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특별기고] 한국, 독자적 저궤도 기상위성이 필요하다

손병주 한국기상학회장
손병주 한국기상학회장
현대의 정밀한 기상예측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상관측 자료를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0년부터 적도상공 3만5천800㎞에서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 1호 위성을 통해 30년 이상 일본에 의존해왔던 기상위성관측을 자력으로 수행하게 되었고, 한반도 주변에 대한 더 많은 기상정보를 확보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을 포함한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등은 오래전부터 정지궤도 기상위성과 더불어 700~900㎞ 고도에서 운행하는 저궤도 기상위성이나 지구관측위성을 이용, 보다 많은 기상·기후정보를 수집하여 활용해 오고 있다. 위성이 남북극을 돌고 있어 극궤도 기상위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들 저궤도 위성은 정지 궤도위성에 비해 40~50배나 가까운 고도상 이점으로 황사, 미세먼지, 빙하, 해빙 및 기후변화 원인물질 등을 더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북극 해빙의 감소, 해수면 고도의 상승, 극한 기후현상을 유발하는 엘니뇨, 라니냐 현상 집중 감시는 물론 황사나 미세먼지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궤도 기상위성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위성선진국들은 위성기술의 발달에 따라 긴 파장의 장점을 활용한 마이크로파 관측 기술을 이용하여 구름 내부 또는 해상풍을 관측하거나 적외선 초분광 기술을 이용하여 대기의 고도별 온도나 습도를 추정하는 등의 특정 목적으로 저궤도 기상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저궤도 기상위성 미보유국인 우리나라는 현재 NOAA 위성, NASA 위성, EUMETSAT 위성 등 미국이나 유럽의 기상위성 선진국의 저궤도위성 자료를 무상으로 받아 기상예측 및 기후변화 감시에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의 정지궤도 기상위성의 활용을 극대화하여 예보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전 지구 기후변화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저궤도 기상위성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더욱이 선진국들은 우리나라의 기상 및 위성기술 발전에 걸맞은 독자 저궤도 기상위성을 개발하여 국제사회에 적극 기여해 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일기예보는 저궤도 위성관측과 슈퍼컴 없이는 불가하다. 그러나 향후 세 개의 저궤도기상위성 궤도 중 한 축인 새벽관측 궤도가 공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일기예보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한미우주협력회의에서 미국측은 우리나라 기상청에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관측자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 오전 관측 궤도에서 운영될 수 있는 저궤도 기상위성 개발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제안하였다. 이번 회의로 한미 양국은 기상위성의 개발과 운영, 위성자료의 활용을 위한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우주정책에 대한 양국 간 공조체계와 연구 교류를 넓혀가기로 약속하였다.

지난 세기 동안 우리나라의 기상기술은 국제사회와 개도국으로부터 협력과 지원 요청을 받을 정도로 눈부신 속도로 발전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는 발전된 기상위성개발 능력과 첨단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을 통해 저궤도 기상위성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한다. 독자적인 저궤도 기상위성 정보는 자주적인 기상의 활용은 물론 전 세계적 기후변화 감시와 기상재해 예방에 크게 기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첨병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이다.

/손병주 한국기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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