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민의 축구관람설명서·(1)U-20월드컵을 즐기는 방법]신태용호 마지막까지 '신나라 코리아'

경인일보

발행일 2017-05-19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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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민의 축구관람설명서
24개국 선수 실적보다 배움 기회
넘쳐나는 박진감 실력 향상 기대


오는 20일부터 수원과 인천을 비롯한 6개 주요도시에서 2017 국제축구연맹 20세이하 월드컵이 열전에 들어간다.

1983년 우리가 '멕시코 4강 신화'를 썼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의 현재형이다.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국가대항전이기에 당연히 애국심이 발동된다. 이기면 더 기쁘고, 패하면 더 분하다. 단 한 골로 영웅이 되거나 큰 실수 하나 탓에 멍청이로 전락하는 일이 축구에서는 허다하다.

기쁨과 슬픔, 환희와 분노가 극명하게 갈리며 그 유통기한도 짧다. 축구 소비 심리의 근저에는 '일희일비'란 네 글자가 깔려있다.

그런 성향은 토너먼트 방식 대회에서 더 짙어진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은 동메달을 따내 국민 영웅 입지를 굳혔다.

찬란한 아우라는 불과 2년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참패로 홍명보는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했다. 선수 시절부터 쌓았던 그의 명예가 산산조각 나기에는 월드컵 본선 3경기로 충분했다.

그런 소비법은 이번 U-20월드컵과 어울리지 않는다. 20세 이하 선수만 출전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프로 활동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이긴 해도 19~20세는 아직 축구를 배우는 단계다. 한국 선수단 21명 중 11명이 대학생이다. 프로 신분인 나머지 10명도 대부분 소속팀에서 선배들 어깨너머로 배우는 중이다. 다른 출전국 선수들도 비슷하다. 성인팀에 속해도 경기 출전자는 많지 않다. 쉽게 말해 이들 대부분 인턴사원 격이다.

경기 전 국가가 제창되고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할 것이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월드컵이자 국가대항전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뜨거워지거나 반대로 차가워지면 곤란하다.

24개국 출전자 모두에게 이번 대회는 실적보다 배움을 얻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도 더 재미있다. 따분한 경기를 유발하는 성인들의 결과지상주의를 온전히 배우지 못한 선수들인 덕분에 경기 내용이 훨씬 박진감 넘친다. 상대를 해하는 플레이도 적고, 스포츠맨십에 반하는 장면도 드물다.

'신태용호'의 캐치프레이즈는 '신나라 KOREA'로 결정됐다. 결과에 목숨을 걸기보다 재미있는 축구를 즐겨 달라는 기성세대의 바람이 담겼다.

좋은 결과를 남겨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낙담하거나 한국 축구의 미래가 어둡다는 식으로 비관해서는 안 된다. 잘못과 실수를 지적하면서 비판하기에는 그들 나이가 너무 아름답다.

한국이 상대할 팀도 모두 어리다. 미래의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티에리 앙리, 손흥민을 이번 대회에서 구경할 수도 있다. 물리쳐야 할 적이 아니라 진지하게 맞붙어 서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U-20월드컵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24개국 어린 선수들의 땀을 격려하고 노력을 칭찬하는 것이다.

/포포투 한국판 편집장

▶홍재민 축구전문기자 - 포포투 한국판 편집장. 현재 네이버에 축구 연재를 하고 있고 국내 축구 외에도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해외 축구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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