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가 K4리그에서 재창단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 팬들은 참담한 심정입니다."
박성환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 서포터스 연합 블랙리스트 부회장은 23일 인터뷰에서 현재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최근 신상진 성남시장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성남FC가 비리의 대명사가 됐다면서 기업에 매각하거나 다른 길을 모색한다고 답한 것이 알려지며 성남의 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성남은 '대기업 후원금 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데다, 현재 리그에서 승점 18(4승6무17패)로 최하위인 12위를 기록하며 강등 위기까지 겪고 있다.
"신상진 시장 부정적 뉘앙스에
다른 이들 성남 좋게 보지 않아"
성남이 겪고 있는 일련의 상황을 보며 가장 답답한 것은 결국 팬들이다.
블랙리스트는 지난 22일 SNS 계정에 게시한 호소문에서 "우리는 성남FC가 정치권의 어용단체로 재창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땀과 목소리, 함성과 하나 됨, 역사와 자부심이 깃든 우리의 클럽은 지금 여기 우리가 서 있는 성남FC다. 우리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정치권에서 꼼수로 내놓을 어용단체는 '진짜' 성남FC가 아니다"라며 재창단을 결사반대했다.
박 부회장은 "이미 기존에 있던 팀을 없애고 K4 리그 팀을 만든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팬들이 응원하는 팀은 과거 성남 일화시절부터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성남이지 새로 생기는 성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 시장은 구단주의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성남FC가 마치 비리의 온상이라는 식으로 성남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를 계속 풍기게 되면 다른 이들이 성남을 좋게 바라볼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 부회장은 "가장 좋은 방향은 이 팀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팀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어떤 행위든 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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