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게릴라 시위대'·경찰 곳곳 충돌…中선물 동상 또 훼손

도심 곳곳 최루탄 터지고 화염병에 경찰 부상하기도…공항서도 3일째 시위

연합뉴스

입력 2019-08-12 08: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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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이 일요일인 11일에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완전 철폐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에 나섰다.

지난 6월 9일 100만 명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일어난 이후 주말시위는 이날로 10주 연속 열렸다.

시위대는 경찰의 금지에도 동시다발적인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을 대량 사용해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 초기 시민들의 요구는 송환법 반대에 집중됐다. 하지만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송환법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이후에는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등 다양한 요구로 확대되고 있다.

홍콩 언론들도 최근 들어서는 송환법 반대 시위를 '반정부 시위'로 부르는 추세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께부터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빅토리아공원 시위는 이날 경찰이 개최를 허가한 유일한 대형 집회다.

참석자들은 송환법의 완전한 철폐, 시위 강경 진압에 나선 경찰 문책, 보통선거 도입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빅토리아공원 집회를 허가하되 외부 행진은 불허했다. 경찰은 쌈써이포와 홍콩섬 동부의 거리 행진 역시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빅토리아공원에 모여든 시위대는 경찰의 불법 행동이라는 경찰의 경고에도 인근 코즈웨이베이 거리를 점거한 채 행진에 나섰다.

카오룽반도 서북쪽의 쌈써이포에서도 오후부터 수천명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에 나서 최루탄을 쏘면서 해산 시도에 나선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는 이후 전날 저녁처럼 수십∼수백명 단위로 나뉘어 침사추이, 완차이, 노스포인트 등지에서 나타나 거리를 점거했다가 사라지는 '게릴라식' 시위를 했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1997년 영국의 홍콩 주권반환을 기념하고자 중국 중앙정부가 선물한 '골든 보히니아'(Golden Bauhinia) 동상을 또 훼손하면서 강한 반중 감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골든 보히니아 동상 앞에 나타나 스프레이 페인트로 기단에 '홍콩의 해방'을 뜻하는 '광복 홍콩(光復香港)' 등의 문구를 써 놓고 사라졌다.

홍콩 시위대는 지난 4일에도 같은 행동을 한 바 있다.

아울러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는 한자와 영어로 홍콩의 독립을 뜻하는 '香港獨立 HONG KONG INDEPENDENCE'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든 이들도 눈에 띄는 등 시위대의 반중국 정서는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이날도 시위 현장에서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든 이들이 눈에 띄었다.

송환법 반대 시위 초기에는 대체로 집회가 평화로운 양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위대가 야간에 도로 곳곳을 점거하는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고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양측 간 충돌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날도 시위대가 경찰에 화염병을 던져 한 경찰관이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경찰 수장인 스테판 로 경무처장은 부상 경찰관을 위로 방문한 뒤 "타인의 신체를 심하게 다치게 하고,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폭력 행위에 대해서 경찰은 전력을 다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경찰 역시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콰이퐁 전철역까지 쫓아 들어가 역사 내부에서 최루탄을 시위대에게 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시위 현장 곳곳에서 최소 10여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과 시위대 양편에서 모두 부상자가 속출했다.

홍콩 사회가 친정부·반정부 진영으로 분열돼 양측 간에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이면서 흉흉한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 시위대를 향한 무차별 테러 사건이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이날에는 그간 홍콩 반정부 시위를 개최를 주도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살해 협박을 받고 집 대문에 붉은 페인트가 뿌려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는 외국인과 중국 본토인들에게 홍콩 시위 지지를 호소하는 공항 연좌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공항 입국장에 모인 시위대는 여러 나라 언어로 된 유인물을 나눠주면서 세계인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경찰이 현장 통제에 나서 항공권 등 여행 관련 자료를 갖춘 이들만 들여보냄에 따라 이날 오전 시위대 규모는 수십명 규모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다시 시위대가 최소 수백명 규모로 다시 늘어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