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유산을 찾아서

[경기 문화유산을 찾아서·25] 사극 ‘동이’의 주인공 숙빈 최씨의 소령원

정사가 외면한 ‘조선의 신데렐라’
소령원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가 영면하고 있는 파주 소령원. /경기문화재단 제공

천민출신 숙종 후궁 ‘영조의 생모’
일반 능원에서 찾기 힘든 신도비
기록에는 없는 생애·인품등 새겨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피폐해졌다. 이러한 조선 후기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중흥의 기틀을 마련한 군주가 숙종이다. 그런데 일반 대중에게 숙종은 치적보다는 그의 여인들로 더 유명하다.

그는 정궁 3명과 후궁 6명을 뒀는데, 그 중에서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일찍이 드라마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고, 몇 년 전 대하사극 ‘동이’가 방영되면서 숙빈(淑嬪) 최씨(崔氏)가 세인의 관심을 새로 끌게 됐다.



숙빈 최씨는 천민 출신 무수리로 왕비가 된 인물로, 영조를 낳아 일약 신데렐라가 된 여인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그녀에 대한 정사(正史)의 기록은 소략할 뿐이다.

우리가 숙빈 최씨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파주시 광탄면 영장동에 자리한 사적 제358호 ‘파주 소령원(昭寧園)’이 그곳이다. 묘역에는 정자각과 수복방이 있고, 묘소에는 봉분을 중심으로 묘표·혼유석·상석·장명등을 배치했다. 봉분 주위에는 석양을 뒀을 뿐, 병풍석과 난간석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덤의 전방에는 망주석·문인석·석마를 각 1쌍씩 시립(侍立)케 했다. 묘역의 비각 2기 속에는 ‘숙빈최씨소령묘(淑嬪崔氏昭寧墓)’, ‘조선국화경숙빈소령원(朝鮮國和敬淑嬪昭寧園)’이라는 영조의 친필 비석이 하나씩 세워져 있다.

이 밖에도 묘역 바로 옆에는 영조가 시묘살이를 했다는 99칸의 집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묘역의 입구에는 숙빈 최씨의 신도비가 보호각 내에 세워져 있다. 숙빈 최씨에 관한 가장 상세한 기록물인 신도비에는 정사에 전혀 기록돼 있지 않은 그녀의 가계와 생애, 인품 등을 비교적 소상히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녀의 성품과 행실에 대해 “빈께서는 그 성품이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몸가짐은 현숙하고 삼가셨을 뿐 아니라 진중하고 화목하시며 온순하고 화순하시었다.… 더욱 남의 장단점을 말하기 좋아하지 않아, 옆에서 모시는 자들이 어쩌다 이런 일이 있으면 곧 꾸짖었으니 한 궁 안이 한결 같이 칭찬하였다” 등으로 칭송하고 있다.

조선 시대 제왕(帝王)과 후비(后妃)의 무덤은 ‘능(陵)’이라 하고 왕세자와 왕세자비, 왕의 사친(私親)의 무덤은 ‘원(園)’이라 일컫는다. 능원을 제외한 나머지 무덤은 ‘묘(墓)’라 칭한다.

소령원은 원래 소령묘(昭寧墓)로 불렸으나, 영조의 사친(私親)이므로 1753년(영조 29) 6월에 묘(墓)에서 원(園)으로 승격됐다. 이런 연유로 소령원에는 일반 능원(陵園)에는 일반적으로 없는 신도비가 묘역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문화유산은 역사에 현장감을 더하고, 역사 인물을 대면케 해 준다. 그리고 유적 답사는 인생사를 되돌아보고 현재 나의 삶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소령원과 더불어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묻혀 있는 서오릉(西五陵)과 대빈묘(大嬪墓)를 찾아, 3인 3색의 세 여인에 대한 나름의 재평가를 통해 자신의 삶을 다듬어 보길 권한다. 참고로 소령원은 현재 비공개로 관리 중이므로 사전예약을 해야만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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