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미선 경기장애인부모연대 회장 "발달장애 청년, 일자리 마련을"

"사회 일원 소속감 느낄 수 있는 방안 고민해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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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탁미선 경기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이 발달장애인 일자리 현실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2021.4.30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

청년들이 바라보는 2021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세상이다. 심지어 있는 일자리마저도 4차 산업혁명으로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예측이 팽배하다.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갈 것인가는 질문을 마주한 건 비단 비장애인 청년만이 아니다. 발달장애인 청년들 앞에도 치열한 고민의 시간이 놓여 있다.

탁미선 경기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경제적 효율성만을 생각한다면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오는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발달장애인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데 경제적 효율성만을 고려한다면 정말 더 없어질 겁니다. 그렇기에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일자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시혜적인 지원이 아니라 발달장애인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이제는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탁 회장은 설명했다. 공급자 측면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수요자 즉 발달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파악하고 이를 직무화해 일자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의미다. 그는 "현재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간단한 임가공을 경험하게 하고 어느 정도 (직무가) 안정되면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 나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발달장애인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것입니다"고 꼬집었다.



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에 비해 불안과 긴장도가 높다. 공간과 사람이 익숙해지면 업무 능력도 향상되지만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다시 불안해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직무 경험을 하게 한 뒤 일이 맞는다면 업무를 맡겨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함께 하는 악기 연주, 그림, 노래 등 발달장애인들의 예술적 창작품을 인정하고 이를 일자리로 포함하는 방안도 있어요. 당사자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해요. 그렇다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회복하고 자존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강조했다.

탁 회장은 발달장애인들과 관련된 토론의 장이라면 빠짐없이 참석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기도의회에서 개최된 '민간합동을 통한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 정책 토론회에는 시민으로 그달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차 복지정책커뮤니티 '성인발달장애인 욕구실태조사에 따른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에는 토론자로 자리했다. 두 자리 모두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와 관련된 논의가 빠지지 않았다.

탁 회장은 정부 차원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광역 단위 즉 경기도의 정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 지원법이 지난 2015년 시행되면서 전국 17개 시·도마다 발달장애인 지원센터가 설립됐다. 경기도에서도 수원에 만들어졌는데 한 곳에서 도내 31개 시·군의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광역단위 센터는 허브 역할을 하고 지역별로 센터가 확대돼 개인별 지원은 물론 생애 주기별 지원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도는 발달장애인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아직 다른 시·도보다 (정책들이) 발전되지 않았어요. 두 차례의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경기도가 발달장애인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걸 느꼈지만 (관심이) 늦었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늦었을 때가 제일 빠르다는 말처럼 경기도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꿈꾸는 그런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고 말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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