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비 내려갈라" 배달비 무료 경쟁에 속타는 라이더

입력 2024-04-03 20:05 수정 2024-04-03 20:0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04 12면

쿠팡이츠·요기요·배달의민족 등
플랫폼간 이벤트에 단가하락 걱정
"수익 보전하려 운전 위험해질 것"

업체들 "시장 확대되면 되레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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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 간 경쟁 속 단가 하락이 걱정되는 오토바이 배달 라이더들. /경인일보DB

주요 배달 플랫폼 3사가 '배달비 무료'를 선언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에 나선 가운데, 현장의 배달 라이더들은 플랫폼 간 과열 경쟁의 여파가 '배달 운임료 하락'까지 불러오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경쟁의 신호탄은 쿠팡이츠가 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부터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묶음 배달'의 경우 무료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요기요는 지난달 29일 특정 업체에서 1만7천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볼 수 있는 '요기패스 X' 구독료를 기존 4천900원에서 2천900원으로 인하해 대응했다. 배달의민족도 지난 1일부터 여러 주문을 묶어 배달하는 '알뜰배달'의 배달비 무료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배달비 출혈경쟁은 지난해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의 첫 역성장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음식 서비스 온라인 총 거래액은 26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이에 배달 라이더들은 이 같은 배달비 경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배달 플랫폼들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책임이 라이더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3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에서 만난 30대 라이더 김모씨는 "애플에 표시된 배달 최저 단가도 안 지켜지는데 배달비 무료 이벤트가 길어지면 단가를 또 내릴까봐 걱정"이라며 "단가가 떨어지면 수익을 보전하려고 더 위험하게 운전하는 라이더도 많아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달비 무료 이벤트는 회사가 부담을 지고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배달라이더 운임료를 하락시키는 형태로 손해를 전가할 수 있다"며 "적정운임료 기준이 필요하다. 운임료는 배달라이더의 생계와 안전과도 직결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플랫폼 업체들은 이 같은 마케팅이 배달라이더 수익에 영향이 없고, 오히려 시장 확대 시 라이더의 수익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배달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배달비 무료로 주문이 많아지면 플랫폼은 라이더 확보 경쟁이 붙어 운임료를 올릴 것"이라며 "업체는 배달비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부담이지만 시장규모를 키우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다른 배달 업계 관계자도 "배달비는 회사에서 모두 지불하기 때문에 회사 비용이 늘어날뿐 배달라이더의 소득을 뺏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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