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못받은' 나노기술원 공익신고자, 극단 선택 시도

김준석 기자

발행일 2020-10-22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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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 상태로 발견… 병원 이송
가족 "병가 요청도 받아주지 않아


"공익신고자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과 보복 행위를 멈춰주십시오."

A씨는 이 메시지를 남기고 지난 20일 오후 집을 나섰다. 한국나노기술원의 공익신고자인 A씨는 이날 오후 5시15분께 의왕시 청계산 주차장 인근 자신의 차량 안에서 극단적 선택에 따른 시도를 하려다 의식이 불명확한 상태로 발견됐다.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은 지인들이 빠르게 신고한 덕분이었다.

A씨를 발견한 경찰은 곧장 병원으로 이송했고, 고비는 넘겼으나 그의 의식은 아직까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메시지에 "지난 4월 기술원과 어용 노조가 연계해 (본인)직무정지 시킨 후 한 건, 두 건 문제 제기할 때마다 조여 오는듯한 두려움과 불안감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이후 먼지 털듯이 하더니 이젠 검찰 고소를 했다. '피의자'가 되니 고통을 호소하고 도움을 청해도 관심을 가져주질 않았다"고 썼다.

과거 노조위원장을 지내면서 간부의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가 처음 부당 징계를 받은 지난 2017년 이후 현재까지 기술원으로부터 담당 업무와 관련된 여러 차례 내부 감사와 수사기관 조사 등을 받았으나 공익신고자 보호 등은 이뤄지지 않아 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2018년 기술원이 허위로 작성한 감사보고서로 중징계를 받은데 이어 현재는 검찰 고발을 당해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이 모든 조치는 자신이 평생직장이라고 여긴 기술원에서 벌어진 것이다.

21일 오후 안양의 한 병원에서 만난 A씨의 배우자는 '공익신고자의 가족'으로 사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여러 차례 병가를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지난 19일 출근했을 땐 몸이 너무 안 좋아 조퇴를 신청했는데 상급자가 '차에서 쉬라'고 했다더라"며 "남편이 무슨 잘못을 얼마나 했기에 기술원이 수년째 이렇게까지 남편을 조사하고 고발까지 하는지 중앙부처에서 낱낱이 조사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하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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