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이하 수원교구) 용인 구성성당에서 주임신부가 부도덕한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원교구가 진화에 나섰다.
27일 수원교구와 구성성당 등에 따르면 최근 수원교구는 구성성당 A 주임신부를 2년여 만에 수원교구 내 다른 성당으로 발령냈다. 주임신부 임기가 5년임을 고려하면 빠른 인사 조처인 셈이다. 이번 조처는 구성성당 신자들이 주임신부의 미심쩍은 행동을 교구 자유게시판을 통해 문제 제기에 나서며 불거졌다.
이들은 2019년 말 주임신부가 바뀌면서 성당 공사가 부쩍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공사비(시설영선비)가 2019년 1천500만원대에서 2020년 1억2천만원대로 폭증했는데 이 과정에서 견적서가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화장실 디자인 비용으로 1천330만원이 나간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 신자는 "화장실 인테리어 설계 시안에 1천330만원을 썼다는데 시안을 제출하고 이 정도 용역을 받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자들, 성당공사 비용 폭증 의구심
합동위령미사 예물 개인통장 입금
아울러 합동위령미사도 지적했다. 2020년 5월부터 매월 마지막 토요일마다 합동위령미사를 기제사 형식으로 치렀는데, 형식과 봉헌금 방식 모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 신자는 "미사 예물도 본당수입으로 처리하지 않고 주임신부 개인 명의 통장에 입금 처리했는데 이는 다른 성당에선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위령미사는 교구마다 약간씩 다른 규정을 둔다. 수원교구에선 2020년부터 '합동위령미사는 성탄·설·추석·위령의날 등 6번만 가능하다'고 규정해뒀다.
소통문제 책임 징계차원 전출에도
"회계문제 없어 개인비리 아냐" 반박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수원교구 측은 비리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수원교구 관계자는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감사 끝에 회계 관련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개인통장에 입금한 합동위령미사 봉헌금도 통장 사용 내용으로 파악해보면 본당 사목활동비로만 사용한 점을 확인할 수 있어 '개인비리'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화장실 시안은 화장실 공사라고 쉽게 보고 한 번에 시공까지 하려고 계약하려던 차에 공사가 취소되면서 문제가 생긴 걸로 파악된다"며 "합동위령미사와 신자와의 소통 문제 등 책임을 물어 징계 차원으로 보좌신부가 없는 성당으로 보냈다"고 했다.
이어 "수원교구 222개 성당 중 221개 성당에서 회계시스템을 쓰고 있고, 매년 6개 성당을 무작위로 추려 감사를 하고 있다"며 "교황께서 말씀하셨듯 경청하는 자세로 임하는 수원교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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