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사회 변화 외치던 김동연… 내부에서는 '부글부글'

김동연 경기도지사 "조직문화 변화" 하루 만에… 도청 게시판 '하소연'
입력 2023-06-01 20:49 수정 2023-06-02 10:04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6-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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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공무원 익명 게시판 '와글와글' 캡처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 1년을 앞두고 경기도청 내부에서 "도지사님 행사 한번 하려면 진이 빠진다"는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4단계에 걸친 '옥상옥 결재' 및 잦은 일정 변경으로 대표되는 '김동연 타임' 등에 대한 공개적인 내부 비판이 나오면서, 김동연 지사의 도정 운영 스타일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행사 한 번 하려면 진이 빠진다"
익명 내부비판 글, 공무원들 공감


1일 경기도청 내부 익명게시판인 '와글와글'에는 개선을 촉구한 '위로부터 변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공무원은 "지사님 연관된 일들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사실 어렵다기보다는 지치는 것 같다"며 "일단 일정 최종 확정부터 어렵다. 예를 들어 행사일을 1월1일 10시로 보고하고 확정해 준비하면 날짜와 시간 변경이 너무 많다. 2일로 했다가 1일로 하고 11시로 했다가 14시로 하고 이런 일정 변경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더 곤란한 경우는 일정뿐만 아니라 행사관련 콘텐츠도 바꾼다는 것인데, 이런 일들이 대부분 행사일 하루 이틀 정도 전 임박해서 발생한다. 하루 만에 자료를 만들 수 있지만, 모든 팀원이 다 붙어 야근하면서 스트레스, 압박받으며 자료를 작성하게 된다. 일하기 싫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 최소한 수립된 계획에 따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업무를 진행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 글은 게시되자마자 도 내부에서 화제가 되며 많은 공감 글이 달리기도 했다. 댓글에서 한 공무원은 "지사님 모시고 행사, 회의 등을 추진하려면 1단계 내부 국·과장님 보고, 2단계 행사·회의 일정 확정, 3단계 수석님·비서실 등 검토보고, 4단계 지사님·부지사님 최종 보고. 사실 보고할 분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퇴근 시간에 이뤄지는 실·국장의 도지사 보고로 직원들은 퇴근할 수가 없다는 호소까지 이어졌다.

김 지사는 전날(5월31일)만 해도 "우리가 일하는 방법, 조직 문화를 바꿨으면 한다. 야근 안 했으면 좋겠고 보고서도 많이 줄였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지사의 방침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또 다른 공무원은 "이전 (민선7기) 도지사 때보다 오히려 훨씬 일하기 힘들어졌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대했던 직원들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집토끼부터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직격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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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0일 수원시 팔달구 노블레스웨딩컨벤션에서 열린 '제51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5.10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관성 탈피 강조' 평소 모습 무색
임기 초부터 '김동연 타임' 지적
의사결정, 실무진과 괴리 분석도


사실 이 같은 불만은 김 지사 취임 초부터 제기돼 왔다. 임기 초반 빈번한 일정 변경이 지각으로 이어져 '김동연 타임'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온 데 이어 "결정을 빨리해 달라"는 내부 요청도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는 데다, 김 지사가 강조한 '공직 관성 벗어나기'와는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경기도 공직사회가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이런 문제 지적은 실무진 외에 고위 간부들도 공감하고 있다. 경기도의 정책 결정 구조가 실·국장이 아닌, 김 지사 취임 후 새로 신설된 수석 등에 집중되면서 행정에 대한 실무진과의 괴리가 깊어졌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일을 하다 보면 불가피한 변경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다만, 그럴 때 직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처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나 이런 부분을 더 생각해 바뀌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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