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특구, 골프장

[마법의 특구, 골프장.3] 맹지 논의 3분의1 '헐값'

농지보다 싼 공시지가

“아니 논의 공시지가가 골프장보다 더 비싸다니 말이 됩니까. 그럼 농민이 세금을 더 낸다는 소리잖아요. 벌어들이는 걸로 따지면 비교가 안되는데….”

경부고속도로 등 편리한 교통망으로 접근성이 뛰어나 서울 등 수도권 골퍼들에게 최고의 골프장으로 꼽히는 용인시 기흥읍 A골프장 바로 옆에 있는 농지. 이 곳에서 만난 한 농부는 논의 공시지가가 골프장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건교부가 올해 발표한 이 골프장내 토지의 공시지가는 ㎡당 7만9천원으로 2004년 7만3천원, 2003년 7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골프장 주변 논의 경우 도로가 없는 맹지인데도 불구, 올해 공시지가는 24만원으로 A골프장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땅의 지난해 공시지가는 17만원으로 지난 2003년 15만원에서 13.3%가 상승한데 이어 올해는 한꺼번에 7만원이 올라 전년대비 41.2%의 지가상승률을 기록했다.

A골프장의 전년대비 공시지가 상승률이 올해 8.22%인 것과 비교하면 주변 농지의 공시지가 상승폭이 엄청나게 컸다.
이같은 현상은 25개 골프장이 산재한 용인시 관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골프장부지 보다 주변 농지의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일이 수년째 되풀이 되고 있다.

용인시 남사면 B골프장내 토지의 경우 올해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6천원이 오른 5만8천원(전년대비 상승률 11.5%)으로 책정됐다.

반면 골프장과 접해 있는 주변 농지는 올해 공시지가는 3만3천원으로 골프장내 토지보다는 쌌지만 전년대비 지가 상승률은 50%(2004년 2만2천원)로 골프장 공시지가 상승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뛰었다.
동일한 지역의 땅을 놓고도 골프장의 공시지가가 인근 농지보다 싼 데다 인상폭도 골프장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농지의 공시지가는 가파르게 뛰는 '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농사일을 하는 마을 주민 정모(62)씨는 “소득도 보잘것 없는 농사 짓는 땅의 공시지가가 부유한 사람들이 와서 골프치는 땅의 공시지가보다 비싸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더구나 공시지가 인상폭 마저도 농지가 더 크다는 건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선 시군 관계자들은 “골프장 땅값이 농지보다 싸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공시지가 산정은 건교부에서 하는 만큼 시군에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면서 “다만 개별공시지가는 건교부의 공시지가표를 기준으로 일선 시군이 산정하지만 유독 골프장은 건교부가 직접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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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식기자

wj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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