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군포 유일 전통주 양조장 '가양주작' 김은성 대표

입력 2024-05-01 20:56 수정 2024-05-06 18:2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5-02 17면

"이웃들과 함께 빚어… 잘 숙성된 술은 좋은 음식"


마을 협동조합 동아리로 처음 시작
'수리산' '수암주' 등 오랜 정성 특징
"무너진 공동체 성장 도움 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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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가양주작 대표가 황토로 만든 숙성실에서 가양주작의 제품인 '수리산'과 '수암주'를 소개하고 있다. 2024.5.1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가양주(家釀酒)는 집에서 빚는 술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대형 양조장이 아닌 각자 집에서 빚는 형태였다. 그래서 맛도, 향도, 특성도 저마다 다른 개성 있는 술이 만들어졌다.

군포지역의 유일한 전통주 양조장인 가양주작은 이름처럼 가양주를 만들고 지향하는 곳이다. 나름의 오랜 연구와 노하우를 토대로 자신만의 술을 빚어내던 옛날 작은 주막들처럼, 마을공동체 안에서 전통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모여 시작한 게 지금의 가양주작으로 거듭났다.



기업체를 운영하던 김은성 가양주작 대표도 원래부터 술을 빚던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보다 자유롭게 뛰어놀며 배웠으면 하는 바람에 당시 작은 학교였던 군포 둔대초등학교에 주목해 이곳으로 이사온 게 군포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학부모들과 마을 협동조합을 만들어 여러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가양주작의 시초가 된 전통주 동아리였다.

김 대표는 "기업체를 운영할 때 해외 출장이 잦았다. 로컬 양조장을 다니면서 지역 고유의 술을 마실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우리나라 술들에선 느낄 수 없던 감동이 있었다. 그 때부터 술에 관심이 생겨 공부해왔고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막걸리를 빚기 시작했다. 처음엔 워낙 소량이어서 마을 주민들끼리만 소비하다가, 2018년에 운영하던 회사를 정리하고 가양주작 대표를 맡게 되면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탁주인 '수리산'부터 맑은 약주인 '수암주', 알코올 도수가 높게는 40도에 달하는 고급 소주 '알로이'를 잇따라 선보였다. 가양주작 술의 가장 큰 특징은 오랜기간 숙성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숙성을 고집하는 것은, 정성을 들인 만큼 좋은 술이 만들어진다는 김 대표와 가양주작의 신념이다.

김 대표는 "예전엔 가을에 추수한 쌀로 술을 빚어 항아리에 넣고 겨울을 났다. 그 술을 재현하고 싶어서 마을 사람들이 흙 벽돌을 일일이 날라 숙성실을 만들었다"며 "술도 '음식'이어야 한다. 잘 숙성된 술은 굉장히 좋은 음식이 된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생산량은 줄지만 상업성만 좇으면 가장 큰 것을 놓칠 수 있다. 세계적인 양조장들도 모두 제품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명주'를 만들 수 있던 것이다. 우리도 그런 마음"이라고 밝혔다.

군포지역의 유일한 전통주 브랜드인만큼, 누구보다도 군포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술을 만들고 싶다는 게 김 대표의 포부다.

김 대표는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매개로서 우리 술이 출발했다. 그래서 적어도 군포에서 사랑받는 술이 되고 싶다. 지역 술 문화를 단단히 만들어, 이런 점이 무너진 지역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강조했다.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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