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사망사건, 금품 목적으로 여성 유인… 계획범죄 정황도 보여

입력 2024-04-15 17:15 수정 2024-04-15 18:09

‘백초크 기절’ 검색… 도구 준비

숨진 여성 지인에게 돈 요구

경찰, 금전 등 범행동기 조사

파주경찰서 전경. /파주경찰서 제공

파주경찰서 전경. /파주경찰서 제공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숨진 남성들이 돈을 목적으로 여성을 유인한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숨진 남성들은 지난 7일 이 호텔을 2박3일간 예약했으며, 8일 투숙 시점을 전후로 텔레그램 채널에 구인글을 올려 여성을 유인했다.

숨진 여성 2명 중 1명은 이 남성들과 알고 지내던 사이로 ‘같이 놀자’는 남성의 말에 만나기로 했으며, 또 다른 여성 1명은 ‘여딜/여서빙 구합니다’라는 구인글을 보고 연락해 8일 이 호텔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남성들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은 범행에 쓰인 케이블타이와 청테이프 등을 미리 준비했으며, 남성 중 1명은 범행 전 휴대전화로 ‘사람 기절’, ‘백초크 기절’ 등의 단어를 검색하기도 했다.

실제 남성들은 숨진 여성 1명의 휴대전화로 8일 오후 10시께 여성의 지인에게 돈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락을 받은 여성의 지인은 한 남성과 통화까지 했으며, 600만~700만원을 요구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다만 실제 금전이 오가진 않았다.

경찰은 사건 관련자 전원이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들에 대해선 최대한 수사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숨진 남성 중 1명은 호텔 투숙 3일 전 자신의 휴대전화로 ‘자살’을 검색하기도 했는데, 경찰은 이 남성들이 최근 금전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지 등 범행 동기와 관련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숨진 여성 2명의 휴대전화도 추적 중이다. 다만 통화내역과 문자내용 등은 남성들의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상당부분 확보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밖에 호텔 투숙기간 수차례 외출한 남성들의 행적과 숨진 여성 1명의 팔에 남은 자상도 앞으로 수사가 필요한 부분으로 남는다.

남성들은 여성들을 제압한 후로 보이는 9일 새벽 함께 외출해 PC방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이후 호텔에 다시 돌아와 차에서 케이블타이를 들고 올라가는 등 여러 차례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남은 증거를 바탕으로 숨진 4명의 생전 상황을 수사하다보니 어려움이 있다”며 “남성들이 범행도구와 정보 등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미뤄 계획범죄의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범행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10시 35분께 파주시 야당동의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여성들의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약 등 약물 사용,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숨진 남성들이 여성들을 살해하고, 경찰관들이 객실을 방문하자 밖으로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들이 투신한 10일 오전 파주서 경찰관 2명은 숨진 여성 1명의 가족이 낸 실종신고로 동선을 추적, 이 호텔 객실을 방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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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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