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칼럼

[이재우 칼럼] 생태계 변화와 미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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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미래학회 회장·인하대학교 교수
인류에게 장기적이고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변화가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이다. 올봄에는 목련, 산수유, 진달래, 벚꽃 등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개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갠지스 삼각주는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서벵골주에 걸쳐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삼각주이고 비옥한 저지대이다. 기후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의 마을들이 대규모로 물에 잠기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북미지역에서 벌과 나비 등이 급감한다는 연구 결과가 전해지고 있으며 올봄에 우리나라에서도 약 78억 마리의 꿀벌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꿀벌군집붕괴 현상으로 알려진 꿀벌 개체의 감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꿀벌은 인간 재배 작물의 약 30%의 수분을 담당하며 인류가 소비하는 주요 100대 작물 중 71개가 꿀벌의 수분에 의존한다. 꿀벌 개체의 감소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지만 지구 온난화에 의한 생태계 교란이 큰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이례적으로 빠른 진행
온대성 한반도, 아열대성으로 변해
생태계 바뀌며 동식물에도 큰 변화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변화는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자명해졌다. 최근 지구 온난화는 지질학적 시간 연대에서 매우 짧은 시간 동안에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인류의 산업발전에 따른 화석연료의 지나친 사용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개인 입장에서 지구 온난화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깨닫기 어렵다. 30년 전보다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0.5℃ 상승했을 때 사람들은 30년 전의 기온 상태를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는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있으며 실제 진행 중인 중대한 위기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는 더욱 체감하기 어렵다. 기후변화가 한반도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가장 큰 변화는 온대성 기후인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는 것이다. 난대성 기후가 되면 한반도에 서식하는 토종 생물 종에 큰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기온의 상승은 우리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작물의 생산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쌀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양 생태계의 변화로 현재 많이 소비하고 있는 해산물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약 19%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식량 수급에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물론 아열대 작물의 재배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작물의 생산이 늘어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농작물의 감소를 초래하여 우리의 식단도 변할 것이다.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면서 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서 강의 범람과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가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숫자가 많아지고 강력한 태풍의 발생이 빈번하여 태풍에 의한 자연재해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기온의 변화는 동식물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제주도나 남해안 지방에서 벌써 식생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고산지대의 고산 침엽수의 떼죽음이 속속 보고되고 있으며 수목 한계선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난대성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한계선이 더 북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래 식물과 동물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큰입배스나 뉴트리아나 등과 같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동물들은 수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다가감으로써 애완 동식물에 대한 수입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법적으로 들여오는 외래 동식물은 생태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곤충의 서식 환경변화는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식물을 수분시키는 곤충의 변화는 농작물의 재배에 큰 영향을 준다. 반면 병해충의 유입은 농작물의 수확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 휴전선 일대에 머물고 있는 말라리아 모기는 수도권으로 확산되어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농작물 생산 줄고 자연재해 늘어나
'과학적·인문학적 탐색' 병행돼야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 대해서 몇 가지 열거했지만 사실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기후와 생태계는 서로 맞물려 있고 그 영향을 받는 생물종들이 많기 때문에 생태계 변화는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조망해야 하는 전일적인 문제이다. 생태계의 변화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일적 관점에서 생태계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생태계 변화는 인간과 사회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과학적 탐색과 인문학적 탐색이 병행되어야 하는 대표적인 문제이다.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생태계의 미래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재우 미래학회 회장·인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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