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와 좌절 끝에 직장 얻은 4인청년세대의 고민과 속내 털어놔'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7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지금 우리는 새로운 70년의 첫 단락에 서 있지만, 이를 이끌어야 할 미래 세대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역사상 가장 높은 스펙을 가졌어도 너나 할 것 없이 취업 절벽에 내몰린다. 어렵사리 취업문을 통과해도 1년만에 10명 중 2명이 그만두는가 하면, 번듯한 직장인이 돼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아이 키울 걱정까지 더해져 눈앞이 캄캄한 실정이다. 이러한 모습은 각종 통계로 여실히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청년 실업률은 10%대를 기록, 청년 10명 중 1명은 직장이 없어 놀고 있다. 취업해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 속 '저녁이 있는 삶'은 실종되고 보상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취업자 중 3분의1은 임시·일용직이다. 올해 3월 기준 청년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151만원이고,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개인파산·회생을 신청한 10명 중 4명꼴이 20·30대 청년이다. 열심히 일해도 내 집 하나 마련하기도, 아이 키우기도 힘드니 포기하는 것이 늘어간다. 3포, 5포를 넘어 n포라는 말까지 나온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정된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로 공무원 학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대기업 입사 시험장은 대학 수능시험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입사하고도 1년 만에 사표를 던지는 경우가 27.6%에 이른다. "요새 젊은 애들은 참을성이 없다" "눈높이를 낮출 줄 모른다"는 비판이 뒤따른다.지난 9월 13일 경인일보 3층 소회의실에 4명의 '요즘 것들'이 빙 둘러앉았다. 자기 회사를 차린 지 이제 꼭 1년이 된 젊은 CEO와, 경기도청·LH·NH농협 등 번듯한 직장에 이제 갓 발을 디딘 새내기들이다. 바늘구멍보다도 좁다는 취업·창업의 문을 넘고 많은 이들의 선망을 받고 있지만 사회생활의 어려움에, 집값 부담에, 아이 키우는 문제에 4명 모두 한숨을 쉬었다. 수십차례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며 현재의 직장에 안착했지만 여전히 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달리고 있지만 이날 모인 4명의 목소리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속에 있는 이야기, 진짜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꺼내놓으며 청년세대의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진심토크'엔 요즘 젊은이들의 외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강기정·전시언기자 kanggj@kyeongin.com
2016-10-05 강기정·전시언