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대신 빵집으로… 흔들리는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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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이후 입석이 금지된 카페 대신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모여 공부와 업무를 하고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2.5단계 시행 불구 곳곳에서 '꼼수'

술집 문 닫자 자취방 모여서 여흥
패스트푸드점 '노트북족' 등 빼곡
애매한 핀셋조치 '방역사각' 우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정부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했지만, 곳곳에서 꼼수가 나오면서 방역 공백이 우려된다.

술집이 문을 닫자 친구 자취방에 모여 파티를 하는 청년들이 생기는가 하면,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개인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빵집으로 향하는 이들도 생겼다.

정부는 지난 30일부터 일주일간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강력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고, 프랜차이즈형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 주문만 된다.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도 운영이 중단되며 학원은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한다.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고, 동거인끼리만 접촉을 제한하면서 확산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취지와 다르게 '꼼수'도 나날이 늘고 있다.

오후 9시 이후 음식점이 배달·포장만 가능해지면서 인근 자취방이나 오피스텔, 모텔 등 숙박시설에 모여 술을 마시며 여흥을 즐기는 일이 잦아진 것. 이를 막을 뚜렷한 방법도 없다. 고통받는 건 옆방에 사는 입주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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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국내 누적 확진자가 2만명에 육박하는 등 생활방역수칙이 강조되고 있다. 31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시청역 사거리에 '마스크가 답이다' 착용 생활운동 캠페인 문구가 설치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시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A(30)씨는 "지난 일요일 밤에 (평소에는)옆 방에서 들리지 않던 쿵쾅, 쿵쾅하는 음악소리와 웃고 떠드는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라"며 "남녀 4~5명 정도 목소리가 들리던데 찾아가서 조용히 하라고 할 수도 없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개인 카페나 빵집, 패스트푸드점으로 향하는 발길도 많아졌다. 31일 오전 11시께 인천 부평의 한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엔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노트북과 태블릿 PC를 이용해 공부와 업무를 하고 있었다.

황모(40·여)씨는 "영업직이라 현장을 방문해 관리 감독하는 외근을 마치고 노트북으로 보고서 등을 정리해야 한다"며 "카페는 갈 수 없는 상황에서 패스트푸드점 중에서도 콘센트가 있는 매장을 물색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직원은 "이틀 사이 앉아서 공부하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애매모호한 '핀셋'조치를 내놓으면서 집합금지 시설에서 제외된 곳들이 방역 사각지대로 떠오를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센터장은 "이번 대책은 특정 시설만 '콕' 집어 규제했으나 기준이 불명확하다 보니 결국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막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초기와 비교했을 때 검출량과 전파력이 5배가량 높아졌으나 독성은 떨어지면서 감염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원활히 활동할 수 있는 상황으로 확실한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동필·박현주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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