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구심…회담 성과 못내면 정치적 위험 우려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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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사이의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발생한 북한 측의 강경발언에 미국 정가에서 당혹함과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의 참모들과 동맹국들에게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표시하며 압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비핵화 수위 등을 놓고 미국을 향해 비토를 하고 있는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 당혹스러운 상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NYT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성명에 놀라면서 화를 내기도 했다. 이어 지난 17일과 18일 참모들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한 지혜를 계속해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9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왜 북한의 공개 성명이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난 뒤 개인적으로 보장한 것들과 모순되는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 통화는 문 대통령이 워싱턴 방문을 3일 앞두고 이뤄졌다. 이로 인해 관측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을 불쾌해 하고 있으며,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철회할 것 같은 징후는 현재로선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그가 "모든 사람이 (내가)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자신이 너무 많이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냈다고 걱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갈망이 퇴색할 수 있다는 확신을 김 위원장에게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참모들은 우려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지분을 높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핵협정 체결 이후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97%를 해외로 반출한 것보다 더 나은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문제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참모들은 대통령이 북한 핵 프로그램 세부사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비핵화 핵심 구성요소로 반드시 주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요소를 매우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으며, 평양에서 두 차례 김 위원장을 만난 마이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비핵화와 관련한 협상에 나설 트럼프 대통령 등 행정부는 이 같은 북한과의 갈등이 새로운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최근 만나 전략을 논의한 것 또한 이 같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을 북한이 핵무기와 핵 기반 시설을 모두 포기하는 것을 담은 선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점진적 제재 완화 결과로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는 전통적 신뢰 구축 접근법을 옹호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명의 전임 대통령이 그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가 모두 실패했다면서, 자신은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미 두 정상이 비핵화에 동의하고 이를 위한 향후 6개월 간의 일정을 수립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일부 핵무기를 없애고, 핵무기 생산시설을 폐쇄하며, 북한 내에서 사찰단이 활동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 등을 합의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으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기대한다면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지프 윤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트럼프가 6개월 안에 (북한이)핵무기를 양도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것은 비현실적"이라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임 대통령들이 시도한 단계적 조치를 강요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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