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재활시설 칫솔공장 '핸인핸']'손에 손잡고' 장애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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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19일 오후 인천시 동구 송림동 칫솔공장 '핸인핸'에서 유준식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직원들이 직접 만든 칫솔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前직장서 차별 당하던 한상훈씨
비장애인과 함께 어우러져 일해
체육·동아리활동에 웃음 되찾아


장애인은 일자리에서 소외당하기 일쑤다. 어렵게 직장을 얻는다고 해도 따가운 눈총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부모에 의존하거나 보호시설을 전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급 지적장애인 한상훈(34·인천 서구)씨도 그랬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특수학급을 졸업한 뒤 세차장과 식당 등을 기웃거리다 영등포의 한 라이터 공장에 취직했다.



말이 어눌하고 사교성이 부족했던 터라 따돌림을 당했고, 심지어 상급자로부터 구타도 당했다. 월 100만원 가량을 받는 조건으로 일을 했지만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법적 근거도 없이 월급을 60%만 받았다.

공장을 그만둔 한씨는 2016년 7월 지인의 소개로 인천 동구 송림동의 한 칫솔공장 '핸인핸'에 취직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이 공장은 1999년 장애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활을 돕기 위해 설립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공장 이름은 '손에 손 잡고·Hand in hand'라는 뜻이다.

장애인 39명과 비장애인 23명이 함께하는 이곳은 차별 없이 모든 직원이 어울려 일한다. 장애인들은 칫솔을 생산하고 직업훈련교사, 직업재활사들은 이들이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서적 지원을 하면서 회사를 경영한다.

약국과 편의점 납품, OEM생산으로 월 200만개의 칫솔을 생산한다. 지난해 연매출이 38억4천여만원에 달할 만큼 경영상태도 좋다.

한씨는 이곳에서 칫솔에 솔을 심는 '식모' 공정을 담당하면서 매달 157만원을 받는다.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육활동, 동아리 모임 등을 하면서 웃음을 되찾았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 핸인핸의 장애인 직원 평균 근속기간은 10년 8개월이다. 19년 동안 일한 장애인 부부 직원도 있다.

유준식 핸인핸 대표는 "중증과 경증을 따지지 않고 훈련을 통해 직무 배치가 가능하다면 일할 수 있다"며 "복지 관련 자격증이 있는 비장애인 직원들이 장애인들의 적응을 돕기 때문에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있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모두 32곳으로 고용 장애인은 904명이다.

종이컵, 종량제봉투 등 단순 조립·가공 작업 위주다. 인천시는 지난해 7월 작업 능력이 낮은 장애인의 직업훈련을 위해 남동구에 발달장애인 직업적응훈련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 종사자 인건비를 지난해 대비 4.7% 인상해 83억5천4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여건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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