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교수 |
미국의 유례 없었던 기준금리 인상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 만만치 않아
한은 '세차례 연속 인상' 기록 갱신
미 연준이 지난 6월에 이어 7월 하순에 물가를 잡기 위해 단행한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 0.75%)의 기준금리 인상은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이러한 금리정책 결정에 모든 이가 우려하고 있다. 이는 28년 만의 일로 1994년 이후 초강수의 스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금리 정책은 대부분 순차적으로 베이비 스텝 0.25%, 빅스텝 0.50%, 그리고 아주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취할 수 없는 조치가 바로 자이언트 스텝이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경기 침체나 둔화의 주범인 시중에 넘쳐나는 '돈(Liquidity, 유동성)'에 대한 해결책과 실마리로, 덜 위험하면서 안전한 예금으로 몰리게 해 인플레이션을 막고 유동 중인 돈을 묶어 과잉 소비를 줄이면서 투자를 유도하면 물가는 하강국면으로 그리고 자산은 자연스레 안전처로 이동시키며 스태그플레이션 등에 순차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다. 우리도 과거와는 달리 소비가 많이 다변화됐다. 하지만 수출입에 상대적 의존도가 미국과 중국에 집중된 면도 있다. 美 기준금리의 인상은 우리의 원자재가 물가상승으로 내수와 수출에 직격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나친 유동성은 팬데믹 때 경기를 부양시키고 소비를 촉진시키려 재정적자에 재난지원을 더 더한 양적완화(QE)에다 러-우사태, 산유국의 유가 인상 러시가 결국은 인플레이션을 더 유발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물가나 성장의 왜곡으로 경기침체를 촉발시켰고, 자연히 소비자나 기업은 내구소비재 구입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세계 경기불황 빠른 속도 주목해야
시민들도 소비패턴 대전환 꼭 필요
최근 미국의 금리조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매우 엄중하고 현 상황이 만만치 않다. 통상적으로 경제정책의 실행에선 아기의 첫걸음과 같다 해서 조심스러운 베이비 스텝으로 기준금리 0.25% 포인트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실물 경제에 영향을 최소화해 가면서 경기의 흐름과 물가를 조절하기 위함으로 이 금리정책의 실제 사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빅스텝인 0.50%의 인상을 단행하면서 재계의 고민은 더한층 깊어졌다. 금통위의 조치는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처음의 일로 연 2.25%를 기록한 것 역시 2014년 8월 이후 최초다. 한은은 지난 4월과 5월, 그리고 7월 세 차례 연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3연속 인상' 기록도 다시 썼다. 이런 불가피한 조치가 있었음에도 향후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당초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9.1%까지 치솟았다. 부득불 미 연준의 불가피한 조치에도 경기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아니 글로벌 경제동향에 의하면, 오히려 전 세계적 경기불황 속도가 '리먼 사태' 때 보다 두 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 주목해야 된다. 지난주 경제수장 5인방이 3高, 물가·환율·금리에 '비상 거금회의'를 통해 내수동향을 예의 분석하고 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세계적인 R의 공포가 우리의 생각을 훨씬 초월하고 계속되는 경기 하강세와 하반기의 공포감은 점점 더 커지고 위기감을 느낀 재계는 '새판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어려운 상황엔 야도 3무대책이라며 비난만 할 것이 아닌 대안도 제시하며 여야 모두 합심해 경제회복에 진력해야만 R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비의 주체인 시민들도 경제위기에 꼭 필요한 소비로, 가능한 채무비율을 낮추고 리스크가 있는 투자는 신중하게 알뜰소비나 가계지출의 최소화 등 소비패턴의 대전환도 꼭 필요하다.
/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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