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특별기고]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선정 제언

인류가 지켜야 할 생명의 땅 화옹지구
영구 군사시설로 묶여 후손까지 피해
무한한 가치 가꾸고 잘 지켜 물려줘야

김성회의원 프로필사진
김성회 한반도역사문화포럼 상임고문(18대 국회의원)
국방부는 지난 2월16일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했다. 국방부가 화성시민들의 사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이번 결정은 수용하기 어렵다. 이는 수원비행장 이전 문제를 '동서 갈등' 또는 '민민 갈등'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각종 우려가 제기된다.

사시사철 온갖 꽃향기로 가득했던 아름다운 마을 매향리를 아는가?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1년부터 미공군사격장으로 사용된 이후 2005년 8월 폐쇄되기까지 54년간 한결같은 폭격과 소음으로 마을에 향기는 사라졌다. 오폭과 불발탄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이 많았지만, 극심한 소음 피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더 많았다. 이러한 아픔의 땅은 이제 세계적인 평화의 상징이 되어 다시금 꽃을 피우고 있다.

화옹지구, 즉 화성호와 남양만은 인류가 지켜야 할 생명의 땅이다. 경기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자연 해안선과 갯벌이 살아있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조류만 18종이 서식하며 도요 물떼새 2만~3만 마리가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생태 공간이다. 해양수산부와 화성시가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습지 지정을 추진하는 곳이다.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자연유산이며 자연과 사람이 누려야 할 생명의 터전이다. 화성뿐 아니라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이며 인류의 자산이다.



국방부는 생명과 평화를 파괴하는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군공항 피해의 실질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고통 전가, 갈등 조장의 방식을 버리고 진정한 상생 발전을 위한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군공항 폐쇄와 분산 배치도 한 방법이다.

수원 군공항 이전은 수원비행장 인근지역과 이전 예정지로 거론되고 있는 화옹지구 일부 지역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화성시라는 공간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시민에게 영향을 끼치는 지역공동체의 공동 관심사다. 군 공항의 특성상 보상 기준에 따른 직접 피해지역은 차치하더라도 보상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직·간접 피해를 받는 지역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수원 군공항은 국가안보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수원, 안산, 군포, 화성, 오산에는 소음피해와 고도제한에 따른 재산권 침해는 물론 해당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수원시와 화성시의 일부 주민만이 소음피해 배상을 받고 있으나 아무런 보상도 없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지역이 이보다 몇 배 많은 것이 현실이다.

화성시민의 한 사람으로 수원 군공항의 이전이 화성시의 현재와 미래에 끼칠 영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수원 군공항의 화성시 이전은 '화옹지구'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화성호에 인접한 우정, 장안, 팔탄, 서신, 송산, 마도, 남양, 향남 지역 모두 직·간접 피해를 받을 것이며 그 피해 범위는 더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군 공항의 화성 이전은 수원 군공항과 충남 서산의 군공항 주변을 위성사진으로 확인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이전지역은 영구 군사시설로 묶이고 그 피해는 우리 세대가 아닌 50년 또는 100년 후의 미래세대가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바다를 간척해 화옹지구를 만든 결과, 바다가 갖고 있던 무한한 경제적 가치를 상실하고 삶의 터전을 잃었다. 무엇보다 단순 논리로 군 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면, 도시의 모든 혐오시설은 우정, 장안, 서신, 송산, 마도 등으로 이전하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현재의 우리는 이 땅의 주인이 아니며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뿐이다. 화성호 주변은 '못 쓰는 땅'이 아니다. 이 땅의 무한한 가치를 우리 스스로 헐뜯지 말고 삶의 터전으로 가꾸고 지켜, 미래의 후손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물려주어야 한다.

/김성회 한반도역사문화포럼 상임고문(18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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