로 지역에서 장애인 사역을 시작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종교 활동을 갈망했던 장애인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게 됐다. 물론 긍정적인 입소문만 퍼졌던 것은 아니다. 정책적으로 복지 사업이 자리 잡지도 않았던 차,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고울 수만은 없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수원중앙침례교회는 자구적인 복지 정신을 굽히지 않았고, 당시 '무지개 교실'이라는 작은 돌봄교실로 시작한 장애인 복지활동은 현재 수천여명이 의지하는 복지재단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지금은 어엿한 담임목사직에 올라 있지만 젊은 시절 고 목사가 전도사로서 이곳을 처음 찾아왔던 건 운명 같은 일이었다. 일찍이 대학생 시절부터 영등포 대림동 산업단지 등에서 가방끈이 짧을 수밖에 없던 성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야학 봉사에 나서기도 했던 그였다. 그는 "신학을 전공하면서 성경에서 말하는 가르침의 본뜻이 당연히 그런 게 아닌가 싶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어려움에 부닥친 이웃에게 관심을 두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당시만 해도 사회에 흔치 않았던 장애인을 교회를 통해 처음 접하면서 감수성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한 발달장애인 가정과 겪었던 일화를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하루는 발달장애인 부모가 찾아와 소원이 있다고 하더라. 우리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본인이 장애인 아이를 두고 눈을 감을 수가 없으니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애원했다"며 "지금도 그 날 기억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50여년 지난 지금 담임목사로서 여러 장애인 복지사업을 펼치는 것은 어쩌면 그의 말처럼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교회 내부 공동체와 맞붙는 상황도 피하지 않았다. 수원에서 사역 생활을 마치고 1990년 오산침례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던 고 목사가 가장 먼저 추진한 사업은 '교회 건물 내 승강기 설치' 사업이었다. 장애인들 보호자들 고충 접할 때당신 아이는 불쌍하지 않다 '위안'본인 잘못인 양 자책… 위험 처해마음 다잡고 용기 내라 응원 이미 지어진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예산과 공정 문제로 복잡한 일이었고, 교인들과 지도 장로들까지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는 건물 구조만으로 장애인에 대한 접근을 차단해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장애인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을 전환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생각해 다방면으로 설득한 끝에 결국 추진했다. 그렇게 승강기가 설치되자 교회를 찾는 장애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이런 경험에 힘입어 고 목사는 지난 2005년 다시 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 유사한 과정을 거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고 목사는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행동으로 주변인들의 의식까지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이러한 생각을 제 '목회철학'으로 굳건히 하는 계기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렇듯 일선에서 복지를 실천해온 고 목사지만, 여전히 각각 다른 고충을 가진 발달장애인 가정을 새로 만날 때마다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장애인 보호자들이 고충을 털어놓을 때마다 고 목사는 "당신들의 아이들은 불쌍한 아이가 아니"라는 말로 위안을 전한다고 한다. 그는 "발달장애인 보호자들은 대개 일상이 워낙 고된 탓에 장애인 아이도 힘들 거라 느끼고, 이를 본인의 잘못인 양 자책하면서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어린아이 지능 수준의 장애인들이 스스로 불쌍하다고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오히려 그런 아이를 보는 엄마와 아빠의 심정을 이해해주기 위해서는 당신의 아이가 불쌍하지 않다고, 그러니 당신이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야 한다고 응원해주는 게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교회가 정기적으로 추진하는 '화려한 봄날' 행사도 이렇듯 가정 내 고충을 덜어주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교회는 10년여 전부터 매달 발달장애인 부모 수십 명의 신청을 받아 1박 2일의 국내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4시간 자녀를 돌보느라 피로가 누적된 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행사로, 이 기간에 발달장애인을 돌본 경험이 있는 성도 등 교회 내 대체인력이 아이를 돌본다. 본래 2박 3일, 3박 4일로도 추진됐던 프로그램이지만 부모가 더 오랫동안 떨어져 있으면 불안감을 호소하는 탓에 현재 체제로 갖추게 됐다. 서울 유명 관광지부터 산간, 도서 지역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 행사는 이달엔 70여명의 부모들과 함께 통영과 거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고 목사는 "단 하루만이라도 부모들이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면서 "평생 자녀들 몸 닦아주던 부모들이, 여행 프로그램 중 발을 닦아주는 서비스를 받는 순간 눈물을 쏟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금 고 목사의 시선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 사회'를 향하고 있다.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동등한 시선에서 서로를 사회인으로서 인정하는 사회가 되려면, 물론 과정에서 장애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생활권을 공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이에 그가 운영하는 대안학교와 교회는 이미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통합해 운영하는 수업과 예배를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타 지자체와 달리 도내에 존재하지 않는 맹인 대상 학교도 현재 교회가 소유한 부지에 신축을 검토하고 있다. 고 목사는 "현재 사회에서는 비장애인도 장애인을 제대로 대하지 못하는 일종의 '장애'를 겪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서로 각자가 조금씩 결함을 갖고 태어난 존재임을 인정하고 당연한 듯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꾼다"고 했다. 글/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고명진 목사는? ▲중앙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리버티신학대학원 신학 명예박사 ▲댈러스침례대학교 신학 명예박사 ▲한국교회 총연합 공동대표회장 ▲제77대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학교법인 예닮학원 이사장 ▲침례신학대학교 특임교수 ▲H-net plus 대표 ▲수원중앙복지재단 대표이사 ▲스완슨기념관유지재단 대표이사 ▲토론토 밀알교회 개척고명진 목사가 집무실에 놓인 윤동주 시인의 '서시' 中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구절을 바라보고 있다.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 겸 예닮학원 이사장이 장애인의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누군가는 나서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 겸 예닮학원 이사장이 장애인의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누군가는 나서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Have a pleasant greeny experience(즐거운 녹색소비를 경험하세요)'.탄소중립은 생활 속에서 누구든지 실천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실천해야 되는 걸까'란 질문엔 막상 답을 내놓지 못할 수 있다.우유팩 재활용 방향제를 생산하는 '스튜디오 펄피'의 하경민 대표는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작은 답을 찾게 해 준다.하 대표는 스튜디오 펄피에 대해 '그린프렌즈'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린프렌즈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며 펄피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에 긍극적으로 동감하고 업사이클링 소재를 지원해 주는 기업"이라며 "폐자원의 자원순환 역할을 하며 환경친화적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 대표는 지난해 여름까지 수입가구 업체에서 매장 디자인과 소품비치 등의 업무를 담당했었지만 직접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생각에 창업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창업에 나선 하 대표가 주목한 것은 버려지는 폐자원인 폐우유팩이었다.폐우유팩 버려져 재활용률 15%뿐실내 방향제 만들어 부가가치 창출기후에너지 강사 역할도 최선 다해 수제 종이제품 만들기가 취미였던 그는 "폐우유팩은 해외에선 고급 소재로 건축물과 생활용품 등에 많이 사용되지만 우리나라에선 제대로 분류되지 않거나 쓰레기로 버려져 재활용률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폐우유팩으로 실내 방향제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하 대표는 펄프를 집에서 직접 추출하거나 제로웨스트숍에서 구입해 피치, 레몬, 애플, 페어, 만다린 모양의 실내 방향제를 직접 생산해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해 수익까지 올리면서 업사이클산업도 충분히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그는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앞으로 바구니, 펜홀더, 사무용품 등 펄프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여기에 '기후에너지 강사'도 허 대표에게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다. 지난해 하안중학교 3학년 270여명을 대상으로 폐우유팩을 재활용하는 교육을 진행했는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직접 동아리를 결성해 폐우유팩을 수거하고 재활용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하 대표는 "직접 배운 것으로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실천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기후에너지 강사 역할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폐우유팩으로 실내 방향제를 제작하는 하경민 스튜디오 펄피 대표는 탄소중립·기후에너지 강사로 활동하며 체험을 통해 '폐자원은 쓰레기가 아닌 순환자원'이란 것을 가르치고 있다. 2023.5.1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구리시민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봄·가을 대표 잔치 '유채꽃 축제'가 '2023년 구리 유채꽃 한강예술제'로 이름을 바꿔 5월12~14일 4년 만에 화려하게 돌아온다. 이번 축제는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리며 유채꽃의 꽃말처럼 쾌활·명랑·희망의 예술제로 승화시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거리, 살 거리 등 오감을 만족시킬 풍성한 축제로 탈바꿈해 5월 한 달간 100만 상춘객을 유혹할 예정이다.다시 돌아온 구리의 봄날, 노란 물결 유채 바다와 꽃 섬으로 한강을 노랗게 물들일 그 축제의 현장을 미리 들여다본다. → 편집자 주코로나로 3년 중단·고속도로 공사 등올해 행사 축소 축제 대신 '예술제'로12~14일 한강시민공원 일원서 팡파르구리예총 산하 단체 전시·공연 마련석죽·매발톱꽃·하설초 등 꽃섬 절정첫날 '드림가요제' 포문 전국미술실기우리춤 향연·콘서트·걷기대회 등 다채오감만족 힐링명소 100만 상춘객 유혹 ■ 구리 유채꽃 축제의 유래…2000년대 초, 봄 축제 주인공으로 우뚝구리한강시민공원에 꽃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되고, 전국 지자체에서 축제 바람이 불면서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 구리시는 당시 대중적인 소재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때 생각한 것이 꽃 축제였고, 오브제를 가장 친근한 코스모스로 삼았다. 시가 토평동 한강 둔치의 돌을 고르고, 꽃밭을 만들어 첫 팡파르를 울린 때가 2000년 가을이다. 이듬해인 2001년부터는 유채 씨를 뿌려 노란 물결 축제를 열어 오늘에 이른다. 유채는 우리나라의 조선종인 흑종이 있었고, 18세기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우장춘 박사의 권유로 1960년대 제주도와 영호남 바닷가에 기름작물(유채유, 카놀라유)로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은 많은 사랑을 받는 봄꽃이자 축제의 주인공이 됐다. 기름나물인 유채는 우리말로 겨우내 움츠리고 있다가 푸릇푸릇 잘 자라 겨울 초, 제주에서는 가랏나물로 부른다.구리시 유채꽃 축제는 자연과 예술과 사람이 어울리는 친환경축제로 경기동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코로나19로 멈췄던 3년 동안과 '포천~구리~세종' 고속도로 한강 다리 공사의 영향으로 올해는 행사가 대폭 축소 운영된다. 하지만 4년 만의 부활을 축하하고 새 출발을 다지는 의미로 구리한강유채꽃축제에서 올해만 축제를 떼고 '한강예술제'란 좁은 의미의 타이틀을 달았다. 주제는 유채의 꽃말이 쾌활, 명랑, 희망이듯이 '다시 돌아온 구리 봄날, 한강을 물들이다'로 정했다.■ 유채꽃 축제 4년 만에 컴백…구리한강시민공원서 5월12~14일'2023 구리유채꽃한강예술제'는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한강시민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은 '볼거리·즐길 거리·먹거리·살 거리'로 구성했다. 구리예총 산하인 연극·국악·음악·무용·미술 단체의 전시와 공연, 연예인 홍보대사 공연·시민참여 가요제·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행사장 입구에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전통등(傳統燈)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꽃밭과 꽃길에는 2023년 봄을 영원히 간직하도록 포토존을 곳곳에 설치했다. 꽃단지에는 유채 노란 꽃바다와 꽃섬에 절정의 석죽·매발톱꽃·하설초·등심붓꽃·애기물망초·꽃잔디 등 화사한 꽃들이 봄을 만끽할 5월 100만 상춘객을 맞이한다.예술제 첫날은 전국의 젊은이들이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제9회 구리 드림가요제가 오후 3시에 첫 무대를 꾸민다. 전국 규모의 이 가요제는 세대와 계층 간의 화합과 소통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구리연예예술인협회가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음악창작소에서 지원하고 성장하고 있는 음악인의 꿈과 희망을 담은 '꿈 모아 콘서트'의 연주와 노래가 오후 5시부터 울려 퍼진다. 이어 예술제의 주인공 유채와 꽃, 나비가 타악기 연주에 맞춰 연희하는 '꽃의 노래'를 구리연극협회에서 오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펼친다. 여기에 사흘간 예술제를 알리는 전야제가 오후 8시부터 열린다. 둘째 날은 오전 10시부터 제27회 구리전국미술실기대회(구리미술협회)가 열려 경향 각지에서 참가한 예비 화가들이 한강공원 곳곳에서 솜씨를 뽐낼 전망이다.구리국악협회의 퓨전국악한마당, 구리시를 대표하는 통기타 동아리 여섯줄이야기의 7080노래 연주, 구리시음악협회의 구리시민과 함께하는 가곡의 밤, 구리무용협회의 구리시민과 함께하는 우리 춤 향연이 오후 2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무대를 이어간다. 아울러 오후 7시엔 구리 유채꽃 한강예술제의 개막을 알리는 축포가 터진다. 구리시립합창단의 개막공연에 이어 평생직장의 가수 소유미, 연분홍 사랑을 부른 나도경, 뮤지컬 배우 최승렬, 울랄라세션에서 독립한 가수 군조, 전자현악단 클라시스, 고음의 종결자이자 티어스(Tears)를 부른 소찬휘 등이 출연해 3년 만에 찾아온 유채꽃 잔치의 개막을 축하한다. 셋째 날에는 오전 9시 구리시보건소에서 주최하는 치매 극복을 위한 한마음 걷기대회를 정오까지 진행한다. 오후 3시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청춘가요콘서트가, 오후 4시부터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창과 이숙자예술단의 한국무용과 국악공연을 모은 제31회 구리국악제가 각각 열린다. 오후 7시에는 아나운서 문현아가 진행하는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케이시·노지훈·헤이걸스·나태주·박상철 등의 공연으로 3일간 예술제의 아쉬운 폐막을 알린다. 이 외에도 '2023 구리유채꽃한강예술제'에는 무대공연과 본 행사 외에 5감을 느낄 수 있는 전시와 체험을 상설로 운영한다.■ [인터뷰] 백경현 구리시장 "보고 먹고 즐기고 삶의 흥까지… '방문객 니즈' 읽고 개선해갈것"백경현(사진) 구리시장은 4년 만에 열리는 유채꽃 축제에 대해 기쁜 마음과 축소 운영에 아쉬운 속내를 전하면서도 향후 관광객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해 개선 및 확대 방침을 강조했다. 백 시장은 "모처럼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봄을 알리는 축제를 열게 돼 매우 기쁘다"며 "코로나19로 4년간 유채꽃밭을 묵힌 것도 있지만 포천·세종간 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구리한강시민공원이 예전에 비해 많이 좁아졌다. 올해는 예술제로 한 단계 내려 거행하고 내년부터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축제를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살 거리'로 구성한 배경으로 백 시장은 "놀이는 오감을 동시에 경험해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또한 이 네 가지 거리는 삶과 깊은 연관이 있다"며 "보고, 먹고, 즐기는 것은 보편적이지만, 살 거리는 사는 것(生)과 사는 것(賣)을 포함한다. 축제는 신명의 흥도 필요하지만, 삶의 흥도 필요한 것이다. 이번 예술제는 4년 만에 시민분들께 흥을 찾아주기 위해 마련한 힐링 축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백 시장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구성의 축제가 많지만 바람직한 축제를 열기 위해선 방문객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축제의 고유성을 살리면서 흥미를 유발하고 향유(享有)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축제협의회를 구성, 행사 기획부터 활동까지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 축제협의회를 중심으로 축제 프로그램을 재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리/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구리유채꽃축제가 올해에는 '구리 유채꽃 한강예술제'로 5월12~14일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 개최된다. 2018년 열린 구리유채꽃축제 현장. /구리시 제공2023 구리 유채꽃 한강예술제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행사장 입구에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전통등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각종 전시와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구리시 제공2023 구리 유채꽃 한강예술제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행사장 입구에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전통등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각종 전시와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구리시 제공
정부의 천원의 아침밥 정책 사업이 정치권에서 뜨겁다. 대학생이 1천원만 내면 학교식당에서 아침밥을 먹을 수 있게 정부와 학교가 지원하는 내용인데 고물가 시대와 맞물리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받는 정책이 됐다. 그러나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할 만큼의 효용성이 있을지를 놓고는 시각이 엇갈렸다.찬성론!2017년부터 시행, 최근 고물가에 주목 받아경제적 부담해소 도움, 학생들 필요성 입 모아경기도의회서도 "청년·고3으로 대상 넓히자"정부도 올해 지원식수 69만 → 150만 확대회의론?일부 학교는 "실제수요 적을 것" 의견"아침 등교 힘들어" 1개소당 하루 평균 17명뿐"출근만 앞당겨" 노동자 대상 더욱 부정적전면 확대 비용 막대… 기업·학교도 부담 ■ 찬성론=경기지역 정치권이 여·야 할 것 없이 합심해 천원의 아침밥 확대 추진에 나섰다. 2017년부터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아침밥 사업은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최근 고물가 등 경제난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학교 현장에서 뒤늦은 호응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천원의 아침밥이란 현 대학생에게 1천원만 내면 학교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사업으로 1식 기준 대학생 1천원, 정부 1천원, 나머지는 대학이 부담하는 구조다.뒤늦은 호응의 이면에는 외식물가 급증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물가는 지난해 5월(7.4%)부터 7%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외식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7.4% 뛰었다. 세부적으로 피자(12.0%), 김밥(10.3%), 라면(10.3%), 햄버거(10.3%), 돈가스(10.0%) 등 가격이 크게 올랐고, 지난해 연간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 10.3% 이래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그래프 참조경제상황 때문인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한 대학생들은 경제적인 부담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치권 "정책 확대해야"=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대학생 여론을 의식해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천원의 아침밥을 확대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달 들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내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도내 모든 대학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나아가 근로하는 청년과 고3 학생에게까지 사업대상을 적용하는 폭넓은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급기야 지난 17일에는 여야가 도내 참여 대학 수를 전면 확대하는 정책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정부도 나섰다. 정부가 올해 지원 식수를 당초 69만명에서 150만명으로 확대해 추가 공모를 진행하면서다. 현재 경기지역에선 가톨릭대, 경희대(국제 캠퍼스), 신한대, 한국공학대, 한국폴리텍(화성), 화성의과학대 등 총 6곳이 참여 중인데, 이를 전체 70곳으로 전면 확대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전국의 경우 총 41곳의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정책 확대 필요성에 대한 물음에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 관계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실제 필요로 하는 학생들 반응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3년째 사업에 참여 중이라는 도내 한 대학교 관계자는 "처음 아침밥 사업을 시작할 때는 식수인원이 한 학기에 6천600명분이었으나 지금은 수요가 꾸준히 늘어 1만1천명분을 넘겼고 이와 함께 제공 일수도 늘렸다"며 "특히 시험기간에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고 만족도도 높아 우리 학교는 앞으로도 계속 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론 =다만 일부 학교의 경우 실제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단 회의 섞인 시각도 있다.2017년 시범사업 단계에서부터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 중인 상명대학교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먹을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인터뷰에 응한 다수의 대학생들은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하면서도 "다만 실제로 이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3학년생 서유진(22)씨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잘 알고 있고 이용하는 학생을 본 적도 있지만 막상 이용하려면 아침에 (학교에)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안 가게 된다"고 말했다. 2학년생 맹성준(22)씨는 "맘 같아서는 주 2~3회 정도 학교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싶으나 먹을 시간이 많이 부족해 못 먹는 편"이라고 했다.천원의 아침밥을 도입한 경기지역 6개 대학에서 최근까지 제공된 식수 인원은 하루 평균 98명(4월 12일자 1면 보도)으로 나타났다. 올해 참여 대학 1개소당 해당 정책으로 하루 평균 제공된 아침식수 인원은 17명인 셈이다.이를 청년 노동자에 적용한다면 사업참여를 기대하기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출근시간만 앞당기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게 다수 직장인들의 공통 의견이다.광명에서 서울에 있는 중소기업(소프트웨어)에 다니는 이단비(34)씨는 "(직장에서 아침밥을 제공하면) 출근시간이 더 앞당겨질 것 같다"며 "점심도 아니고 아침밥에 왜 (정치권이)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직장인이고 성인이면 아침식사 정도는 알아서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한다는 전원희(29)씨도 "최근 물가가 많이 상승해 직장인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필요한 정책인 것 같다"면서도 "아침밥을 먹기 위해 일찍 출근하기는 망설여진다"고 답했다.도내 모든 대학으로 전면 확대할 경우 막대한 공적비용이 지속 투입돼야 한다는 점도 신중론을 가중시킨다. 이뿐 아니라 아침밥을 추가 제공하기 위해 학교나 기업 등지에서 필요 인력을 갑자기 늘렸다가 정책이 중단될 경우 노사갈등이 야기될 수 있는 등 사회적 비용 역시 고려해야 할 점이다.박은하 용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상을 학생으로만 한정할 경우 학교 차원에서는 사업을 지속하는데 필요한 재원이 충분히 안 걷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대학생과 비대학생간 편가르기가 일어날 수 있다"며 "학교식당을 지역사회 모두에게 개방하면 대학생, 청년노동자, 노인 등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대학교도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또 이용자가 많아지니 비용부담 절감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천원의 아침밥'사업을 시범 도입한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에서 재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균형 잡힌 삶이 곧 역량이 되는 시대이죠."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27일 오후 수원 인계동 파티움하우스 4층에서 열린 미래사회 포럼 강연자로 나섰다.김 교수는 이날 '적정한 삶'을 주제로 행복과 만족은 그저 '도구'일 뿐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살아가는 전반의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지, 행복을 단일 목표로 좇다 보면 작은 기쁨도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그는 이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삶의 균형을 갖출 것을 조언했다. 그는 "일과 삶, 성장감의 고른 균형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일과 거리가 있는 부분에서 성장감을 느끼는 게 곧 행복감으로 이어지고, 자신의 역량이 될 수 있다"고 했다.그는 이날 자신이 전공한 인지심리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내면과 행동 양태를 유쾌하게 풀어내 청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는 행복의 반대 격인 불행에 대해서도 짚었다. 이별과 같은 아픔을 겪었을 때, 속으로 풀지 말고, 소소한 행복거리를 찾을 것을 조언했다. 이를테면 좋은 음식을 먹고, 혈액 순환을 하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등의 "심리적 심폐소생술"을 해보라는 것이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27일 오후 수원파티움하우스에서 열린 미래사회포럼에서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적정한 삶, 균형 잡힌 삶이 역량이 되는 시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3.4.27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명예교수는 지역에서 소문난 '셀럽'이다. 개인의 스타성보다 '의료 활동가'로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지역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무의촌 의사에서부터 사회복지시설 의료고문,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활동가, 경기도의료원 의료원장 등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면 자신의 이익보다 먼저 투신한 의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소아청소년과의 위기에서부터 국제사회에서의 책임, 그리고 그가 바라보고 있는 희망에 대해 설명했다.'이기적 집단' 간주 시선 속 필수의료과 기피 고착화극빈층 위한 '시스터메리 치과클리닉' 필리핀 설립ADHD·난독증·자폐 장애 복합 서비스 '에듀힐 사업'국내 IT 기술 접목 '해외 의료인 훈련병원' 건립 구상 ■ 소아청소년과 위기를 말하다최근 소아청소년과 개원 의사 단체가 저출산 흐름과 고착화된 낮은 의료수가, 코로나19로 인한 진료량 급감 등을 이유로 병원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폐과'를 선언했다. 정부는 긴급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관련 대책에 나섰지만, 당장 뚜렷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말까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제61대 회장으로 활동한 배기수 교수는 이 같은 문제가 '사회병리현상 교정 시스템'의 부재에 원인을 두고 있다고 봤다.배 교수는 먼저 "전 국민 의료보험을 하면서 의료 수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어렵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과정을 밟더라도 미용관련 업계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급여를 받을 수밖에 없어 중도에 뜻을 접는 후배들이 많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배 교수는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을 쏟은 만큼 현실의 벽에 부딪힌 후배들을 많이 봤던 것도 그 자신이다. 그 때마다 후배들을 원망하기 보다는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전했다.그는 소아청소년과 전공기피현상의 급증 원인으로 저출산 뿐만 아니라 2017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사건 이후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커졌고, 그런 리스크를 안고도 최저임금으로 밤샘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찾았다. 또 감기 등 급성 감염병 진료에 의존하던 소아청소년과 의료의 구조적 한계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무엇보다 배 교수는 "이같이 소아청소년과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는 데에는 의사집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한 몫하고 있다"며 "돈만 아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차가운 시선 속에 소아청소년과뿐 아니라 필수의료과를 기피하는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소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나올까 두렵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결국 "의사와 사회구성원 모두가 뜻을 모아 필수의료과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민국 공적 책임을 말하다배기수 교수는 평생을 의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스스로 무의촌에서 근무를 자처하고 지방의 소외된 복지시설에 직접 몸을 담는 등 '활동가'의 삶을 살아왔다.배 교수는 "처음 무의촌 의사로 활동하면서 만난 인연들을 따라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활동에 많은 참여를 하게 됐다"며 "30년여간 거제도 애광원 의료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나중에 돕자가 아니라 지금 당장 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그의 활동은 국내에 국한하지 않는다. 최근 필리핀 실랑에 건립된 시스터메리 치과클리닉이 그의 작품 중 하나다. 알로이시오 봉사단 단원으로서 필리핀 마리아수녀회 기숙학교에 재학중인 극빈층 학생에게 진로지원과 건강지원을 해오던 것이 또다른 형태로 성과를 낸 것이다.배 교수는 "필리핀 출장 겸 의료봉사 때 함께한 한 치과의사가 새벽까지 진료를 하는 모습을 보고, 그 혼자서 짊어지게 할 것이 아니라 뜻이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그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책임은 어려운 시기 우리를 도운 이들에 대한 보답이자, 함께 잘사는 것이다.배 교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제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 살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폐허 속에서 우방국의 희생과 지원으로 현재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우리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머나먼 타국 땅에서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의 존재를 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필리핀은 "파병과 차관 지원 등으로 우리를 도왔던 국가인데,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더욱 열심히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희망을 말하다배기수 교수에게 정년은 퇴직이 아닌, 더 넓은 활동을 위한 통과의례였을까. 그는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서울시교육청 등과 함께 '에듀힐(가칭)' 사업을 구상하고 있고, 해외에는 국내 IT기술을 접목한 의료인 훈련병원 건립까지 먼 곳을 내다보며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에듀힐 사업은 여전히 의료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의 교육과 의료를 함께 책임지는 것으로, 학생이 없어 폐교되는 학교를 활용해 장애인들에게 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ADHD나 난독증, 자폐증과 같이 일정수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을 다루면서 더 많은 장애학생들이 사회를 구성하는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배 교수는 "우선 서울 꿈나무마을 내 도티 병원을 활용해 학습증진을 돕는 시설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지자체와 교육청, 의사들이 함께 뜻을 모아야 하는 만큼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자신의 바쁜 일상을 설명했다.아울러 필리핀 훈련병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배 교수는 "필리핀 실랑에 문을 연 치과병원은 훈련병원으로 가는 과정"이라며 "국내의 앞선 IT기술을 활용해 한국의 우수 의료진들이 필리핀 현지 의사들의 교육을 지원한다면 필리핀은 보다 빠르게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마지막으로 배 교수는 "세상에 소외된 이들이 많이 있는 만큼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면서 "뜻을 함께할 많은 분들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글/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배기수 명예교수는?▲1992~현재 사회복지법인 거제도 애광원 의료고문▲2001~2020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자문위원▲2004~현재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 이사▲2004~현재 경기도 아동학대사례판정위원회 위원장▲2011~2015 경기도의료원 의료원장▲2021~2022 제61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2011~현재 필리핀 마리아수녀회 기숙학교 학생 및 인근 주민 진료지원배기수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명예교수는 '의료 활동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에 맞게 세상에 소외된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적극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예전엔 '사회복지가 뭐지?' 했었는데 지금은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사회복지가 뭔지 직접 배우고 있죠."광명시는 일상생활 중 위기의 가구를 발견한 경우, 신속하게 제보하고 복지정보를 제공하는 무보수·명예직의 지역주민인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을 운영하고 있다.'광명수호1004'로 불리며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첨병 역할을 하는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을 말하면서 박종숙(70) 광명시 소하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을 빼놓을 수는 없다.박 위원장은 2013년까지 통장을 맡으며 통장협의회 회장까지 역임한 이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 11년째 활동하고 있다.그는 "처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이 됐을 땐 사회복지가 뭔지 전혀 몰랐다"며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런 것이 사회복지구나'라고 몸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주거환경 열악·저소득층 노인 많아"명예공무원으로 사회복지 직접 배워봉사 받기 보다 '하기 딱 좋은 나이'" 2014년 2월 서울 송파 세 모녀사건 이후 중앙정부부터 기초자치단체까지 복지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지난해 8월 수원에서도 세 모녀가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행정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발굴하는 데 명예사회복지공무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박 위원장은 "지자체의 행정복지서비스가 법 테두리 안에서 작동되는 한계를 보완하면서 사각지대의 이웃이 없도록 하는 게 명예사회복지공무원들의 역할이자 보람"이라고 귀띔했다.그가 활동하는 소하1동은 광명시에서도 저소득층 노인 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복지사각지대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이가 없어 음식을 제대로 못 먹는 노인을 위해 치과와 후원협약을 통해 틀니를 해 드린 적이 기억에 남는다"는 박 위원장은 "얼마 전엔 주민의 연락을 받고 노모와 힘들게 생활하고 있던 몸이 아픈 50대를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하고 밑반찬을 배달해 주며 안부를 살피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복지안전망"이라고 소개했다.복지사각지대의 70% 정도는 명예사회복지공무원들이 발굴하고 있지만 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라우마도 적지 않다고 설명한 박 위원장은 "후원자와 명예사회복지공무원, 그리고 지역사회가 연계돼 복지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일흔으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박 위원장은 오히려 "봉사를 받을 나이가 아니라 봉사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박종숙 광명시 소하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은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하며 실무 복지를 배운다"고 말했다. 2023.4.24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초반 전세를 순식간에 뒤집었으나, 인천지역은 피해가 막심했다. 유엔군과 한국군이 전세를 뒤집기 위해 육·해·공의 병력과 화력을 총동원하면서 상륙지 월미도는 쑥대밭이 됐고, 인천시내가 파괴됐다.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됐다.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꼽히는 군사 작전의 이면은 지역 차원에서만 간간이 다뤄질 뿐이다.전갑생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Archive Ⅱ)에서 발굴한 <사진 1>을 살펴보자. 인천상륙작전 당일인 1950년 9월15일 인천 월미도 동쪽 마을의 한 민가가 폭격을 맞아 불타고 있고, 소총을 든 유엔군 병사들은 수색 활동을 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사진 1>의 행간을 조금 더 읽어보자. 활활 타오르는 민가는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 며칠 전 월미도 일대 공습에서 대대적으로 퍼부은 화염 무기 '네이팜(Napalm)탄'의 위력을 보여준다. 집에 난 불을 꺼야 할 집주인이 사진 속에서 보이지 않는 건 폭격으로 인한 희생 또는 피난으로 섬에 살던 주민들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문이 남는다. 정말로 전쟁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을까.상륙직전 3천℃ 불바다 만드는 '네이팜탄' 투하전세 순식간에 뒤집었지만 수많은 민간인 희생인천 피해 막심했는데… 미군 부대 막사는 멀쩡전갑생 연구원 "부수적 희생", 헤이그협약 위반 ■ 단테가 그린 지옥, 월미도인천상륙작전 당시 인천지역 피해에 대해선 정부의 1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8년 '진실'로 규명한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 보고서와 미국, 프랑스 기자들이 쓴 한국전쟁 논픽션들을 종합했다. 상륙작전 닷새 전인 1950년 9월10일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미 해병대항공단 항공기들이 월미도 동쪽 지역에 세 차례에 걸쳐 95개(tank)의 네이팜탄을 투하하고, 육지를 향해 기관총을 난사했다. 유엔군은 9월13~14일 월미도와 인천항 등 시내 일대 함포사격과 공습을 감행하며 다음날 상륙을 개시한다.월미도 동쪽엔 120가구 약 600명이 사는 마을이 있었다. 당시 월미도에 주둔한 북한군 추정 병력은 미군 기록상 1천명이었다. 한국군 참전자 회고록엔 4문의 고사포와 400여명의 병력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됐다.월미도 주민 전모(당시 17세) 씨는 네이팜탄이 투하된 날 "폭탄이 떨어지자마자 불이 확 붙어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됐다"고 증언했다. 주민 유모(당시 27세)씨는 같은 날 새벽 집에서 잠자다 속옷 바람으로 뛰쳐나와 갯벌로 도망쳤다. 갯벌로 대피한 주민들은 미 항공기의 기총소사를 피하려고 서로에게 진흙을 발라줬다고 한다.공습이 잠시 멈췄을 때 돌아온 마을은 화염에 휩싸이고 있었다. 유 씨의 시아버지는 머리에 파편 2개가 박힌 채 희생됐다. 집집이 희생자의 시체를 가매장했다. 폭격이 다시 시작되자 생존자들은 불타버린 집과 희생자들을 다 수습하지도 못한 채 월미도를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월미도에서 민간인이 최소 100명 희생됐다고 결론을 내렸다.인천상륙작전 현장에 있던 프랑스 종군기자 앙리 드 튀렌(Henri de Turenne)이 쓴 당시 르포기사가 '한국전쟁통신'(2012·눈빛)에 실려 있다. 그는 월미도의 모습을 "정녕 단테가 그린 지옥이었다"고 묘사했다."항만 전체가 을씨년스런 자줏빛으로 환하게 불타올랐다. 바다와 하늘은 피처럼 검붉었다. 몇 시간 동안 끊임없이 쏘아대는 함포들이 모든 함정을 뒤흔들었다. (중략) 코세어 전투기들은 우리 전방 200m 앞 해안까지 네이팜탄을 끊임없이 퍼부었다. 그 거대한 불기둥을 치솟게 하는 포격은 어둠 속에서 험상궂게 일그러진 얼굴들을 환하게 비춰 주었다."인천시내 폭격 피해도 컸다. 전갑생 연구원이 미군 자료 등을 발굴·분석해 쓴 '인천과 한국전쟁 이야기'(2020·글누림)를 보면 인천시내 폭격은 9월7일부터 21일까지 이어져 시내 곳곳이 완전히 파괴됐다. 특히 유엔군 상륙 직전인 14일 오전 5시 55분부터 월미도와 인천 일대 59.8시간 동안 폭격 작전이 전개돼 폭탄, 네이팜탄, 기총소사가 78차례 진행됐다. 또 1000-1B 범용폭탄 100개가 투하되고 115개의 로켓 공격이 이뤄졌다. 이어 15일 오후 5시5분 로켓함 3척이 20분 동안 6천여발의 로켓을 인천으로 발사했다.이 기간 인천지역 인명 피해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전갑생 연구원이 NARA에서 발굴한 1950년 9월15일에 촬영된 <사진 2>는 건물들이 불타고 무너진 인천시내 모습 등 당시 피해 상황을 가늠하게 한다. 앞서 소개한 '한국전쟁통신'의 9월16일 르포기사를 다시 인용해본다."섬과 내륙을 잇는 인천은 여전히 연기가 치솟는 죽음의 도시였다. 담배공장은 엄청난 화염에 휩싸여 타오르고, 그 화염 기둥은 30m 높이로 치솟아 지독한 악취를 퍼트렸다. 한 청년이 끔찍한 부상을 입은 할아버지를 손수레에 싣고서 황량한 대로를 걸어 내려왔다."■ 민간인 희생은 예상됐다 인천상륙작전 직전 월미도와 인천 일대 폭격은 초토화 목적의 '전략폭격'이었다. 여러 정황상 유엔군은 월미도 일대 민간인 거주지와 인천시내 민간시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인천항은 1945년 해방 직후부터 1949년 철수하기 전까지 미군의 군수 보급 통로였고, 부평에 군수보급기지(Army Service Command 24th Corps·현 캠프마켓)가 있었다. 당시 시가지 지도와 정밀한 항공사진도 확보하고 있었다. 월미도에도 한국전쟁 전까지 미군기지가 있었다. 폭격 피해를 본 월미도 주민들은 1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에서 "동네는 완전히 무너졌지만, (전쟁 전부터 있던) 미군부대 막사는 폭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인천상륙작전은 북한군에게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유엔군과 한국군이 전세를 일거에 역전해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총공세였다.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유엔군 총사령관이 병사들에게 "늦어도 크리스마스는 고향에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 이유다.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얼마나 화력을 쏟아부었는지 낙동강 전선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데이비드 핼버스탬이 쓴 한국전쟁 논픽션 '콜디스트 윈터'(2009·살림)를 보면, 낙동강 전선을 지킨 월튼 워커(Walton H. Walker) 미8군 사령관은 "월미도와 인천에 있는 애송이들을 상대하느라 우리보다 더 많은 탄환을 썼다. 우리는 적의 지상 병력 90%를 감당하면서도 그만한 지원을 못 받았다"고 했다.인천 앞바다는 조수 간만의 차이가 심한 갯벌 지대로 상륙작전을 감행하기엔 악조건이 많았다. 월미도와 인천 시내 일대 대규모 전략폭격은 상륙작전의 '불확실성'을 모조리 제거하기 위한 '절멸 작전'이기도 했다.이 지점에서 악마의 무기라 불리는 네이팜탄 투하가 연결된다. 네이팜탄은 알루미늄, 비누, 팜유, 휘발유 등을 섞어 젤리 모양으로 만든 네이팜을 연료로 하는 무기다. 3천℃의 고열을 내면서 반지름 3m 이내를 불바다로 만든다. 전쟁역사가 아라이 신이치(荒井信一)는 '폭격의 역사'(2015·어문학사)에서 "도시 소이탄(네이팜탄) 공격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전시 생산을 지탱하는 노동력 그 자체의 직접적인 파괴"라며 "공업 노동력, 즉 생산과 관련된 민간인의 붕괴에는 노동자뿐 아니라 그 가족과 이웃을 불태워 버리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전갑생 연구원은 "유엔군은 인민군 치하에 있던 인천지역의 모든 주민을 사실상 적으로 간주했고 민간의 피해를 '부수적 희생'으로 봤다"며 "민간인은 전쟁 중 공격의 대상이 돼선 안 되는 헤이그협약 등 국제규범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사진1> 1950년 9월15일 인천 시내에서 폭격으로 부서지고 불타고 있는 건물들 옆을 주민들이 지나고 있다.(출처: NARA·RG 111-SC-B 735 348505) /전갑생 제공인천상륙작전의 핵심 상륙 지역인 인천 중구 월미도 일대 현재 모습. 폭격 피해를 본 민간인 마을 쪽에는 공원이 들어섰고 주변이 매립되는 등 상륙작전 당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사진2>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된 1950년 9월15일 월미도에서 유엔군 병사들이 소총을 들고 불타고 있는 한 민가 옆을 지나가고 있다.(출처: NARA·127-GR-25-172-A2739 001-ac) /전갑생 제공1950년 9월16일 월미도에서 네이팜탄 화상을 입은 북한군 포로. (출처: NARA·RG 319 CE B 38) /전갑생 제공
민선 8기 김경희 호는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산업 육성을 제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천시의 새로운 특산물로 부각되고 있고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미래 먹거리 '반도체'에 대한 김경희 시장의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각종 규제로 SK하이닉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천시민이 나서서 1주식 갖기운동을 전개했고 공장 증설이 가로막히자 20만 서명운동, 삭발 투쟁, 촛불집회 등 범시민적 운동을 통해 공장 증설을 이끄는 등 SK하이닉스와 이천시의 인연은 남다르다.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 규제로 2019년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이천 유치가 무산되고 정부가 발표한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지가 용인시로 결정되면서 이천시가 반도체 벨트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중심 부발읍·대월면공업지역 127만㎡ 정부 공모 신청기업협의체 구성·반도체파크 밑그림산업 육성·지원 조례 제정 등 포석이천제일고 반도체학과 신설 협약협력中企 34곳에 청년 증가 장점중부·영동고속道 사통팔달 입지"기업하기 좋은 이천 만들기 온힘" 매번 불합리한 규제로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함에도 이천시는 반도체 고장으로서의 지위를 다시 다지기 위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 편집자 주■ SK하이닉스 중심 약 127만㎡, 산업통상자원부 특화단지 지정 신청김 시장은 최근 민선 8기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미래첨단산업도시 건설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사통팔달 이천시의 교통망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미래첨단산업도시 건설을 위해 시는 지난 2월27일 경기도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가첨단전략산업 공모사업에 신청했다.공모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국가첨단전략 산업 및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 각종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특화단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3개 분야에 걸쳐 국가의 미래 먹거리가 될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통해 특화단지를 지정하게 된다.시는 산업부 공고 이후 공모 신청을 위해 산업부 설명회, 경기도 시·군 전략회의에 참여하고 반도체특위 부위원장인 송석준 국회의원과의 면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천분원과 협의를 추진하는 등 공모사업 준비에 매진해왔다. 시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부발읍·대월면 일대의 공업지역 약 127만㎡를 특화단지로 지정해 신청했다. 주변에 조성 중인 대월일반산업단지에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고 지식산업센터 등을 활용한 반도체 연구시설 유치를 통해 K-반도체 산업의 핵심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천 반도체 캐릭터 '반디' 만들고 반도체육성 지원 조례 제정산업부에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신청한 시는 이미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반도체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해 7월 경기연구원과 함께 이천시 반도체 산업실태와 지원방향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반도체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반도체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와 산업 발전을 위해 반도체 기업 협의체를 구성, 반도체파크 조성을 위한 규제개선 건의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시는 반도체 산업 육성과 본격 지원을 위한 반도체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해 반도체산업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SK하이닉스 주변에 반도체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자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특히 반도체도시란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각종 이천특산물을 형상화한 '아리, 도기, 은이' 등에 이어 '반디'란 반도체도시 캐릭터를 만들고 반도체산업의 안정적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을 우선 과제로 삼고 반도체 미래 인재 육성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시는 지난 13일 SK하이닉스, 이천교육지원청,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함께 이천제일고등학교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위한 '반도체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이천제일고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과 성공적 안착을 위한 것으로 지역의 기업과 연구기관, 교육계가 함께 전문 교육프로그램 지원, 교과과정 개설, 교육과정을 위한 실습기자재 지원 등을 맡고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김 시장은 "이천제일고등학교 반도체학과 신설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산업의 근간이 되는 인재양성을 통해 이천시가 대한민국 제일의 첨단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통팔달 교통망과 반도체 중소 협력기업, R&D사업 강점시는 세계 굴지의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위치해 있는 국내 반도체 제조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도시다. 제4차 수도권정비계획에 의한 스마트반도체벨트로 지정됐고 산업통상자원부의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벨트가 구축돼 있다.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반도체 중소 협력기업이 34개 시에 위치해 있고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ASML, AMAT, TEL, 램리서치 등의 사무소도 이천에 소재한다. 청년인구도 꾸분히 증가하고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이천시는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도시로, 현재 3개의 팹(반도체 생산공장)이 가동 중이며 우수 기술을 활용한 제품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연구소 6개 중 5개의 연구센터가 있어 R&D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조속한 성과 확보도 가능하다는 유리한 점을 갖고 있다.경기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천은 남북을 가로지르는 중부고속도로와 동서를 가로지르는 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고 서울에서 충주를 잇는 국도 3호선과 수원에서 여주를 연결하는 국도 42호선이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란 산업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 시는 광역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부발 하이패스IC 조성사업과 평택~부발 간 철도구축사업, 용인~이천 간 국지도 84호선 사업이 시급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 관련 부처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시는 이런 접근성과 선도기업과의 근접성을 바탕으로 반도체 기업들을 유치하고 기업들이 타 지역 생산시설 및 협력업체와 적극 연계·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최근에는 경강선 및 KTX중부내륙선이 개통되고 직행 좌석형 광역버스들이 개통되면서 수도권 접근성뿐만 아니라 타 지방과의 접근성도 매우 우수하다는 지리적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시는 현재 미래지향적인 도시계획 수립, 산업 집적화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 기업투자 관련 각종 규제개선 노력, 자금지원을 포함한 각종 기업지원시책 운영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시장은 "앞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이천을 만들고 튼튼한 미래산업 기반을 조성하는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세계 굴지의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이천시 제공(가칭) 이천 반도체파크 조감도. /이천시 제공반도체 통합캐릭터 '반디'.지난 13일 이천시청에서 이천 제일고 반도체 계약학과 추진 업무협약식이 열린 가운데 김경희 이천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4.13 /이천시 제공김경희 이천시장. /이천시 제공
김범일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과 현장강사팀장은 20일 오후 수원 파티움하우스에서 열린 제11기 미래사회포럼에서 '리더와 함께하는 지식재산권'이란 제목의 강연을 진행했다.이날 강의에서 김 팀장은 지식재산권의 정의와 관련 용어, 산업 변화, 현황 등을 설명하며 저작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저작권은 직접침해, 간접침해, 침해로 보는 행위, 기술적 보호조치와 무력화 행위 등이 있는데 이런 침해 행위를 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같은 형사 처벌과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사가 관련 법률로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복제물 이용 경험자 수가 946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짚으며 프로그램 정품 구입 등의 저작권 위반 방지를 위한 구체적 해결책을 안내했다.김 팀장은 "불법영화, 음악 파일 공유를 자제하고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인터넷에 올리지 않는 등의 방법은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하다"며 "신지식 재산권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술에 대한 유출 예방을 위해선 보안 강화와 계약서 검토, 보안 절차 수립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20일 오후 수원파티움하우스에서 열린 미래사회포럼에서 김범일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과 현장강사팀장이 '리더와 함께하는 지식재산권'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3.4.2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